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dante 2021. 1. 23. 11:10

요즘 '의사'라고 하면 대개 '의사 선생님'보다 '의사 사장님'을

떠올리는 일이 흔한데, 엊그제 '의사는 역시 선생님'임을 증명하는 

의사들을 보았습니다.

 

사고로 팔꿈치 아랫 부분이 절단된 사람에게 뇌사자의 팔을 이식한 의사들입니다.

이 어려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낸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수부이식팀의

성형외과의 홍정원 씨, 정형외과의 최윤락 씨, 이식외과의 주동진 씨와

간호사들을 비롯한 모든 팀원들에게 깊은 감사와 큰 박수를 보냅니다.

 

 

손·팔 이식법 개정 후  처음 뇌사자 팔 이식 성공

손과 팔 이식이 2018년부터 법적으로 허용된 뒤 처음으로 작업 도중 사고로 오른팔이 절단된 남성의 팔 이식 수술이

성공했다. 홍정원(성형외과)ㆍ최윤락(정형외과)ㆍ주동진(이식외과)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수부이식팀은 뇌사

기증자 팔을 업무 중 오른팔을 다친 남성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식 수술을 받은 최모(62)씨는 2년 전 오른쪽 팔꿈치 아랫 부분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몇 개월 뒤 최씨는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를 찾아 의수 치료 등을 받았지만 활동에 제한이 있어 팔을 이식 받길 원했다.

 

국내서 손ㆍ팔 이식이 법적으로 허용된 것은 2018년 8월이다. 절단된 뒤 최소 6개월이 지나야 이식을 받을 수 있다.

심장ㆍ간ㆍ콩팥ㆍ폐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뇌사자가 발생해야 손·팔을 기증받을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최씨의 일상생활 제약 등 평가를 거쳐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장기이식 대기자로 등록했다. 

 

이식 가능하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이달 초이다. 심장이 멈춘 뒤 뇌가 회복하지 못할 상태로 망가져 뇌사 판정을 받은 뇌사자의 가족이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에 장기 및 조직을 기증키로 했다.

손·팔 이식 모식도

 

손·팔 이식은 뼈와 근육, 힘줄, 동맥, 정맥, 신경, 피부를 접합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혈액형이나 교차반응 등 이식에 필요한 면역검사는 물론 팔의 크기나 피부색, 연부조직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자를 구하기 힘들다.

 

수술은 지난 9일 오후 1시 30분부터 17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최씨는 손목 바로 위 부분이 절단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남아 있는 근육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면역 거부 반응이나 다른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로 재활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홍정원 교수는 “환자의 팔 기능이 유지되는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이식 거부감을 줄이는 동시에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술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이번 수술은 성형외과팀과 정형외과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2015년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당시에 손발을 맞췄던 팀이다. 홍 교수팀이 최 씨의 아래팔 절단부에서 피부를 들어올리고 이식 팔의 혈관을 연결할 동맥과 정맥을 찾아 준비했다. 이후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팀이 뼈와 힘줄, 근육, 신경을 박리했다. 그 사이 수술과 마취시간을 줄이기 위해 성형외과팀은 기증된 팔의 혈관과 신경 박리에 들어갔다.

 

이어 최씨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이뤄졌다. 정형외과팀은 정상 팔과의 길이를 맞추기 위해 미리 계측한 길이에 맞춰 뼈를 고정하고 손 등쪽 힘줄을 봉합했다.

 

최윤락 교수는 “이식된 팔이 정상인 팔과 되도록 길이가 같아야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며 “힘줄과 신경은 손의 정상적인 기능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성형외과팀은 팔에 혈류가 통하게 바로 혈관 일부를 연결했다. 혈류가 잘 통하는 것을 확인한 뒤 정형외과와 성형외과팀이 교대로 남은 힘줄과 신경, 혈관들을 연결했다. 마지막으로 혈류가 잘 가는 피부 상태를 평가하면서 피부를 봉합했다.

홍 교수는 “수술 후 이식받은 팔에 피가 잘 통해야 이식한 팔의 정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수술 중에도 수 차례 확인을 거듭했다”고 했다.

 

수부이식팀은 최씨의 이식수술을 위해 2018년 12월부터 수부이식을 준비했다. 홍종원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수술간호팀과 연세대 의대 수술해부교육센터와 협력해 수부이식팀을 구성했다.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팀, 마취통증의학과 김혜진 교수, 수술간호팀, 수술해부교육센터 등 많은 부서가 팔 이식수술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18년 국내 처음 수부 이식을 시행한 대구 W병원도 큰 도움이 됐다. 최 교수는 “손의 운동 기능과 감각 기능을 최대한 살려 밥을 먹고 씻고 옷을 입고 문손잡이를 돌릴 수 있는 등의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수술의 최종 목표”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12115320003969 

 
 
 

나의 이야기

dante 2021. 1. 21. 12:44

2021년이 시작되는가 했더니 벌써 3주가 흘렀습니다.

아직 새해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는데...

그야말로 시간이 흐르는 물과 같음을 느낍니다.

 

그런데 그 시간을 가두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동창'입니다. 

며칠 전 날아든  '00동창'이라는 얇은 책 표지엔 오래전

제가 다녔던 학교가 있습니다. 책을 여니 저처럼 오래전

그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의 늙은 얼굴이 이어집니다. 대개는 자랑입니다.

