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토론

고래 2017. 11. 14. 11:40


쉬고 싶은데 이웃집에서 갖가지 소음이 들리면, 정말 괴로워요. 시끄럽다고 항의하러 온 이웃 사람을 보는 것도 아주 곤란하고요. 그렇다고 우리가 소리를 안 내고 살 수는 없지요. 층간소음 문제, 어떻게 푸는 게 좋을까요? 경기도 안양에 사는 동무들과 이야기 나눴어요.
 
참여_ 박새힘 박성준 오송담 현승호(12살) 김유민 황의빈(13살)
진행_ 고래가그랬어
사진_ 주용성 삼촌(바라 스튜디오)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과 다퉈본 적 있어?

승호   전에 아랫집 아저씨랑 우리 아빠랑 멱살 잡고 싸웠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욕을 하면서.
송담   너 얼마나 세게 뛴 거야?
승호   그냥 다녔어. 평소랑 똑같이. 근데 아랫집에서 그동안 쌓인 게 많았었나 봐.
새힘   억울했겠다.
승호   ‘한 번만 더 뛰면 죽도록 혼나겠구나.’ 싶었지. 그래도 억울함보다는 미안함이 더 컸어.
송담   친구들이랑 윷놀이 파티를 했는데 남자애들이 나무블록으로 탑을 쌓았다가 한꺼번에 무너트렸어. 요란한 소리가 났지. 그러자 여자애들은 남자애들한테 화내고, 엄마는 날 혼내고, 난 울고. 정작 항의하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모두 소리에 예민해서는….
성준   밤에 자는데 윗집에서 막 쿵쾅쿵쾅 뛰어다니는 소리가 나는 거야. 윗집에는 중학생 형들이 살고 있거든. 참았지. 근데 다음 날 10시쯤에 또 진짜 심하게 쿵쾅거리는 거야. 그래서 다음 날 엄마가 윗집에 그렇게 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쪽지를 보냈어.
새힘   저녁에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있는데 갑자기 위층에서 못 박는 소리 나고 쿵쾅 소리 나서 잠 못 잔 적 있었어.  
유민   우리 다 피해자인 거야?
성준   아닐걸. 모두 아파트 사는데, 피해만 봤겠어?
의빈   옆집 아기가 정말 크게 계속 울어서 화나더라고. 그래서 형이랑 벽에 공 던지면서 복수했어.
유민   어! 나도 비슷한 경험 있어. 윗집에서 몇 달 동안 새벽 세 시쯤 되면 망치 같은 거로 벽을 두드리는 거야. 그런데 그 소리가 내 방에서만 들려. 그래서 나도 복수하려고 공을 천장으로 엄청 세게 던졌어. 천장에 금 갈 뻔했어.
승호   이제 안 그래?
유민   아니. 아직도 그래.
송담   부모님께 말했어?
유민   엄마는 안 들린다고, 나보고 신경 쓰지 말라고만 하셔.
승호   불쌍해. 그건 당해본 사람만 아는 건데….



아파트라 더 심해.

송담   우리 옆집에 멍멍이가 있거든. 이 녀석이 좀 심하게 짖어. 현관문 소리가 나도 짖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도 짖고. 바로 옆집이니까 소리가 다 들려. 나는 익숙해서 스트레스까지는 안 받는데, 우리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은 화내더라고.
새힘   전에 살던 아파트 옆집이 리모델링을 했는데 종일 공사 소리가 들리는 거야. 집안에서도 들리고 밖에 나가면 더 크게 들리고…. 정말 짜증 났어.
성준   아파트가 늘어나서 층간소음 문제가 더 심해지는 거 같아.
의빈   짜증 정도가 아니라, 심하게 싸우고 때리고 죽이고.
송담   층간소음이 너무 심해서 스트레스 때문에 유산한 사람도 있다면서?
성준   찌르고 불내고. 난리도 아니야.
새힘   으~.
승호   그런데 우리는 아파트에서 계속 살았잖아. 이런 거, 익숙하지 않아?
성준   나는 아파트 말고 다른 데 살았던 적이 있거든. 그때는 층간소음이 심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 그런데 아파트로 오자마자 시끄러워서 진짜 적응이 안 됐어.
의빈   전에 살던 집에서는 개하고 나하고 엄청 뛰어다니면서 놀았어. 그런데 아파트로 이사 와서는 집도 좁아지고 뛰어놀지도 못해.
승호   아파트에 계속 살았던 애들은 집에서 걷는 게 달라. 주택에 사는 애들은 쿵쾅거리면서 걷는데, 나는 뒤꿈치 들고 걸어.
송담   맞아. 나도. 
유민   집인데, 집 안에서도 내 맘대로 할 수가 없어. 뒤꿈치 들고 다녀야 하고.
성준   내 집이 아니라 남의 집 같은 느낌.
유민   노래도 듣고 싶을 때 마음대로 못 들어.
의빈   제한된 공간에서 사는 거 같아.
송담   손님이 된 느낌.



