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dante 2020. 11. 23. 20:53

예전에도 깻잎을 좋아했지만

치매 예방에 좋다는 말을

들은 후로는 더 열심히 먹습니다.

 

날로 먹기도 하고 김치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부침개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어떻게 요리를 하더라도 깻잎의 향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향기를 유지하는

깻잎의 속성이 치매 예방 효과와

연관이 있는 걸까요?

 

며칠 전 시장에서 세일 중인 깻잎을 만났습니다.

향기가 얼마나 진한지 비닐봉지에 담겨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한 봉지에 핑크색 띠를 두른 깻잎 묶음이 열 개씩 담겨

있기에 한 봉지를 사들고 왔습니다.

 

찬물에 담가두었다 꺼내니 빛깔은 더 아름답게

짙어지고 향기는 여전했습니다. 한 장 한 장 사이마다

양념을 넣어 깻잎 김치를 만들어야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계획을 싫어한다는 신은 이렇게

사소한 계획도 싫어하나 봅니다.

바로 그날 저녁에 몸이 고장 나고 말았습니다.

 

종일 누운 사람이 되어 자다 깨다 하다 보니

깻잎도 무엇도 다 잊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모든 것을 잊는 것이야말로 제일 빠른 회복법인지

모릅니다.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일어나 부엌에 가보았습니다.

아, 젊은이처럼 빛나던 깻잎들 중에 저처럼 시든 것들이

여럿이었습니다. 그대로 두면 더 많이 시들 것 같았습니다.

 

간장, 식초, 고춧가루 등 양념을 섞은 데다

양파 저민 것을 넣어 깻잎과 깻잎 사이에 들어갈

소를 만들었습니다.

깻잎 한 장 놓고 소 한 숟가락 놓고

또 깻잎 한 장 놓고 소 한 숟가락 놓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보니 지친 머리와

마음을 쉬는 데 이보다 좋은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깻잎이 치매 예방에 좋은 이유는

깻잎이 갖고 있는 성분 때문일까요,

아니면 깻잎이 수반하는 단순 노동으로 인한

휴식 때문일까요?

 

깻잎이 치매 예방에 좋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깻잎처럼 자기만의 향기를 가진 사람,

심지 강한 사람,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에고,그리 자주 아프심 어쩝니까.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산 속에 들어가셔서 최대한 자연과 벗하시는 게 가장 좋은 건강 회복의 길이 아닐까 합니다.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그 분은 (성직자) 건강이 쇠약해지심 산 속에서 그야말로 자연인으로 사시면서 회복되어 사회로 나오시는 패턴을 반복하시면서, 산 속에 살면서 산에서 나는 것을 먹으면 못 났는 병이 없다고 하셨습니다.실제로 보여주셨구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주민등록증 발행치 않고 사셨던 유명한 목사님이셨습니다. 따로 거처 마련이 쉬운 게 아니니 암자에 거하시면서 자연수행을 하심 건강을 회복하실 것입니다.미루지 말고 실행하셔서 오래 오래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나의 이야기

dante 2020. 11. 14. 23:22

가끔 바느질을 합니다.

가족들의 양말도 꿰매고 바지의 허리나  길이를

줄이기도 하고 늘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긴팔 옷을 잘라 짧은 옷으로 만들기도 하고

원피스를 잘라 조끼를 만들기도 하는데

바느질을 하다 보면 언제나 중학교 때로 돌아갑니다.

 

제가 중학생일 때는 ‘수예’라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바느질을 배운 다음 베갯잇에 수를 놓거나

액자나 병풍에 넣을 수예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수예를 매우 싫어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장식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바느질을 할 줄 알면 되지 수놓는 것까지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가 불만이 많았습니다.

수예 선생님이 수예 재료를 사라고 하면 하는 수 없이

샀지만, 수업시간에 수놓는 흉내만 낼 뿐 완성한

작품이 드물었고, 한참 소설 읽는 재미에 빠져 있을 때라

수예 시간에 책을 읽기 일쑤였습니다.

 

학기가 끝나 성적표를 받으니 수예 점수가

38점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40점 이하면 낙제라며 아이들이 수군댔지만

성적표에 처음 받아본 빨간 글씨가 오히려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기분 나쁜 것은

수예 점수가 너무 낮으니 전 과목 평균도 낮아져서

석차가 뚝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수를 아주 잘 놓는

유숙자라는 친구는 수예에서 98점인가 97점인가를 받아

2등이 되고 저는 7등이 되었습니다.

 

빨간 글씨 점수를 받던 당시에도 또 그 후에도 저는

그 일에 대해서 부끄러운 줄을 몰랐습니다.

