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릉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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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2019. 11. 9.






#.

입동이 되자마자

근육질 탄탄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온도계의 수은주는

여름내 껑충했던 몸을 굽혀 잔뜩 옴츠려 있었다


#.

아무리 단단히 마음깃을 여미어도

자꾸 추워지고 말아서
거리의 표정조차 훨씬 더 쓸쓸해 보이는데


#.

겨드랑이에

낯선 삼백육십오일을 동그랗게 말아든 채

바람따라 종종걸음인 사람들,


#.

길 모퉁이 붕어빵이

체온보다 더 따듯한 온기로 살아나

추운 거리를 유영하고 있었다


#.

엉뚱하고 앙큼맞은 고양이 녀석이 

요기같은 자세로 햇볕바라기를 하는

산꼬댕이 한낮

곁에 앉아 책 한줄을 읽는다.


#.

다소 힌디어스러운 이 포스팅의 제목은

내 안의 모든 사랑하는 이들을 향해

어금니 깨문채 격하게 "사랑한다"고 말하면

'스릉흔드'로 발음 된다는

요즘 푸르고 싱싱한 사람들의 신종어,


#.

지난 더위의 기억들 마져

모두 용서되고 그리운 계절

모서리 날카로운 바람이 점령군 처럼 몰려 다니는

거리에서 만나는 누구든지

꼬옥 끌어 안아 스릉흔드...고

간절한 마음으로 말하고 싶은 계절,


#.

그래서

마음 깊은 곳 부터

조금 더 따듯해지고 싶은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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