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이야기

솔방구리 2020. 6. 11. 20:39

탐스런 버찌가 보인다.

습관처럼 까치발을 하고 가지를 당겨 또옥 땄다.

사무실로 가져와선 시들도록 둔다.

침을 꼴깍 삼켜가며 말이지~

 

풍로초가 폈다.

작년 봄 세포트를 샀는데 제법 한아름 가득이다.

쉼없이 피는 꽃들은 매양한가지일테지만 나에겐 매일 다르다.

진하게 피는 한줄기의 꽃대를 더욱 소중히 하며 오늘도 물을 듬며 함께 여름으로 갈 채비를 한다.

 

덥다. 폭염이라고 한다.

에어컨 바람을 싫고, 그러나 덥다. 어쩌라는거지 ?

가슴답답함이 덜한 즈음이니 그래도 살아 볼 일이다.

무척이나 더웠던 그해 여름과 이어진 시간의 길에 유독 아픈 이별이 많았다.

 

삼십년 세월을 뛰어넘은 교감이 있었다.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할 수 있었던 이유엔 꽃이 있었지만

꽃은 어린 날 사랑할 수 있었던 나의 삶이었고

외로웠을 삶의 깊은곳까지 어루만져준 유일함이 있었다.  

 

그렇게 눈을 뜬 내가 오래도록 함께 해 온 탐구의 시간을

도감으로 시작하여 예술작품까지

두루 두루 마음 깊이 함께 할 수 있었던 사연을 남긴 채

홀연히 자연으로 돌아 가 버린 예인,

 

숙연해지는 시간을 오래 보냈다.

더 이상 인사를 나눌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으나

놀이터 곳곳에 걸려 있는 예인의 흔적들로 위로를 받는다.

 

어느 날 '동자꽃'이라 이름지어 주신 그분의 미소를 오래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