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文章/[神&信]

김박 2010. 6. 18. 00:24

 

도덕경 제1장에는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 이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즉,  도를 도라 할 수 있지만 언제나 도는 아니며, 이름으로 이름 할 수 있으나 언제나 그 이름은 아니다. 이름없이 천지가 시작되었고, 이름은 만물을 낳는 어미다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설명은 반야심경에서도 찾을 수 있다.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즉, 色은 空과 다르지 아니하며, 色은 곧 空이요 空은 즉 色이며, 수상행식(受想行識) 즉 느끼고 생각하며 행하며 인식하는 것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절에 가면  다양한 형태의 불상과 불화가 있다. 이것도 불가의 오랜 전통이라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많은 상(像)과 색(色)이 본래 텅비었던 인식의 세계를 일정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실상은 부처를 비롯한 현인들의  가르침과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지난 5월 불교문화회관에서 열린 콘서트를 계기로 처음 가본 조계사 대웅전에서 황금으로 번쩍이는 거대 불상을 보았을 때 뭔가 알 수 없는 거부감이 강하게 일었다.  

 

내 기억으로 대웅전에 불상이 없던 곳은 통도사가 유일하다. 통도사는 적멸보궁(寂滅寶宮)으로 자장율사가 중국에서 가져왔다는 진신 사리를 모신 곳이다. 즉, 진신사리가 있으니 물체로 이루어진 불상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게 안내자료에 나오는 설명이다. 

 

이 절의 대웅전 뒤편으로 유리창이 나 있고 이를 통해 이른바 석가모니의 진신 사리가 모셔져 있는 사리탑이 보인다. 이 점 자못 흥미로웠으며 숱한 전각이 이어진 큰 절이었지만 통도사를 높이 평가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 어느 절이 이러한 영광을 또 누릴 수 있으랴...

 

그런데 올해 5월 부처님 오신날에 강원도 홍천의 백락사(百樂寺)에서 두상이 텅빈 부처님을 보았다. 분명 최근에 만들어진 불상인듯한데, 반야심경의 본 뜻을 지대로 해석한 것이어서 나의 눈길을 끌었다. 비록 대웅전 본당이 아닌 마당 입구에서 세워진 것이지만, 이처럼 가르침을 온전히 구현한 저 불상이 마음을 들뜨게 하였다. 있지만 텅빈 부처님,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게는 마땅히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도사 대웅전>

 

 강원도 홍천의 백락사(百樂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