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패션 큐레이터 2014. 3. 21. 15:05


신세계 인재개발원에 다녀왔습니다. 3월에만 두번, 이번에 수석부장으로

승격하신 분들과 신입부장연수 강의에 다녀왔습니다. 마음이 새롭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신세계는 제 인생의 첫 출발을 했던 회사이고, 참 많이 배우고 익혔던 곳입니다. 



지금이야 독립해서 패션 큐레이터로, 칼럼니스트로, 방송인, 작가 등

이런 저런 직함을 남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옛 추억이 서린 곳을 가보는게

은근히 재미있더라구요. 근사하게 차도 보내주셔서 편하게 갔습니다. 문제는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수석 부장님들 중에, 예전 매입부에서 직계선배로 좋아하던 분도 계시고 하니 

강의가 저를 모르는 사람들을 상대로 할때와는 또 다른 느낌인거에요. 

그런데 제가 예전에 연수받던 연수원하고 너무 달라요. 시설이

한 마디로 후덜덜입니다. 이번에 리노베이션했더군요.



예전엔 큰 온돌방에서 동기로 입사한 친구들과 꿈을 이야기하던

청년은 이제 마흔을 훌쩍 넘었습니다. 친구들은 작년에 이어 부장승진을 

하고 이제 다음주면 친구들을 보겠네요. 무슨 얄궂은 운명인지. 연수원에서 으쌰

으쌰하던 동기들을 상대로 강의를 해야 한다니, 참 거시기 합니다. 연수원 시절, 제겐 너무나

힘들었던 산악 자전거가 훈련과정에서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왜 그렇게 격세지감을 

느껴야 했는지. 새벽에 구보며, 구호 외치며 참 뜨거웠던 그때를 떠올렸습니다.



연수원 과정 끝마칠 때, 인기상을 받았던 저는 지금 조직 속의 친구들과

참 다른 이력의 궤적을 그으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자전거 못타서 친구들을 

고생시켰던 이력이 있던 제게는 많은 추억이 묻어있는 곳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연수원

식사는 참 맛납니다. 그래서 강의 끝나고 수석부장님하고 식사하고 돌아왔습니다.

여성복 담당하시던 여자 부장님이셔서, 예전에 <샤넬 미술관에 가다>를

썼을 때도 제가 책을 들고 가서 드렸고, 인사도 드리고 그랬거든요.



이번 특강의 주제는 상품기획자들을 위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항상 그렇듯 복식사를 통해 

우리가 지금껏 익혀온 미감의 역사, 그 안의 풍성한 이야기들을 합니다만

조금 독특한 구미와 유럽의 스토리텔링 방식의 차이에서 부터 이것이 빚어내는 

매력의 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다음주도 기대되네요. 


다들 친구들이랑 후배분 들도 있고 한데, 준비 단단히 해서 

가야겠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준비 중이거든요. 세월에 

따라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환하게 웃는 인간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이번 

승격한 친구들과 선배들에겐 우선 박수부터 치고요! 스토리의 진정한 힘을 우리를 

구속하고 묶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소중했던 이들을 떠올려보는 것. 그 

대면의 시간이 몹시나 기다려지는 군요......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