이웃과 친해지면,
층간소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승호   나는 옆집이랑 윗집 아랫집 사람들 잘 아는 편이거든. 
의빈   옆집은 아는데 윗집 아랫집은 몰라.
유민   아무리 옆집에 내 친구가 산다고 해도, 소음이 나면 화가 날 거야. 어쩌면 친구니까 더 싸울지도 모르겠어.
새힘   만약 윗집에 송담이가 산다면 음, 내가 널 잘 아니까,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
유민   아는 사람이 그러면 더 화나지 않아?
승호   맞아. 나도 배신감 같은 거 들 거 같아.
새힘   나랑 친하니까 이해해 줄 거 같긴 한데.
성준   그건 아닌 거 같아. 아무리 친해도 소음이 심하면 욕 나오는 거지 뭐.
승호   솔직히 소음 안 내려고 다들 애쓰잖아. 동생 있는 집은 다 바닥에 매트 깔려 있어.
송담   우리도 실내용 슬리퍼 신고 다니고.
성준   내 생활습관 점수는? 난 3점.
승호   난 100점!
송담   난 10점 만점에 10점! 양심적으로 한 번도 뛴 적 없음.
유민   너 엄청 잘 뛰어다니잖아. 폴짝폴짝 뛰잖아.
새힘   우리 집은 1층이라 항의가 안 들어와. 오히려 우리가 항의하지.
유민   난 7점 정도.
의빈   너 양심이 있냐?
유민   아니다. 2점. 나 밤에 춤춰. 침대 위에서 하긴 하는데, 침대가 엄청 삐걱거려.
승호   아~ 그거 정말 짜증 나. 내가 당해 봐서 알아. 경비실에 전화한 적 있잖아.
유민   근데 경비실에 전화하는 거 보다, 직접 이야기하는 게 좋지 않아? 나중에 얼굴을 또 보게 될 텐데, 나쁜 감정이 남아 있으면 좀 그렇잖아.
성준   나도 인터폰으로 직접 말하는 게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승호   경비 아저씨가 말씀해 주시는 게 낫지 않아? 싸우지 않을 수 있잖아.
새힘   직접 이야기하는 게 더 예의를 지키는 거야. 얼굴 보고 말하면 진정성이 있잖아.
성준   무엇보다,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건 경비 아저씨 일이 아니야. 그 일을 할 이유가 없어.



소리가 나는 건 당연해!

유민   그런데 말이야, 사람이 사는데, 소리가 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의빈   맞아. 당연하지.
새힘   억울해. 아기가 울어서 시끄럽다고? 아기가 우는 건 당연하지. 자기는 아기 때 안 울었나? 그리고 멍멍이는 멍멍 짖어야 멍멍이라고. 사람이 살면 소리가 날 수밖에 없어. 그게 화낼 일인가?
송담   맞아. 이해하고 배려하면 문제가 안 되지. 그리고 열 받는 건, 어른들은 무조건 어린이는 시끄럽다고 여긴다는 거! 3층에 사는 어떤 사람이, 내가 아니라 다른 집에서 소리를 낸 건데, 다짜고짜 나한테 와서 뭐라고 하더라. 어이없었어.
승호   나도 비슷한 경험 있어. 우리 아랫집에서 우리한테 자꾸 공사 소음 줄이라고 항의했는데, 사실 우리 집이 아니라 우리 윗집에서 공사하는 거였거든. 되게 억울했어.



층간소음 해결법 하나 - 서로 배려하자!

