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건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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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골 일기

2019. 8. 5.






#.

긴 고생 끝에 비로소

이 몸 사용설명서가 제법 정리되어 가는 중인데

시도 때도 없이

나는 손님 드는 손님에다가


#.

번잡한 대처의 일들이 겹쳐지며

별것 아닌 백수의 일상이 헝클어지기 시작 하더니

예의 어지럼증과 급격한 체력 저하감,


#.

열흘쯤 충전한 체력은

십여분쯤의 사용으로

호로록 고갈되어 버리곤 했다.


#.

대부분이 그러하듯

연일의 더위에 혀 빼어문 채 당도한 도회의 손님들은

에어컨을 전사의 보검처럼 가동 했으므로


#.

손님 피해 정자로

에어컨 피해 그늘로...


#.

에어컨과 전기를 아끼자는게 아니라

이 몸을 아끼고 싶어서라네...


#.

다행히

말복 전에 입추가 엎드려 있어서

둔한 감각조차 위로가 된다.


#.

허공의 밤송이가

바람과 햇볕을 담아

제 몸 가꾸기에 여념 없는 날들,


#.

저 아랫녘 바다 위를 거칠게 달려

비바람 가득 담긴 태풍 하나가 올라 온다기에

잠깐의 햇볕에 이불을 말렸다.


#.

아침 이른 시간에

풀 잠깐 뽑고

별렀던 허드렛 일들을 하고나면

온 몸이 흠뻑 땀에 젖었으므로

집 밖에서의 샘물 씻기는 이 여름의 호사가 된다.


#.

그리하고

내 손으로 심어 키운

감자와 옥수수 삶아 점심상을 차리는 일


#.

행복하다.


#.

카톡 사진 속에

맑게 눈 뜬 예겸이 사진이 담겨왔다.


#.

오래된 숙제 하나를 마무리 했으므로

아이의 채움을 위해

이제 비움을 준비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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