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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이 2014. 1. 10. 14:31

 

오랜만에 그놈이 벌떡 섰다.

 

 

 

 

마누라 엉덩짝 옆에 누워서 할일없이 TV 리모컨을 주물럭거리고 있는데,
아까부터 껄떡 껄떡 설 조짐을 보이던 녀석이 정말로 딱! 서버린 것이다.

몇 달 만에 섰느냐고 마누라에게 물으니 일 년도 훨씬 넘었다고 툴툴거린다.
건전지를 사다 갈아 끼울까 하다가 그냥 냅두기로 했다. 조금 불편이야 하겠지만,
서 있는  그대로 놔두고 바라보는 것도 별스러운 즐거움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닭이 울어 젖히기에 새벽이 오듯이,
이놈의 시계들이 쉴 새 없이 시간을 쪼개고(秒) 나누어서(分) 보내버리니
세월(時)이 흘러갈 수밖에 없다.

 
 
 
 
 
그 후로 아까운 시간이 이렇게 째깍째깍 가는 거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건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르기도 하려니와,
설명을 해 줘도 믿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상엔 얼마나 많은 시계가 일을 하는가.
우리 집만 해도 어림잡아 열댓 개쯤 되는 놈들이 쉴 새 없이
세월을 토막토막 잘라 흘려보내고 있다.
 

 


강력한 독재자가 나타나 세상 시계들을 모두 없애 버리든지,
아니면 거꾸로 가는 시계를 보급시키면
우리 늙다리들이 좀 젊어지고 회춘이 되려나.
시간 빨리 가기 바라는 바쁘게 사는 놈들, 젊은 치들의 반발이 엄청나리라.

우리 집 안방 시계 하나 섰다고 세상 시간 흐름에 무슨 영향을 주겠느냐만,
그래도 째깍 소리 안 나는 것만으로도 한결 마음이 느긋해지는 느낌이다.

느긋해진 건 좋지만 시계 선 거에다 말도 안 되는 의미를 부여하고
낄낄거리는 자신이 좀 한심하단 생각이 든다.

정작 서야 할 거시기는 죽은 채 털 속에 파묻혀,
마눌 눈치 보며 긴긴 겨울밤 전전반측하는 주제에 말이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플레밍의 펼친 손’ 법칙이 생각난다.

     
     
     
    60대 부터는 왜 없어?   설 일도, 세울 필요도 없다는 말인가.

    나이별 짝짓기 횟수 계산법에 따르면 아직 효용가치가 남아 있는데...


    20대 ;      2 X 9 = 18  ....   10일에 8번

    30대 ;      3 X 9 = 27  ....   20일에 7번

    40대 ;      4 X 9 = 36  ....   30일에 6번

    50대 ;      5 X 9 = 45  ....   40일에 5번

    60대 ;      6 X 9 = 54  ....   50일에 4번

    70대 ;      7 X 9 = 63  ....   60일에 3번

    80대 ;      8 X 9 = 72  ....   70일에 2번

    90대 ;      9 X 9 = 81  ....   80일에 1번

    100대;     10 X 9 = 90  ....   90일에 0번 (하지마~!)



    아, 하고 싶어. 마음은 꼴리는데 몸이 안 꼴려.
    어디 시간을 파는 쇼핑몰 없을까. 1억에 1년씩, 5억이면 덤으로 1년 더 줘서 6년...


    집 팔고 땅 팔고 적금 털어 한 10년 사서 젊어지면 마누라가 지랄 생난리 칠까,
    아니면 긴긴 밤이 짧아졌노라며 좋아할까.
    내일 아침 마누라 일어나면 물어봐야겠다...ㅋㅋ 


    등 따습고 배불르다 딴짓말고 곱디곱게 좋다고 시집와서리
    딴짓안고 당신네 옆에서 등돌리고 자는 마눌님 열삼히 사랑해주시구려....~~



     
    정체된 시간 속에서 우리 조상님들은 느긋한 삶을 즐겼으리라.
    언제부턴가 인간들이 시계를 마구 만들어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