승호   아파트가 줄어들지 않는 한, 층간소음 문제는 생길 수밖에 없어.
성준   그러면 뭐, 싸우지 말고 대화로 풀어야겠군.
승호   말이 쉽지. 되겠냐?
의빈   모두 아파트 말고 주택으로 이사 가자!
새힘   서로 조심하고, 혹시 시끄러운 일이 생기면 미리 알리고, 이해하면서 살아야지.
승호   과연 그렇게 될까? 4학년 때, 자고 있는데 위에서 드릴 소리가 났어. 옆방으로 옮겼는데도 계속 났어. 처음에는 말로 좋게 항의했는데 몇 달 동안 계속 드릴 소리가 나서 결국 크게 싸웠어. 좋은 말로 하면 안 들어.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해.
송담   지금 우리 윗집이 빈집이라서 나는 그렇게 심하게 층간소음 피해를 봐본 적은 없지만, 너무 심한 소리만 주의를 주고 작은 소리는 그냥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해. 왜냐면 나도 그 정도 소리는 내거든. 진짜 심한 거 빼고는 이해해야 해.
성준   층간소음이 아예 사라질 수는 없을 거야. 왜냐하면 한국은 땅도 작고 인구는 계속 늘어나니까 아파트를 짓지 않을 수 없거든. 그러니까 서로 배려하고 노력해야 해.



층간소음 해결법 둘 - 집을 제대로 짓자!

유민   정말 미쳐버릴 거 같으면, 어쩔 수 없지. 방음장치라도 해서 막아야지.
승호   돈 엄청 많이 들겠다.
송담   돈 없는 사람은 그냥 시끄럽게 살아야 해? 좀 슬프다.
유민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아예 방음장치를 만들었으면 좋겠어.
의빈   맞아. 솔직히 너무하잖아. 그냥 살살 걸어가는 거뿐인데도 아랫집에서는 쿵쿵거린다고 하면, 그건 아랫집 사람이 예민한 게 아니라 아파트 벽이 종이처럼 얇다는 거잖아.
새힘   원래 위로 올라갈수록 벽이 얇아지지 않나? 무게를 지탱해야 하니까 아래층  벽이 제일 두껍잖아.
성준   벽만이 아니라 하수도 배관 이런 데로 소리가 다 전해지는 거래. 그래서 화장실 문을 꼭 닫고 있어야 한다고 했어.
송담   사람들이 자기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해 보고 배려하면 층간소음 문제는 없어질 거야. 소음이 아예 안 나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거 같아.
승호   층간소음은 어쩔 수 없지만, 층간소음 문제는 막을 수 있다는 말?
의빈   층간소음도 없앨 수 있어. 간단해. 아파트를 제대로 지으면 된다니까.
새힘   돈이 많이 드니까.
유민   어차피 아파트는 비싸. 일억 원짜리가 일억 천만 원이 된다고 해서, 크게 차이 나는 게 아니야. 돈이 더 들고 인테리어에 신경 덜 쓰더라도, 벽을 두껍게 하고 소리를 덜 들리게 해야 해.



층간소음 해결법 셋 - 소음측정기를 달자!

성준   뾰족한 해결책이 안 나오네.
의빈   집마다 소음측정기를 달아 놓은 건 어때? 그래서 일정 기준이 넘어가면 경고음이 삑 울리는 거야. 경고가 어느 정도 쌓이면 벌금을 내는 거지.
성준   근데 생활하면서 그걸 다 지키는 건 정말 어려울 거 같아. 
송담   아기나 멍멍이랑 사는 집은 억울할 거야. 그런데 벌금 낸다고 사람들이 쉽게 바뀔까? 경찰을 불러와도 안 바뀌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의빈   층간소음 문제로 싸움이 생겨서 만약에 재판까지 가게 된다면 소음 측정기로 잰 게 증거가 될 수 있잖아.
성준   차라리 일반 사람이 사는 아파트 따로 있고, 아기나 반려동물이랑 같이 살면서 소리가 많이 나는 집은 방음 아파트를 따로 지어서 살게 하는 건 어떨까?
유민   난 그거 반대야. 차별이잖아. 안 좋은 방법 같아.
새힘   맞아. 자기가 원한다면 모르지만, 원하지 않는 집에 강제로 살게 할 수는 없어.
의빈   따로 나눌 거 없이 모든 아파트가 방음 아파트가 되면 된다니까.



층간소음 해결법 넷 - 피해보상을 받자!

