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7월 상순

2015. 7. 9. 13:14

 

한참 전에 그 사적지의 그 산책로를 걸었을 때,

그 길을 따라 이 친구들이 제법 나고 있기에

이 친구들의 개화를 이제나저제나 고대해 마지않았다.

큰까치수염은 들판에서든 고산의 정상에서든 흔히 만날 수 있지만,

이 친구들은 그렇게 쉽사리 눈에 띄는 편이 아니다.

올해 가까운 곳에서 이 친구들을 왕창 만났으니

내내 설렜을 법하지 않은가?!

모처럼 그곳을 방문했더니

드디어 여러 개체가 피었더라.

이 친구들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시도해 보고 싶은 작품 구도가 있었는데,

내려다보며 담을 수 있고 알맞게 개화한 개체를

마침 이번에 그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행히 햇살도 간간이 강하게 내리쬐어

깊은 명암의 대비도 드리울 수 있었던 덕에

아래쪽의 다른 풀들을 극적으로 가릴 수 있었다.

사실 며칠 전에도 이 친구들을 담으러 거길 들렀는데,

돌아와서 보니 구도가 영 이상해서

이날 다시 방문해 재도전하던 참이었다.

며칠 전의 그 개체는 이미 아담한 자태를 잃었는데,

마침 이 친구가 근처에서 새롭게 시선을 끌더라.

 

이날 작업 도중에 여러 사람들이 지나갔고

그중에는 한 무리의 식물 공부 모임도 들어 있었다.

연배 있으신 한 분이 열 명이 훌쩍 넘는 인원을 인솔하며

식물을 가르치고 배우는 모임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런 모임이나 단체 출사족을

솔직히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다.

종국에는 엄청난 훼손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교수와 학습, 촬영 자체는 온당한 행위이지만,

무리로 다니다 보면 훼손이 훨씬 심하게 일어나고

특히 중요한 서식 정보가 의외로 빠르고 널리 전파되어

장차 큰 파괴를 불러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나도 자연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훼손에 가담하는 셈이지만,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몹쓸 짓을 하는 인간들이

이쪽 식물 관련 분야에도 너무나 많다.

그래서 식물원이나 화원도 별로 곱게 보지 않는다.

그들이 자랑하거나 팔려고 내놓은 그 숱한 귀한 야생 식물들이

대체 어디서 거기까지 흘러들었겠는가?!

그들이 번식과 종자 보존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말이 전도된 우스운 논리이다.

식물원에서, 화원에서, 개인 가정에서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그렇게 마구잡이로 채취하지만 않았어도

그 숱한 난초와 꽃들이 지금처럼 절멸의 지경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터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종자 보존에 기여한다고…?

아, 연구한답시고 온갖 학교에서 멋대로 채취해 가는

그 숱한 교수와 학생들도 이 죄에서 예외일 수 없다.

학교 분들이여,

연구 자료는 이미 국내에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은가?

다른 학교나 기관에서 빌려 쓰면 될 터인데도

꼭 내가, 우리가 보유하고 있어야만 하는가?

제발 이제는 연구라는 미명하에

마구 꺾고 뽑고 채취하는 짓은 그만두기를 바란다.

 

 

 

- 참고 자료 -

 

 

ü 까치수염(--鬚髥) 이름의 유래

   - 일본과 중국에서는 까치수염의 송이모양꽃차례(總狀花序)로부터 범 꼬리(虎尾) 같은 풀, '虎尾草(호미초)'라 한다. 한글명

      '치슈염(까치수염)'의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다. 단지 한자명 '호미초(虎尾草)'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까치와 범, 수염과 꼬리가

      서로 대응되기 때문이다. 여뀌과에 범꼬리라는 식물 이름이 이미 있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꽃차례 분위기가 닮기도

      해서 이름을 빌려다 쓴 것 같다. 만주 지방에는 한자명 '낭미화(狼尾花)'란 명칭이 있다. 이를 두고 '개꼬리풀'이란 방언으로 부른다. 수염이

      꼬리로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출처: 김종원 저 '한국 식물 생태 보감 1 - 주변에서 늘 만나는 식물' 742쪽)

ü 까치수염류의 비교: 심자한 님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