책을 워낙 좋아하던 때라 책을 읽는 일이 수를 놓는

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그때 일에 대해 부끄러워하게 된 건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였습니다. 학생들과 공부를 함께 하고

여기저기서 강의란 것을 해보고 나서야 가르치는 즐거움과

괴로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제가 저질렀던 무례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성함도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 수예 선생님을

다시 뵐 수 있다면 허리 굽히고 고개를 깊숙이 숙여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수를 놓지는 않지만 그때 배운

바느질로 양말도 꿰매어 신고 바지도 줄여 입는다고

말씀 드리고, 그때 십대의 치기와 어리석음으로

선생님께 큰 결례를 하였으니 지금이라도 야단쳐 주시라고

빌고 싶습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가장 큰 죄는 어리석음과 무지에서 나옴을 절감합니다.

바느질을 하며 바늘에 찔릴 때마다,

바늘귀에 실을 꿰지 못해 여러 번 시도할 때마다,

선생님께 저지른 무례의 벌을 받는다고 생각하며

반성합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어디에 계시든지 부디 평안하소서!

ㅎㅎㅎ... 항상 후회는 늦게 온다죠?
이제라도 반성 하시니 불량 학생은 면하셨네요~~~^ 그래도 그때 배운 바느질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계시니 다행입니다. 가르치는 자의 의도를 몰이해하는 수강생들의 산만한 태도가 옳은 것은 아니지만 개성의 발현으로 치부하면 될 것 같습니다. 독서에 몰입하신 탓이니 수예샘도 크게 섭섲하진 않으실 것 같습니다~~^^

 
 
 

나의 이야기

dante 2020. 11. 11. 21:07

초록색 상자에 든 ‘빼빼로’를 먹습니다.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라고 하는가,

‘젓가락 데이’라고 하는가,

혹은 그냥 11월 11일로만 생각하는가.

이런 사소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사람의 태도가 드러납니다.

 

일반적으로 ‘빼빼로 데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중엔

젊은이가 많고, ‘젓가락 데이’라고 하는 사람들 중엔

나이가 좀 든 사람이 많을 겁니다. '빼빼로 데이'는

오늘 날짜의 1111이 '빼빼로' 과자를 닮았으니

그 과자를 먹는 날로 하자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고,

'젓가락 데이'는 1111이 젓가락을 닮았으니

이 날을 올바른 젓가락질을 홍보하는 날로 하자는

캠페인에서 나온 명칭입니다.

그렇지만 두 명칭 모두에 무심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노인들이 젊은이들보다 무심하겠지요. 

 

법적으로는 만 65세인 사람부터 ‘노인’으로 대우하지만

어떤 사람은 훨씬 젊은 나이에 노인이 됩니다.

국어사전 속 ‘노인’은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이지만

어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이는 노인이 아닐까요?

 

저는 노인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이 없는 사람은 젊어도 노인이고

질문이 있는 사람은 늙어도 노인이 아닙니다.

물론 그 질문의 대상은 주로 자기 자신이겠지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진정으로 살아있는가’

‘나는 나아가고 있는가, 뒷걸음질치고 있는가’

‘어떻게 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또 하나의 기준은 ‘노후’에 대한 태도입니다.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노인입니다.

‘노(老)’는 특정한 사건이나 시점이 아니고 과정을 뜻하니,

엄밀히 말하면 ‘노후’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65세가 되어 법적으로 노인이 되었다고 해서

노화가 그치는 게 아니고 노화는 계속 진행됩니다.

그러니 ‘노(老)’자에 무엇의 뒤를 뜻하는 ‘후(後)’자를 붙여

‘노후’라고 부를 수는 없고, '노후'는 곧 죽음을 뜻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보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노후’라는 말은

다분히 사회적 혹은 사업적 단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늙기 전의 사람들을 위협하여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대신 자본주의라는 거대 기계의 부품으로

살게 하는 단어일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유년과 청년을 거쳐 노년에 이르고

노년엔 앞선 두 시대보다 훨씬 현명하고 유쾌한 삶이

가능합니다. 제대로 늙고 있다면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잘 알 테니까요.

 

어느새 ‘빼빼로’ 한 봉을 다 먹었습니다.

‘빼빼로 데이’도 ‘젓가락 데이’도

11월 11일도 끝나갑니다.

11월 12일, 내일은 또 어떤 질문이 찾아올까요?

얼마 전까진 11월11일이 농민의 날이라고 무슨 행사도 치르고 언론에 크게 보도도 했는데 언베부턴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이젠 어니데 농 자도 안 보입니다.
작년 빼빼로데이 때는 이웃의 배려로 나눠 먹으면서 좌자 팔려는 상술이라고 꼬집었었는데 올 핸 구경도 못했답니다. 쉽게 코로나 탓으로 돌리기엔 찝찝합니다. 그만큼 연륜이 더한 탓으로 여기니까요~~~^^
김시인님 관점으론 전 아직 노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도 망설이지 않고 질문을 해대니까요...ㅋ 자신 보다 남에게 더하니까 문제지만요~~^ 전 아직 몸도 마음도 생물학적 나이에 비해 10년은 젊게 사는 것 같은데 때론 검연쩍게 주위의 눈을 의식해 움츠려듭니다.말씀대로 노후는 없다니 그냥 젋게젊게 살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