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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벌 2007. 4. 13. 11:25

 

일본을 배경으로한 유쾌한 판타지이야기 "은혼" ??

 
얼마전 인터넷을 왔다갔다하던중(그래 나 백수다!!) 은혼이라는 들어보지 못한 이름의 만화를 발견했다.
그림체며 캐릭터 설정이 나름 재미있을것 같았는데 많은 분들이 정말 재미있는 만화라며 추천을 하길래 재미있는 만화! 하면 사족을 못쓰는 나는 거금과 시간을 투자해 은혼이라는 만화를 보게 되었다
 
이 만화의 설정은 특이하다. 외계인(천인/天人 이하 천인)이 일본에 나타나 일본은 개항 개방 개화를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많은 천인들이 일본에 와서 살게 되면서 기존 토착세력(사무라이)와 외계인들의 얽히고 섥힌 이야기가 이 이야기의 주요 모토이다.
 
주인공인 사타카 긴토치를 중심으로 이 이야기를 좀더 설명하자면
 
과거 천인이 개항 개화를 요구하며 에도에 나타났을 때 의병으로 활약, 천인을 제거하던 사타카 긴토치가 개화가 되고 나라가 망하자 의병활동을 그만두고 해결사로 전직한 후 평범한 식민지인으로 자기 주위의 사람을 지켜가기 위해 살아간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여기서 긴토치의 성격을 보아하니 그냥 해결사가 아니라 천인과 얽혀살다가 억울하게 쓰러져가는 에도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겠다는 그의 의지로 사설 해결사가 된것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의 행동은 나라를 찾기위해 비밀활동을 하는 그의 의병시절 동료 카츠라보다 더 깊다고 할 수도 있다.
 
"나라따윈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 나는 내 주위의 사람이 쓰러져가는 것을 볼 수 없다!"
 
긴토치의 하늘을 찌르는 이 목소리, 이는 전율을 느끼게 할만큼 뼈져린 것이다. 단, 식민지 생활을 해보지 못한 일본인에 한해서, 혹은 우리의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우리의 식민지 생활을 뼈저리게 이해하지 못한 우리세대에 한해서만 말이다.
 
처음에는 재밌다고 하니까 보기시작했고, 재밌으니까 계속 봤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눈에 눈물이 맺히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 감동적인 이야기도 아니고 그리 숭고한 이야기도 아니다. 은혼(잘못읽으면 은방울이란다. 남자의 쌍방울을 뜻하는 일본어라고 한다.)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만화는 그저 웃기기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작가의 장인정신으로 뭔가를 담고자 했겠지만 포장은 유머인 만화인것이다.
그저 웃기기만 한 이 이야기가 왜 내게 눈물을 흘리게 했을까.
 
여기서 잠깐 에도인을 조선인으로
천인을 외세로 바꿔보겠다.
그리고 나라잃은 설움을 한일병합(한일합방이라고들 흔히 부르나 이는 잘못된 명칭이다.)과 바꿔보자.
 
그렇다 무대만 바꼈을 뿐 우리의 이야기인것이다.
 
우리는 절대 이 시절 이야기를 이렇게 유쾌하게 만들지 못한다. 우리가 얼마나 모질게 당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 저들에게 있어서 식민지상황이란 어디까지나 픽션이고 자기 조상들이었다면 식민지에서도 식민지인들과 유쾌하게 살았을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다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덕분이다. 그 파생효과로 은혼이란 만화가 나오게 되었으며 그 만화가 우리의 청소년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
 
<네이버 붐에 올라온 모 학교의 은혼 캐릭터를 이용한 서랍 튜닝>-이정도 노력을 들일 정도라면 은혼이란 만화가 우리 청소년들의 뇌리에 꽉 박혀있을 것이다. 물론 그저 재미로 본 만화겠지만 그 만화의 이면에 담긴것은 저들의 일본 제국주의 찬양이란 한번이라도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로 미국에게 먹힐뻔 했던 일본은 미국의 남북전쟁으로 약 5년의 시간을 얻게되고 이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력으로 개화를 성공시킨다. 이를 저들은 메이지 유신이라고 부른다.
메이지 유신으로 개화에 성공한 일본은 조선을 미국이 일본에게 했던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강화도를 도발, 개항시키는데 성공하고 조선을 식민지화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리고 1910년 한일합병, 우리는 36년 동안 모진 삶을 살게되는 것이다.
 
주인공 긴토치는 알 수 없는 매력으로 사람들을 홀리고, 우리 독자들도 홀린다. 그의 시선으로 식민지배를 당하는 에도를 바라보게 되고 그로인해 독립운동을 하는 카츠라는 일개 코믹 캐릭터로 전략하고 만다.
 
은혼에서는 친천파(?) 신선조들도 아름답게 그려진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이렇게 된 이상 우리의 일을 한다. 우리는 더 큰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 신선조의 극 중 역할이다.
 
참으로 침략했던자들의 몽환적인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마치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침략당해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늬들 한국은 왜 그렇게 우리랑 친해지지 못해 안달이니?"
 
"왜 그렇게 속이 좁아 터진거야??"
 
 
 
2006년 겨울쯤 일본의 거물 아줌마와 한국의 아줌마, 그리고 베트남인가 어딘가의 아줌마 셋이서 일제시대의 일을 논한 적이 있었다.
 
