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9월 상순

2018. 9. 8. 17:01



먼 유명한 골짜기의 다른 식물을 검색하다

거기에서 멀지 않은 다른 계곡의 식물상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 이 친구들이 그 계곡에 난다는 정보를 얻었다.

검색 자료들을 입체적으로 연구한 끝에

긴 계곡 내 구체적인 위치를 어렵사리 특정하기에 이르렀고

가족 휴가를 맞아 첫날에 그곳을 방문했다.

본 종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어 실물을 접하기까지

불과 며칠밖에 걸리지 않은 별난 경우였다.

현장 도착 시각은 너무 일러 10시도 되지 않았다.

휴가철 정체에 겁먹어 서둘러 나섰더니 그리돼 버렸다.

그곳 지형이 북향이라 종일 직사광은 구경조차 못 할지도 모르는데다

꽃잎이 활짝 벌어지지도 않았음 직한 이른 시간에 도착한지라

작업을 시도할 수 있을지 이래저래 걱정이었다.

그래도 귀한 친구를 처음 만난다는 기대에 마음이 부풀어

작품을 못 건져도 어떠랴 싶더라.

아무튼 현장에 도착하니 이 친구들이 길 초입부터 잔뜩 비탈에 커튼을 치고 있더라.

꽃 크기가 예상보다 훨씬 작았으나

개체 수는 많아 700m 구간에 걸쳐 내내 넉넉히 볼 수 있었다.

그곳에 정오를 훨씬 넘어서까지 여러 시간 있었으나

결국 꽃이 활짝 벌어진 개체는 드물어

마음을 홀리는 피사체는 아무리 훑어도 눈에 띄지 않더라.

그래도 하나를 골라 한참 작업해 보았는데,

가족과 함께여서 하루 종일 그곳에 머물기도 어려워

작업을 적당히 타협해야 했다.

점심 삼아 컵라면을 끓여 먹고 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이날 결과물을 살폈더니

이 친구들의 매력인 곡선미를 잡지 못했고

빛이 들지 않아 배경 정리도 여의치 못해

이래저래 실패작들뿐이더라.

그래서 결국 1주일 뒤에 그곳을 혼자 다시 찾았다.

이번에도 훑고 또 훑었는데,

드디어 끄트머리 지점에서 한 가지를 만났고

게다가 그 지점엔 정오가 되니 빛이 들기 시작하더라.

앗싸, 서둘러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옷걸이가 사용되었다.

그나저나 이날 우연히 관찰한 현상인데,

이 친구들의 덩굴손은 촉각이 무척 발달하여 접촉에 예민하게 반응하더라.

어쩌다 빳빳한 덩굴손 하나를 건드렸는데

잠시 뒤에 무심코 봤더니 감긴 이어폰 줄처럼 돌돌 말렸더라.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두 번째 방문 역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과에 기대를 걸었으나 뭔가 부족하더라.

그래서 다시 열흘 뒤에 이번엔 꼬마와 함께 또 갔고

에구구, 그때 또한 쓴잔을 마시고 말았다.

오기인지 발악인지 모를 악으로

그로부터 1주일 뒤에 혼자 4차 방문을 거푸 감행했다.

2차 ~ 4차 동안 같은 끝 지점에서만 내리 작업했는데,

지성이면 감천인지 4차 방문에서 위 작품을 기어이 건졌다.

먼 그곳을 근 한 달 안에 네 번씩이나 찾았으니

열정인지 미친 것인지…




- 참고 자료 -



ü 산외(山-) 이름의 유래

   - 산에 나는 외(오이)라는 뜻의 이름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