유민   아파트 지은 회사에 피해보상 해달라고 해야 해. 물건을 샀는데 문제가 있으면 교환을 해주거나, 고쳐줘야지.
의빈   맞아. 그렇게 비싼데!
성준   그런 건 건설사에서 배려해 줬으면 좋겠어.
의빈   배려로 끝나면 안 되지. 처벌을 받거나, 돈을 주거나 해야지.
승호   가짜 피해보상을 받으려는 사람이 생기면 어떡해?
유민   그게 무서워서 진짜 손해 입은 사람들을 돕지 않으면 안 되지. 피해보상을 받는 기준을 엄격하게 하면 된다고 생각해.
송담   물론 돈을 받는다고 해서 소음의 고통이 해소되진 않을 거야. 
유민   그러면 건설사에서 다른 조치를 해주겠지. 방음설비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이런 식으로. 아니면 돈 받고 이사 가는 거지 뭐.



층간소음 해결법 다섯 - 분쟁 조정 전담반을 만들자!

승호   누가 가운데에서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조정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아?
의빈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있으면 좋겠네. 층간소음 분쟁 조정 전담반!
성준   오오오~.
승호   자리가 텅텅 빌 거야. 만날 출동해서. 야간 근무도 할 거고. 사람이 많이 필요할 테니까, 청년 일자리가 생기겠네!
성준   밤이랑 낮으로 나눠서, 교대근무를 해야지. 피곤하지 않게.
송담   업무 환경은 별로겠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들의 말을 잘 들을까?
의빈   그만큼 힘을 줘야지.
유민   안 들을 거 같아. 우리 동네 사람들이 층간소음 문제로 싸우고 나서 다음 날 누가 문 앞에 김치를 던져놨더라.
성준   정부가 이 문제에 신경을 써서, 제도를 만들었으면 좋겠어.
유민   이건 어때? 동네마다 층간소음 문제 대처 매뉴얼을 만드는 거야. 동네 특징에 맞게 만들어서 입주자들한테 나눠주고, 교육도 하고.
승호   지켜야 할 규칙도 적혀 놓고. 그거 좋네.
송담   벌을 받는다고 해서 고치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나는 사람의 양심에 맡기는 게 가장 좋을 거 같아.



 
 
 

고래토론

고래 2016. 2. 18. 10:37

[147호 고래토론] 알바가 궁금해!

참여 : 진우 윤겸 수현 준혁 유진 (12살) 








(이어지는 내용은 고래가그랬어 147호 고래토론을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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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토론

고래 2012. 7. 27. 10:00


요즘 동무들 너무 바빠. 학교 다니랴, 학원 가랴, 숙제하랴 종일 공부에 시달려서 놀 시간도 별로 없어. 그뿐이야. 시험을 잘 못 볼 수도 있는데 그러면 엄청 무시해. 어른들은 나중에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는데 난 뭐가 하고 싶은지도 아직 잘 모르겠어. 하고 싶은 게 정해졌다고 해도 만약에 그게 엄마 아빠가 원하는 것과 다르면, 휴~ 정말 골치 아프지. 내가 진짜 내 인생의 주인이 아니라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된 것 같아.

동무들 이런 고민해 본 적 있을 거야. 동무들만 걱정하고 있는 게 아니라, 주변에 많은 아이들이 고민하고 있거든. 중고등학생 언니 오빠들은 더 심하게. 그래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모였어. 시들어가는 아이들을 생생하게 살려보자고 마음 모았어. 그게 바로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이야.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은 고래가그랬어와 경향신문이 함께 만들고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첫 번째 캠페인 기사를 내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어. 어른만 할 수 있는 거냐고? 아니야.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나 약속할 수 있어. 이미 참여한 초등학생 중학생도 있는걸.^^ 고래 동무들, 7가지 약속 홈페이지 구경 와봐. 

www.7promise.com 


참여_  조상우 황인준 최수진 임태기 박은선 김석윤 (인천공촌초등학교 5학년 동무들)

토론진행_ 고래가그랬어

사진_ 홍철기 삼촌 (바라스튜디오)




7가지 약속을 처음 봤을 때

인준   좋았어.

상우   맞아. 특히 2번. 맘껏 놀아야 한다는 거.

인준   난 7번.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거.

석윤   우리한테 이익인 약속 같았어. 그래서 기분이 좋더라고. 

