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이민정보

Sammy 2020. 7. 31. 14:44

오늘은 1991년 생인 뉴질랜드 아가씨 한 분 소개해드릴게요.

레즈 가르디(Rez Gardi)라는 분입니다.


이쁘게 생기셨죠? ^^

하지만 뭔가 백인은 아니에요.

국적은 뉴질랜드이지만, 실제로는 쿠르드족 출신이에요.

참고로 쿠르드족은 인구가 3~4천만명 정도 되는 꽤 규모가 큰 민족인데요.

나라가 없어요.

쿠르드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 번 아래 링크를 참고해보세요.


쿠르드족

 

정말 쿠르드족 비운의 역사는 눈물 없이 보기가 힘들답니다. ㅜ.ㅜ

아무튼 레즈 가르디도 이런 슬픈 쿠르드족 출신 아기로 태어났어요.

그것도 파키스탄의 난민 캠프에서요.

엄마는 이라크 지역에 머물던 쿠르드족 출신이었는데, 사담 후세인의 화학탄 공격으로 가족들을 잃고, 겨우 목숨만 건져 도망쳐서 이란으로 가게 되었구요.

아빠는 터키 지역에 쿠르드족 출신이었는데, 터키 정부가 너무 박해를 하니까 그것을 피해서 역시 이라크로 도망갔다가 엄마를 만나고, 같이 이란으로 오게 됩니다.

이란에서 이 엄마, 아빠는 쿠르드족을 위한 인권운동을 하다가 또 박해를 받고서, 파키스탄 난민 캠프까지 흘러들게 되는데요.

바로 이 난민 캠프에서 레즈 가르디가 태어난거죠.

그렇게 어린시절을 난민캠프에서 제대로 된 교육도 못받고,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 온갖 고생을 하면서 살았답니다.

작은 난민텐트 하나에 4~5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서 거주했다니까요.

그래도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파키스탄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는데요.

로컬 학생들에게는 난민이라고 그렇게 손가락질을 받았답니다.

게다가 당연히 파키스탄 선생님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는데, 그럼 못알아듣는다고 맞고, 또 말을 모르니까 공부를 못한다고 맞고... 선생님에게 무지하게 체벌을 받았었다고 하네요.

그러던 어느날...

정말 알라신이 도왔는지, 유엔난민기구(UNHCR)의 도움으로 난민 승인을 받고서 7살이 되던 1998년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오게 됩니다.

뉴질랜드에 도착해서는 그렇게 많은 푸른 나무들을 난생 처음 눈으로 봤다고 합니다.

태어나서 계속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의 사막에서 생활을 했으니까요.

정말 지옥에서 천국으로의 경험이었음이 틀림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2000년 들어서면서 미국에서 9/11 사태가 터졌고, 뉴질랜드에서도 무슬림들에 대한 반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친구들에게 따돌림 받을까봐 쿠르드족 출신임을 숨기면서 학교에 다녔다고 합니다.

무식한(?) 보통의 뉴질랜드인들은 쿠르드족,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알카에다는 물론 시크교도들도 구분을 하지 못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즈 가르디가 처음 뉴질랜드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깜짝 놀란 것이 있었데요.

뉴질랜드 학교 친구들은 정말 다 천재인줄 알았답니다.

왜냐하면,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뭐를 물어보면 다들 겁도 없이 손들고 척척 대답을 하는데, 단 한 번도 선생님이 아이들을 때리지 않더래요.

파키스탄 기준으로는 그게 아이들이 모두 다 정답을 말했다는 것이거든요.

자기는 파키스탄에 있을 때 맨날 대답 제대로 못해서 선생님에게 그렇게 두들겨 맞았는데, 뉴질랜드 아이들은 어떻게 그렇게 대답들을 잘하는지...

그래서 자기도 그 아이들을 따라가려고 열심히 공부를 했답니다.

그리고 나중에 깨달은거죠.

뉴질랜드 아이들은 모두 다 엉터리 답을 열심히 자신있게 수업시간에 발표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ㅋ

그리고 틀린 답이라도 자신감있게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잘 발표할 수 있도록 키워주는 것이 바로 뉴질랜드식, 선진국 교육 방법이라는 것도요.