새로운 직함을 얻었다거나 상을 탔다거나...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바뀌지만 그 책의 지향점은

바뀌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모교를 기억하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저처럼 기억력이 나쁘고 먹고 사느라 바쁜 사람이 수십 년 전에 다닌

학교를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교를

기억하는 방식은 제게 모교를 기억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줍니다. 

 

소위 '명문'이라는 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모교의 이름을 들먹이며

어깨를 으쓱거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모교의 이름이 나오면

바람 빠진 풍선 모양이 되는 일이 흔합니다. 

 

조금 전엔 부엌 한쪽의 먼지를 닦다가 '모교'가

사람을 매우 천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한쪽 구석에서 냄비받침 노릇을 하던 책을 꺼냈는데

뒤표지에 여러 사람이 그 책을 칭찬한 문장들이 쓰여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다는데 나는 왜 이 책을 냄비받침으로 쓴 걸까 의아해하며

앞표지 뒷면의 저자 소개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이 냄비받침이 된

이유를 알았습니다.

 

첫 줄엔 저자가 다닌 한국의 '일류' 중고교 이름과 미국 대학의 이름이

쓰여 있고, 아랫줄에 그 사람의 아들 둘이 졸업한 미국 '명문' 대학의

이름이 쓰여 있었습니다.

 

새해 들어서고 3주, 새해 결심을 점검하고 새로 세우기 좋은 

시점입니다. 새로운 일을 하자고 마음먹는 것도 결심이지만 

오래전 일을 잊자고 마음먹는 것도 결심입니다.

 

새해엔 우리 모두 오래전에 다닌 학교나 동창 같은 것은 잊었으면 좋겠습니다.

'모교'를 잊고 '동창' 노릇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학연'이라는 폐습도 약해져 이 나라의 후진 또한 그만큼 느려질 테니까요.

 

그래도 모교를 기억하고 싶다면, '명문' 출신이나 '보통문' 출신이나 똑같이

자신이 모교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는지, 아니면

모교의 이름에 먹칠을 했는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조용히...  

 

  

 

  

 

동감입니다
지긋지긋한 사회적 기득권 내려놨름 좋겠습니다. 빛고을 무등산처럼,,,,

 
 
 

동행

dante 2021. 1. 18. 11:27

어제 저녁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KBS 신년음악회를 감상했습니다.

비록 처음부터 보진 못했지만 트로트 일색이던 방송 프로그램에서

오랜만에 클래식음악을 접하니 참 반가웠습니다. 트로트 중에도

좋아하는 곡들이 있고 토로트 가수 중에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온 방송국이 트로트 일변도로 돌아 피곤하던 차였습니다.

 

KBS교향악단은 손꼽히는 실력의 악단이지만 한동안 연주회엘

가지 못했는데, 텔레비전으로나마 접하니 좋았습니다.

관악기를 제외한 모든 악기 연주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연주하고

관악기 주자들 사이엔 침방울 퍼짐 방지용으로 보이는 투명

아크릴 판이 있었습니다. 

 

연습 또한 마스크를 쓰고 했을 테니, 이번 연주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땀과 고생의 결과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지휘자를 비롯한 모든 연주자들에게 깊이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제가 이 글의 제목에 '유감'이라는 단어를 썼을까요?

방송을 보며 느낀 몇 가지 문제점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지휘자의 이름과 협연자의 이름을 알 수 없었습니다.

 

모든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보는 것이 아니니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사회자가 지휘자와  협연자의 이름을 얘기했다

하더라도, 연주가 계속되는 동안 내내 화면 위 한쪽에 그들의 이름을 보여주는 것이

상식이고 예의입니다. KBS에서 하는 신년음악회이니 KBS교향악단이라고

짐작할 수는 있지만 모두가 그렇게 짐작할 수는 없는 일이고

때로는 다른 악단을 초빙해 연주할 수도 있으니 악단의 이름도 써 주어야 합니다.  

 

지휘자, 악단, 협연자의 이름을 써 주는 것은 그들의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는 최소한의 배려입니다. 이름을 알아야 그들의 예술적 기량에

좀 더 깊은 찬사를 보낼 수 있고 건설적 비평도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연주한 다른 작품을 찾아보고 싶을 때도 이름은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KBS신년음악회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예의를 볼 수 없었습니다.

시작할 때부터는 보지 못했지만 적어도 2, 30분 동안,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연주를 보고 들었지만 끝내 지휘자의 이름은 알 수 없었습니다.

같은 교향악단이라도 지휘자에 따라 아주 다른 음악을 만들어냄을 생각할 때,

즉 지휘자의 절대적 영향력을 생각할 때, 지휘자의 이름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KBS의 행태는 무례와 무지를 드러낸 것으로,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방송이 끝난 후에 인터넷을 검색해본 후에야 이 신년음악회가 지난

1월 6일 예술의전당에서 무관객 연주회로 진행되었던 것이며,

지휘자는 여자경 씨, 피아니스트는 김선욱 씨임을 알았습니다.

두 분께 깊이 감사하며, 두 분이 KBS의 무례를 용서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는 시청도 못했네요.
보았더라도 김 시인님 같은 지적은 못했을 것인데 대하고 보니 옳으신 주장이고 제안인 것 같습니다,요즘 어느 방송이나 트롯트 일색이어서 짜증납니다,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인민들을 위로하는 차원을 넘어서 다릉데로 시선을 돌리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