수진   어떤 게?

석윤   내 인생의 주인이 나라는 거. 


내 인생의 주인은 나!

태기   맞아.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가 너무 잦아. 

은선   응.

인준   학원을 갑자기 가야 할 때.

석윤   공부하기 싫은데 공부해야 할 때.

수진   공부를 해야 좋은 대학에 간다고 하니까. 

인준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해야 할 때도 그런 느낌이 들어. 

태기   난 학원에 다니거든. 늦게 끝나는 편이야. 그러면 힘들 때가 있잖아. 그래서 힘드니까 조금만 하면 안 되느냐고 하면 이것도 못하냐고 나중에 더 많이 나갈 텐데 지금 이것도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꾸중 듣거든. 그럴 때 ‘이게 뭐지?’ 싶어.

석윤   부모님이 계속 어른들 말만 따르라고 할 때 참 그래. 예를 들면 아버지가 리모컨 가지고 오라고 하면서, 어른들 말 안 들으면 혼난다고 하거든. 만날 그러셔.

상우   거역하면 집을 나가야 한다고 하잖아.

은선   정말?

상우   응.

태기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난 게 아닌 거 같아.

수진   맞아. 돼지. 동물.

태기   나무 인형. 꼭두각시.

상우   노비야 노비.

인준   엄마 아빠만이 아니야. 우리 누나도 그래. 나한테 자꾸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해. 어차피 방은 들어가라고 있는 곳인데 내가 가고 싶으면 들어갈 수 있는데 자꾸 못하게 하니까…….

은선   인준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상우   괜찮아, 괜찮아. 


7가지 약속, 왜 할까?

은선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으라고 하는 거겠지. 스트레스받으면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모두   하하하.

태기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해서지.

은선   모든 아이가 행복하지 않으니까. 절반은 안 행복하고 절반은 행복하지 않을까?

석윤   5대5?

인준   아니 반의반도 안 행복할 거 같은데. 만약에 한 반에 20명이 있으면 15명은 안 행복하고 5명은 행복할 거 같아. 

상우   난 그 5명 중의 하나일 거야. 난 그냥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태기   숨 쉬는 건 당연한 거야. 

은선   도둑이 들어도 행복해?

석윤   시험에서 빵점 맞아도 행복해?

은선   엄마 아빠한테 혼나고 있을 때도 행복해?

모두   하하하.

상우    그래도 내가 살아있으니까 혼날 수 있는 거지. 죽었으면 그럴 수 없잖아.

모두   하하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어.

수진   어른들은 공부만 잘하면 무조건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 

은선   공부 말고 다른 길도 있는데 그런 건 전혀 생각을 안 해.

태기   맞아. 나는 그림도 좋고 음악도 좋아하는데…….

수진   푸훗.

상우   왜 웃어?

수진   크크. 수진이는 ‘너랑 나랑은 지금 안 되지(모두 같은 음)’ 이렇게 부르잖아. 

태기   그래, 나 노래 못해.

모두   하하하.

태기   노래 못해도 음악에 관련된 직업이 꼭 가수만 있는 것도 아닌데 뭐.

상우   맞아. 

태기   우리 엄마는 내 마음대로 하라고 하긴 하는데, 은근히 공부 쪽을 더 강조해. 

석윤   나랑 똑같다. 나도 음악 미술 쪽이 좋은데 부모님은 공부를 잘해야 한대.

은선   나는 그냥 백수가 되고 싶어.  

수진   그럼 어떻게 살아?

석윤   집에 누워있으면 저절로 돈이 들어오는 거야.

인준   마법사냐?

모두   하하하.

수진   나는 요리사가 되고 싶어. 나 빵 잘 만들어. 

태기   네가 만든 거 먹다가 토할 뻔했는데?

모두   하하하.

은선   나도 요리 잘해. 라면! 이것저것 막 넣고. 

수진   근데 우리 부모님은 싫어해. 요리사는 힘들다고. 그렇다고 공부를 막 시키는 건 아니야. 하지만 요리는 안 된대.

은선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는 편이야. 우리 언니들은 메이크업 공부하고 있거든. 화장하는 거. 근데 엄마 아빠가 불평을 많이 해. 돈이 많이 든다고. 

인준   나는 공부 말고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거 같아. 

