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Sammy 2020. 5. 26. 15:52

얼마 전에 인도에서 흥미로운 뉴스가 있었습니다.


"엄마 보러 가자"…다친 아빠 태우고 1,200km 달린 딸
 

 

인도의 15살짜리 소녀가 다리를 다친 아빠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서 무려 1,200km를 달려서 고향으로 돌아왔다라는 믿기지 않는 내용이에요.

인도의 뉴델리에서 다르방가(Darbhanga)라는 시골 동네까지 일주일을 달렸답니다.

혼자서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것도 힘든데, 아빠까지 뒤에 모시고 왔다니...

인도인, 인도 뉴스를 과연 믿어야 하나... 의심이 나는 것이 당연하죠.

그래서 제가 인도 현지 뉴스들 몇가지를 찾아봤습니다.

제가 확인한 현지 뉴스들에 의하면 일부 구간은 트럭 도움을 받아서 타고 오기도 하고 그랬다네요.

그 구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명시되지는 않는데, 아주 길지는 않은 듯 합니다.

그리고 실제 뉴델리에서 다르방가까지 가는 길의 경사도, 난이도가 어떨까 찾아봤습니다.


도보로 이동하는 경로 기준으로 찾아보니, 대체로 내리막 길입니다.

일부 구간은 급격한 오르막, 내리막이 있구요.

아마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경로는 좀 달랐을겁니다.


그래도, 대체로 뉴델리에서 다르방가까지의 경로는 내리막길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뉴델리의 해발고도가 확실히 더 높으니까요.

즉, 이 15세 소녀는 정말로 아빠를 자전거에 싣고서 1,200km 를 이동하여 고향에 온 것이 맞는 듯 해요.

하늘이 도와서 적어도 1,200km 내내 오르막 길 보다는 내리막 길이 좀 더 많았구요.

아무리 내리막길이 대세였다고 해도, 1,200km를 아빠를 태우고서 자전거로 이동한다는 것은 엄청난 체력, 인내력, 의지력, 책임감 등등이 없이는 가능한 일이 아닐겁니다.

이런 능력들을 가지고 공부에 집중하잖아요?

반에서 1등 아니 전교 1등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

즉, 이 소녀가 환자에 돈벌이도 시원치 않은 아빠 뒷바라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커리어, 삶을 위해서 좀 더 의미있는 투자를 할 수 있다면, 분명 인생에 있어서 큰 성취를 할 수 있을 것이에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난한 가정 환경, 환자인 아빠, 열악한 교육 환경, 무능한 정부, 미비한 사회 인프라,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회복지 제도, 뿌리깊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 등등등...

인도라는 나라에서 이 소녀가 아무리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온힘을 다해서 발버둥을 친들, 그 처지를 크게 벗어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가 않죠.

이것이 바로 아이들이 커나가고 살아가는 환경의 중요성이에요.

누군가가 실제로 그런 말을 했습니다.

 


만약 누구든 열심히 일하고 장사해서 반드시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아프리카의 모든 여성들은 백만장자가 되었어야 한다.

If wealth was the inevitable result of hard work and enterprise, every woman in Africa would be a millionaire.

죠지 몬비오 (George Monbiot)


 

죠지 몬비오는 영국의 BBC 출신 유명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이에요. 옥스포드 대학 나오셨습니다. ㅋ

TED 같은 곳에서 강연도 하시고 그래요.


Neoliberalism's time has passed. We need a new politics of belonging
 

 

주로 개발도상국을 열심히 다니면서, 환경, 사회, 경제, 정치 등의 문제들을 많이 조사하고 연구하신 분인데요.

애초에 아프리카, 인도, 기타 저개발 국가 등에서는 한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일하고 발버둥쳐도 그 처지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서 저런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즉, 인간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상당 부분이 다 결정이 된다는 것이에요.

2020년 현재 아프리카에서 태어나는 아기, 인도에서 태어나는 아기, 한국에서 태어나는 아기,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기, 노르웨이에서 태어나는 아기....

이 아이들의 삶은 태어나는 순간 어느 정도는 다 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출산, 양육, 교육, 노동, 의료, 노후 등의 각종 복지제도, 국민들을 보호해주는 정부의 역량, 사회 인프라, 교육 환경, 개인의 능력에 따라서 올라갈 수 있는 사회적 위치, 경제적 안정성, 부의 축적, 기회의 평등 등등등... 모두 다 다르니까요.

우연히 이 초인적인 인도 시골 소녀의 뉴스를 보니,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만약 이 소녀가 미국에서 태어났었다면, 독일에서 태어났었다면, 혹은 최소 한국에서라도 태어났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은 처지였을 뿐 아니라,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하답니다.

Sammy의 블로그 이웃분들만이라도 이 불공평한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High Ground'를 꼭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

P.S.: 어떤 싸움, 경쟁에서 'High Ground'의 선점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유명한 영화 장면 두가지가 있습니다.

youtu.be/D4UiQX-Rf3U

 

youtu.be/CrFUjbB6FPg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은 'High Ground' 혹은 'Elevated Position'에 위치하고 있으신가요 아니면 'Low Ground' 혹은 'Down There'에 갇혀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