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dante 2020. 12. 26. 11:59

멀리 헝가리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친구에게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학기 내내 숨차게 공부했는데 요즘은 시험기간이라고 합니다.

 

그 친구의 한국인 학우 하나는 정신병원에 있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감시 하에 공부만 하던 친구인데

지금은 어머니와 떨어져 헝가리에 있지만 자신의 방에서도

어머니가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심하게 받아

정상적 수면과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끝없는 사랑'의 대명사인 어머니조차 자녀의 영혼에

상처를 줄 수 있음을 다시 생각합니다.

 

관계는 참 어려운 것입니다.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유지하는 일조차 쉽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서로에게 유익한 관계란 고독을 즐길 줄 아는

두 사람 사이에서만 가능하니까요.

 

헝가리의 상처받은 의대생은 어떻게 해야

자신의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저는 자연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홀로 숲에 들어가 숲의 일부가 되는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제가 숲에서 위로받았던 것처럼 그 또한 숲에서 위로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숲은 공평하니까요!

 

아래 문장은 제가 숲에서 보낸 시간 덕에 출간할 수 있었던

한영시집 <숲 Forest>에 실린 시 '새해1'의 마지막 연입니다.

 

"외로운 길에서 나를 만났네

 새해엔 더 많이 외로워져야겠네"

 

"Came across myself on a lonely road.

 Should be lonelier in the New Year." 

 

 

 

지인의 글에서 지독하게 외로워야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 있으니 외로워져야 한다고 해서 갸우뚱 했는데 김 시인님께서도 외로워지겠다고 하시니 그래야만 순백의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흘 낮 사흘 밤 순백 사랑 퍼부었어도 끙! 하며 제 한 팔 떼어주는 늙은 나무가 없네요~~~^^ 아마도 사랑이 조금 부족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