석윤   넌 공부 잘하잖아. 

상우   공부 잘하면 공부해도 되는 거지 뭐. 나는 동물 사육사가 되고 싶어. 근데 엄마 아빠한테 말하면 미쳤다고 해. 무조건 반대해.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석윤   잡혀 먹을까 봐?

모두   하하하.

태기   나도 동물을 키우는데 그게 힘들긴 해.

은선   넌 학대를 하지. 

수진   동물 학대.

태기   아니야. 무슨 소리야. 

은선   나도 봤다고! 


아이와 노동자가 행복해야 한다고? 

석윤   근데 나는 7가지 약속 중에서 아이와 노동자가 행복해야 좋은 세상이라는 말이 살짝 이해하기 어려웠어. 

태기   나도 그랬어.

수진   노동자가 뭐지?

상우   일하는 사람. 외국인 노동자라고도 하잖아.

석윤   아하.

수진   근데 왜 아이와 노동자야? 

고래   노동자는 일하는 사람이야. 동무들 부모님도 모두 일을 하지? 일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먹을 것도 사고 입을 것도 사. 그런데 만약 우리 엄마 아빠가 일을 열심히 했는데도 돈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면 어떨까? 매일 회사에서 밤늦게까지 일해야 한다면 어떨 것 같아? 일하는 엄마 아빠가 행복하지 않다면 동무들도 행복하기 어려울걸.

석윤   아, 그런 거 같아. 엄마 아빠가 매일 일하느라 바쁘면 나 혼자 집 봐야 하잖아. 

고래   동무들도 나중에 크면 일하는 사람, 노동자가 될 거야. 하는 일은 다를 수 있어. 요리사가 될 수도 있고 음악가가 될 수도 있지. 그런데 만약에 요리사는 즐겁게 일하고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데 음악가는 돈도 못 벌고 사람들이 손가락질한다면 어떨 것 같아?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맘껏 꿈꿀 수 있을까? 어떤 일을 하며 살든 행복할 수 있어야, 좋은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야.  

수진   일을 해도 가난하면 정말 슬프겠다. 근데 그런 사람들이 있어?

은선   능력에 따라서 받는 돈이 다른 거 아니야?

석윤   쉬운 일을 하니까 조금 받고 어려운 일을 하니까 많이 받는 게 아닐까?

인준   아닌가 봐. 

상우   같은 일을 하는데도 다른 돈을 받을 수 있어? 

수진   그럼,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겠다. 


'상품성' '인간성'이란 말, 조금 어려워.

인준   난 다섯 번째 상품성이라는 말이 좀 어려웠어.

태기   부모님이 아이들을 자기들 마음대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시키니까 상품이라고 하는 거 아니야?

석윤   뭐? 

수진   상품은 물건이잖아. 자기가 사서 마음대로 쓰는. 그러니까 부모님이 아이들을 상품처럼 막 대하니까 그러는 거 아닐까?

고래   동무들이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이유가 뭘까? 건강하고 조화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일 거야. 그런데 요즘은 많은 동무가 공부하는 걸 고통스러워해.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일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우고 동무들과 경쟁시키는 게 교육의 전부가 되었기 때문이지. 마치 백화점에 쭉 진열된 ‘얼마짜리 상품(물건)’처럼 동무들에게 ‘몇 등짜리 아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어.

은선   맞아. 공부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나누려고 시험을 보잖아. 

상우   잘하는 사람은 빨리 가고 못하는 사람은 느리게 가는 거지. 

인준   시험을 잘 봐야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잖아.

은선   성적이 좋아야 꼭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나? 그건 편견인 거 같아. 공부 말고 만약에 내가 매니큐어 바르는 거에 소질이 있다면 그거 하다가 좋은 대학에 갈 수도 있잖아.

수진   그건 너의 자유지.

태기   대학에서 그렇게 뽑지 않으니까 문제지.

수진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게 최고잖아. 성적이 좋아야 좋은 학생이고. 


마음껏 뛰어놀고 싶어! 

상우   나는 맘껏 놀아야 한다는 게 참 좋았어. 공부만 하면 스트레스가 엄청 쌓이잖아. 그러니까 적당히 공부하고 밖에 나가서 맘껏 뛰어노는 게 좋은 거 같아.

은선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걸 반대하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야.

태기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거.

