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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 2019. 6. 10. 01:18
<부정의 신학, 긍정의 정치>



정교회 성당은
가톨릭 성당에 비해 밝고 환하다.
벽의 색도 희고 빛까지 풍부하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정교회 성당에는
창에 찔려 고통스러워하는 예수나
비탄에 잠긴 성모상도 보이지 않는다.

성모상 외에도
없는 것들이 더 있다.

신자는 있으나 의자가 없다.
예배는 있으나 설교가 없다.
노래는 있으나 반주가 없다.

아! 그런데~~~
이루크추크 #즈나멘스키 수도원에서 들었던
낭독과 찬송은 정말 아름다웠다.
채색 유리창을 내려오는 빛을 타고
운율이 있는 낭독과 찬송이
다시 천상으로 올라가는 듯했다.

- 크레믈린 카펠라의 노래를 들어 보시라!-
https://www.youtube.com/watch?v=IurNDNjghlU
(솔리스트가 몽골계 부리야트 자치공화국 출신이다)

정교회 성당에서는
오르간이나 피아노 등 인간이 만든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오직 하느님이 직접 창조한 인간의 목소리로만 찬양을 한다.
불완전한 인간의 창조물이
완전한 하느님을 규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정교회에서는 하느님과 동격인 모친 마리아나
오류가 없는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처럼 동방 정교회에서는
신이 만들지 않은 것이나, ‘신이 아닌 것’을 먼저 드러내
점진적으로 ‘신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쉽게 말해 가톨릭 성당에 비해 없는 것이 많고
하느님 아닌 것을 분별하는 신학을 ‘부정신학(negative theology)’라고 한다.
반면에 서유럽 가톨릭 신학은 긍정신학에 근거한다.

긍정신학에서는 성당에 있는 것이 많고
하느님과 유사한 존재나 권위를 긍정한다.
마리아와 교황의 존재가 그렇다.

서유럽의 가톨릭처럼
이남의 정치판에도 대체로 긍정의 정치가 대세를 이룬다.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대통령은
십오만 평양시민에게 "자주 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굳게 약속하면서, 2019년 현충일에는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을 감내한 나라로 미국을 꼽으며 미국의 공로를 긍정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다른 한편, 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이북에는 4차 정삼회담을 제안하면서 새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에게는 ‘선(先)비핵화-후(後)제재완화'라는 미국 정부의 방침을 따를 것을 재확인했다고 한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상대가 누구든 온통 긍정의 메시지뿐이다.

사진 : #젠코바대성당 입구, 알마티, 카자흐스탄(20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