일본의 아줌마는 성질내지 말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자고 이야기했지만, 한국의 아줌마는 늬들이랑은 말이 안통한다며 화를 버럭버럭 낸 적이 있었는데 많은 이들이 한국 아줌마가 잘못했다고 왜 화를 낸건지 쪽팔린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빼앗은 쪽은 언제나 당당하다. 어딜가나 그렇다. 하다 못해 형제끼리도 빼앗은 자는 당당하게 이야기하지만 뺏긴자는 감정적으로 대응한다.
물론 이상황에서 빼앗은 자의 치적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빼앗은 자를 민망하게 만들 수 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상이고 도덕적 모범답안일 뿐이다. 현실은 감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가 좀 당했는가? 일본인들 때문에 많은 이들이 굶어죽었다.
 
"천인들이 온것이 싫긴하지만, 그래도 저들때문에 에도가 발달한것도 사실이지."
 
몇 편인지 기억은 안나나 주인공이 한 말이다.
 
"한국인들, 그래도 우리 때문에 발달해놓고 너무 이기적인거 아냐?"
 
하는 일본인들의 말들과 너무 흡사하다.
 
이 만화를 그린 HIDEAKI SORACHI도 나름대로 역사를 공부한다음 이 만화를 그렸을 것이다. 그러니 식민지 에도라는 상황을 나름 연출하고 그나마 현실성 있게 그려진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나라 일본이 식민지를 가졌다는 자국에 대한 자긍심
그리고 식민지 애도지만 끝까지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일본인에 대한 자부심
덧붙여서 자기들은 평화의 민족이다라는 잘못된 허구심을 인정하지 않는 자존심
자본주의, 개인주의로 인하여 국익보다는 사익을 중시한다는 자애심
등 여러가지가 좋은 방향으로만 묶여져 은혼이라는 그럴듯한 만화가 탄생한 것이다.
 
만약 실제 역사였다면 긴토치는 1편에서 사형당했을 것이다.. 극중에서 다름 아닌 외교관을 건드렸으니 말이다. 그리고 바로 독립운동가로 몰려 고문당하고 죽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1편 1화에서 막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식민지를 건설한 일본의 입장에서 제국이 아주 선하게 그려져서 지금까지 16편이라는 길고 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은혼이라는 만화가 그저 재미있다는 우리 세대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버젓이 그릴 수 있는 일본의 떳떳함에 또 가슴이 미어진다.
 
-아, 가끔가다가 소설은 소설이다 깊이들어가지 말자라는 의견을 이야기하는 님아들이 가끔 보이는데 제발 그런소리 하지말았으면 한다. 작가는 상상만한다고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사상, 그의 행동, 그의 처지가 전부 섞인 진흙탕 속에서 작가가 가장 하고싶어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창작물이다.
그러므로 창작물은 항상 현실과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실과 연결되지 않는 창작물은 쓰레기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가 명작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감동을 준것이고, 감동을 줬다는 말은 어떤 식으로 나의 현실에서 가장 절실한 부분을 건드렸다는 말이다. 이는 작품이 현실에 반영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니 제발 소설은 소설일뿐이다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꼭 그렇게 트집잡을 필요도 없는 것에 트집잡는다면 소설은 소설일 뿐이야 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은혼을 보고 이것만은 꼭 트집을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은혼이 재미있다는 분은 내 글을 읽고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식민지 지배에 대해서 이렇게 낙관적으로 바라봐도 되는지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봤으면 해서 이렇게 글을 썼다.
지나가다 보게 됐네요. 저도 동감합니다. 픽션이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그리는 건 가능하지만
청소년 고학년들부터 어느정도 가치관이 형성된 뒤에 은혼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은혼 사보고 있지만요, 그건 어디까지나 재미있어서이고 제 자신이 비판하면서 볼 수 있다 생각기
때문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이 책 본다면 말리고 싶네요.
솔직히 소라치 선생이 좀 진지하지 않게 그려 논란되는 대사도 많이 던지는 편이구요.
(이인간 덜 떨어진건 예전부터 알고 있기에 -_-;)
조금 더 생각하면서 그렸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점프라는 잡지게 연재되니 말이죠^^

아무튼 저도 우려하는 부분인데 글을 읽게 되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지금에야 댓글 보게 되었습니다.^^; 나그네님 오늘 하루도 즐겁게 지내세요
훌륭한 글이군요
마음가는대로 쓴 글이에요^^ 그렇게 훌륭한 글은 아니랍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아,, 이런 생각 해본적도 없었는데,,,,,
덕분에 좀 더 비판적인 생각을 하게 됐네요.
고마워요.ㅎ
블로그를 거의 방치해서 죄송... ㅋ 이제야 댓글을 봤네요
글이 좋아서 참고하고 싶어 본문중 한부분을 살짝퍼가요, 감사합니다
(싫으시면 댓글달아주세요!ㅠㅠ)
이제껏 은혼을 보다가 우리나라와 얼핏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는데,블로거님 말씀을 보니 정말 공감되네요.
개인적으로 소라치작가나 은혼 자체를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일본사람들이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나라를
이해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네요..글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