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dante 2021. 1. 9. 07:20

제 방 한쪽 벽에는 커다란 세계지도가 걸려 있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잊지 않으려 걸어 놓은 것입니다.

 

저는 김흥숙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

한 가족의 일원일 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일원이라는 것을

기억하려는 것이지요.

 

제 나날이 평탄할 때도 저 지구촌 곳곳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제 몸과 마음이 아플 때, 저 지구촌 곳곳에 내 몸 같은

몸이 얼마나 많을까, 내 마음 같은 마음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면

제가 겪는 고통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의 강도는 시야의 크기와 반비례할지 모릅니다.

시야가 좁을수록 자신의 고통을 크게 느낄 거라는 것이지요.

 

새해 두 번째 토요일, 세계는 여전히 겁에 질린 채 바이러스의 퇴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숨진 지구인이 19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라트비아의 인구가 188만 8천 명이라니 라트비아라는 나라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것과 같습니다. 190만 개의 인생이, 190만 가지 역사,

수 백만 개의 꿈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나 재앙이 요구하는 반성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리석음 때문이겠지요...

 

언제부턴가 세계지도는 비명의 지도, 우행의 지도가 되었습니다.

지구촌이 아프니 저도 아픕니다.

저 높은 곳을 바라보며 가끔 눈물을 닦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iVHiXa1WiM

 

 

 

작가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저는 힘들 때 이런 생각을 하며 넘 호강해서 부리는 투정이라고 화급히 다잡곤 한답니다.
일찌기 해방 전에 태어났더라면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징용으로 끌려가 지하에서 채굴? 학도병으로 끌려가 총알받이? 탈출해서 독립군? 친일파로 거들먹? 3,1해방운동으로 징역?...... 선조들의 피나는 삶에 비해 넘 호강하는데..... 더 치열하게 살아야지 하면서도 잘 되지 않네요~~^
코로나 극복하는 큰 방향이 잡려지지 않고 단기 처방에만 몰두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나의 이야기

dante 2010. 8. 7. 19:32

세계지도 앞에 서니, 간밤 번개와 천둥과 벼락에 시달려 흐릿해진 눈이 일시에 환해집니다.

출장이 잦았던 기자 시절 들렀던 여러 도시들, 푸른 태평양과 광활한 중국 대륙, 범람 위기에

처했다는 압록강, 가만가만 만져 보며 그곳의 사람들과 다른 살아있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그들과 제가 나눠 가진 보편적 조건들에 비해, 그들과 제가 가진 이질적 요소들은 사소하기

이를 데 없는데도, 그 사소한 것들이 그들의 삶과 제 삶을 규정합니다. 

 

커다란 세계지도를 갖고 싶다는 오랜 꿈을 친구 덕에 이루었습니다. 아무런 귀띔도 해주지

않아 그가 지도를 준비해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아마도 친구란 그런 사람일 겁니다.

이 시끄러운 질문의 시대에 쓸데 없는 질문을 하지 않고, 무심코 혼잣말처럼 흘렸던 희망사항을

흘려 듣지 않는 사람.

 

그러니 친구와 친구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오히려 사소한 것들입니다. 사소한 것들이

크나큰 차이를 만듭니다. 큰 세계지도를 가진 사람과 그것을 갖지 못한 사람의 차이 또한

아주 클 것입니다. 친구가 없는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진짜 친구는 기쁨이고 힘임을

오늘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