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문학 鷞峰文學

함등재艦登齋 윤갑현 군함같은 고유지명 함등재 시를쓰며 다소곳이 머무는 집

24 2020년 09월

24

19 2020년 09월

19

18 2020년 09월

18

매봉의 추천시조 중뿔/정수자시조시인

중뿔 / 정수자(수원) 나는 자주 졌다 절도 없이 망설이다 먼 길만 바라보다 겉늙은 장승처럼 세상에 지려고 왔나 편도 없이 멀거니 시르죽은 그늘로 제 우물만 파다 보면 우묵한 귓등께 중뿔이라도 솟는지 가없이 달뜨곤 하는 시업에 턱 걸렸으니 잡을 듯 고추잠자리 한 끗에 똑 놓치고 빈손만 타박하던 쑥대머리 언덕처럼 제 멋의 걸신에 씌어 쓸개까지 발린다만 시치미 못 떼치고 없는 뿔을 다듬어도 허기라는 양식은 긍휼의 오랜 언약 한세상 지기만 해도 지평을 끙 당긴다 ㅡ『시조미학』(2020, 가을호)

10 2020년 09월

10

10 2020년 09월

10

매봉의 추천시학 아내의 젖을 보다/이승하

아내의 젖을 보다 / 이승하 나이 쉰이 되어 볼품없이 된 아내의 두 젖가슴이 아버지 어머니 나란히 모신 무덤 같다. 유방암이란다 두 아이 모유로 키웠고 내가 아기인 양 빨기도 했던 아내의 젖가슴을 이제 메스로 도려내야 한다 나이 쉰이 다 되어 그대 관계를 도려내고 기억을 도려내고 그 숱한 인연을 도려내듯이... 암이 찾아왔으니 암담하다. 젖가슴 없이 살아야 할 세월의 길이를 생명자가 있어 잴 수가 있나 거듭되는 항암 치료로 입덧할 때처럼 토하고 또 토하는 아내여 그대 몇 십 년 동안 내 앞에서 무덤 보이며 살아왔구나 두 자식에게 무덤 물리며 살아왔구나 항암 치료로 대머리가 되니 저 머리야말로 둥그런 무덤 같다. 벌초할 필요가 없다. 조부 무덤 앞 비석이 발기된 내 성기 닮았다. ―계간 『서정시학』(200..

04 2020년 09월

04

카테고리 없음 신명/이근배시조시인

신명 / 이근배 얼굴 씻은 산들이 거울 앞에 고쳐 앉고 나무들이 팔을 벌려 하늘 듬뿍 안는 날은 바람도 햇살에 익어 꽃씨처럼 터진다 구름이네 낮달이네 강물은 들고 놓고 지징징 춤사위로 들녘이 일어서면 풀꽃도 사랑 한 가락 소리 높여 뽑는다 감상 글 신명만큼 뜨거운 에너지도 없습니다. 그 어떤 피와 땀도 신명이 어우러지지 않고는 진정한 경지에 오를 수 없습 니다. 우주율이요, 사랑의 바탕 가락인 이유입니다. 자연의 몸짓으로 시인은 정신 속에 깊이 흐르는 신명을 펼쳐 보입니다. 시조 또한 신명이 실려야 합니다. -권갑하 시인 《시조 암송100편》알토란북스.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