이에 자기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었답니다.

게다가, 난민 출신이니 무슨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개인 과외 같은 것을 받거나 혹은 비싼 사립학교 다녔겠어요?

그냥 오클랜드에서도 좀 변두리의 그저 그런 공립 고등학교, 즉 백인 학생들은 50%도 안되고, 마오리, 사모아, 통가 출신 학생들이 많았던 그런 학교에서 공부를 했지만...

나름 뉴질랜드에서 가장 명문으로 꼽히는 오클랜드 대학교에 입학합니다.

그것도 법학과로요.

통상 호주, 뉴질랜드의 법학과는요.

졸업만하면 사실상 변호사 자격이 거의 보장이 된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해서 법학학사(LLB) 그것도 Honour Degree 에 범죄학 전공 인문학사까지, 복수학위로 졸업합니다.

당시에 뉴질랜드에서 난리가 났어요.

자기들이 사실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쿠르드족 난민 소녀가 나름 자기 나라 최고 명문대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2017년에는 '올해의 젊은 뉴질랜드인'(Young New Zealander of the Year)이라는 상을 수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냐...

바로 하버드대학교 로스쿨까지 진학합니다.

거기서 법학석사 (LLM)로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까지 취득하게 됩니다.

레즈 가르디는 역사상 최초의 쿠르드족 출신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졸업생이 된거에요.

하버드대학교에서 무슨 학장 상도 받고 무슨 펠로우쉽도 받고 난리가 납니다.

그리고 국제 인권 변호사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구요.

뉴질랜드 정부를 대표해서 수많은 UN 및 국제 인권 단체들의 각종 국제회의, 컨퍼런스 등에 참여하고, 심지어 ISIS 전쟁범죄자들 기소하는데 기여하고, 매우 다양한 글로벌 활동들을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올해 나이 29세입니다.

자...

이 레즈 가르디가 만약 그냥 파키스탄에 남아서 계속 교육받고 생활을 했다면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혹은 난민 승인은 받았지만, 뉴질랜드가 아니라 한국 혹은 일본 같은 나라에 가서 정착을 하고 교육을 받았다면 지금 어떤 커리어를 가지고 있을까요?

이것이 바로 복지 선진국 교육의 힘이랍니다.

또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면,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교육의 힘이기도 해요.

뉴질랜드 변호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 진학하여, 수월하게(?) 미국 변호사까지 되고, 각종 국제기구, 인권단체들에서 아무런 언어적 제약이 없이 자기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니까요.

이렇게 인구 5백만도 안되고, 사실 1인당 국민소득도 주요 선진국들 중에서는 약간 낮은 편인 작은 나라 뉴질랜드의 힘은 바로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영국식 교육 및 사회제도에서 나오는 것이랍니다.

뉴질랜드 법대나 하버드 법대 모두 헌법 개론 첫시간에 영국의 권리장전부터 배운다고 보면 되요 ㅋ

그리고, 또 영어 한마디 못하던 난민 출신 소녀를 오로지 공교육만으로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출신 국제 인권 변호사가 될 수도 있도록 해주는 교육복지로서의 '기회'...

오늘도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 고민 중이신 분들은 아이들 어떻게 문제풀이 반복숙달 혹은 학원 뺑뺑이 시킬지만 걱정하지 마시고, 또 다른 길들도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

youtu.be/qDtip9E6p-A

 

P.S.: 레즈 가르디의 영어 발음을 보면 그냥 뉴질랜드 액센트를 가지고 있는 원어민입니다. 중동쪽 액센트를 눈치채기가 거의 어려워요. 만 7살 때부터 뉴질랜드에서 초중고를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답니다. 만 12세 이전에 그 나라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모국어가 될 수 있어요. 어떤 언어를 모국어 레벨로 하느냐 그냥 외국어로서 겨우 의사소통 정도만 하느냐는 커리어적으로 큰 차이가 있답니다. 꼭 참고들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