수진   나는 학원에 다니지 않아서 그래도 놀 시간이 좀 있어. 

은선   나도 그런 편. 학습지는 하지만.

태기   난 학원이 너무 늦게 끝나. 놀 시간이 없어. 

수진   하지만 나도 만날 숙제에 시달리지.

태기   토요일밖에 시간이 없어.

수진   토요일에도 이상한 캠프 같은 데 가라고 해서 시간이 없다고. 

석윤   난 학원에 다니진 않아. 어머니께서 학원에 다니면 스트레스 쌓인다고 다니지 말라고 했거든. 하지만 집에서 만날 공부시켜. 혼자서 공부해.

모두   헐. 

태기   그래도 그게 더 좋지.

석윤   밥 차리는 것도 배워.

상우   근데 학원 다니는 게 좋은 점도 있긴 해. 

수진   맞아. 학원에 안 가면 할 일이 진짜 없어.

석윤   할 일 없는 게 더 좋아. 

상우   다른 애들은 다 학원 다니는데 나만 안 다니면 밖에서 놀아 봤자 애들 한 명도 없고. 혼자 놀아야 해. 

은선   친구들은 다 학원에 가고 전화도 안 받고, 수진이랑 나만 뭐 하고 놀지 궁리하는데 심심해. 그래서 학원 다니는 애들이 부러울 때도 있어.

태기   그래도 학원은 힘들어.

석윤   혼자서 밤 12시까지 기다리면서 공부한 적도 있어. 

은선   난 그냥 먹고 싶을 때 먹고 놀고 싶을 때 놀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수진   상팔자구먼.

모두   하하하.

상우   난 학원 7시 30분쯤 끝나면 늦게까지 놀아. 겨울에는 그냥 집에 가서 컴퓨터나 텔레비전을 보고, 여름에는 낮이 기니까 축구나 야구 농구 하면서 꽤 많이 노는 편이야. 여름에만.

은선   전에는 골목에서 많이 놀았다던데.

상우   지금은 도로가 다 포장되어 있어서 그냥 자동차들이 다니는 길이 되어 버렸어. 

수진   공터가 공원이나 놀이터로 바뀌었지.

은선   미끄럼틀에서 술래가 눈 가리고 하는 지옥탈출 재미있는데.

태기   맞아. 

수진   땅에서는 깽깽이! 

인준   난 학원 두 개 다니는데, 늦으면 8시에 끝나. 난 나가서 놀 때가 별로 없어. 집에서만 놀아. 게임 하면서. 


이 약속, 제일 마음에 들어! 

상우   난 아이들이 스트레스가 엄청 많은 거 같거든. 밖에서 뛰어놀아야 그게 풀리기 때문에 두 번째 약속이 제일 좋았어.

인준   난 여섯 번째. 부모님이 가라는 대학에 꼭 가야 하면 재미가 없어서 공부도 잘 안될 것 같아. 

은선   난 첫 번째. 딱 보니까 이게 제일 끌리더라.

수진   난 세 번째 약속.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재미있을 거 아니야. 그럼 신 나게 할 거고 성공하기도 쉬울 거야. 

수진   난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게 제일 좋았어. 솔직히 우리 인생은 반이 넘게 부모님이 차지하고 있잖아. 내 건데. 

석윤   맞아 .나도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 어른들의 말만 듣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말을 들어야 해.


엄마 아빠, 약속해 줘!

수진   7가지 약속을 잘 지키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 

은선   맞아.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태기   힘들지 않고. 

상우   나 스스로 알아서 척척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모두   맞아. 

태기   우리 엄마 아빠도 이 약속을 해 줬으면 좋겠어. 7가지 모두 약속해 주면 소원이 없겠어. 

은선   진짜 좋겠지.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을걸.

모두   맞아.

상우   충분히 놀면서 공부하면 얼마나 좋겠어. 

은선   맞아. 인생은 재미있게 살아야 하는 거잖아. 

석윤   어른들 말만 듣지 말고 내 주장도 말할 수 있어야 해. 

인준   음, 나 이거 약속한 어른들한테 할 말이 있어.

은선   뭔데? 

인준   고맙습니다. 

석윤   나는 약속하지 않은 사람들한테 할래. 어서 약속하세요. 

태기   약속 안 한 사람들한테 아이들의 마음이 어떤지 알려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