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장사꾼들

고래 2010. 8. 9. 09:00

고래가그랬어 54호  나쁜 장사꾼들


베스트셀러 

많이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이야?



동무들은 책 좋아해? 서점에는 갓 나온 싱싱한 책들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어. (고래도 매달 그 속에서 기다리고 있지. ^^) 큰 서점에 가 보면, 입구나 눈에 잘 띄는 곳에 책들을 쭉~ 진열해놓고 등수를 매겨놓은 곳을 볼 수 있을 거야. 그 주위로 사람들도 북적북적 많이 모여 있고 말이야. 바로 ‘베스트셀러’ 코너야. 일정 기간 동안 그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들을 모아둔 곳이지. 그런데 이렇게 많이 팔린 책들 속에는 비밀이 숨어 있기도 해. 어떤 비밀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고를 때 ‘요즘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많이 보나?’를 많이 살피는 편이래. 특히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나, 꾸준히 팔린 스터디셀러 등, 기존의 판매 목록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고 많이 참고한다는 거야.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책과 2등, 3등으로 팔리는 책의 판매량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의 영향력은 무척 크대.


그러다보니 자연히 책을 만드는 출판사에서도 자신들이 낸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게 되겠지? 일단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면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판매량이 쑥쑥 오르는 경우가 많으니까.

문제는 사람들이 이렇게 베스트셀러에 많이 의존하다보니, 그릇된 방법으로 베스트셀러를 조작하는 출판사들이 나온다는 거야.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문제가 되는 방법은, 책을 낸 출판사에서 많은 양의 책을 스스로 몰래 사들이거나 아는 사람들에게 구입하게 해서 많이 팔리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야. 이를 ‘책 사재기’라고도 불러. 이런 방법이 동원되면, 그 책이 좋고 재미있어서 산 사람들이 아니라 출판사 쪽에서 산 건데 겉으로는 많이 팔린 것처럼 보이게 되겠지?

또 책을 최대한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리는 저자 사인회나 책에 딸린 선물, 할인 쿠폰 같은 덤도 지나치면 문제가 될 수 있어. 이런 보너스들이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책의 내용을 보고 판단하기보다 선물이나 가격에 솔깃해서 책을 고른 사람들도 많아질 수 있으니까. 그러다보면 책 자체에 대해서는 실망하게 될 경우도 많을 거고 책 읽는 즐거움이나 의미를 찾기 어려워져서 책 자체와 멀어질 수도 있다는 게 문제야. 결국 널리 보면 독자에게 안 좋게 작용하는 거지.

다른 사람들이 많이 본 책을 참고해보는 일은 책을 고르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어. 다만 이렇게 여러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며 참고하는 정도로만 써야겠지? 단순히 많이 팔렸다고 해서 쉽게 선택하는 건 위험하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러려면 평소 책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게 더 좋겠지? 알라딘 같은 인터넷 서점을 자주 들어가보거나, 궁금한 책이 있을 때 검색해보는 것도 좋겠다.

대부분의 인터넷 서점에서는 신간 도서를 소개하는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편하게 책 소식을 받아보고 싶은 동무들은 안내 메일을 신청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 소개되는 책들을 보고 궁금해지면 스스로 좀더 책에 대해 알아도 보고. (이 때도 할인이나 선물 공세는 조심!)

아마 이렇게 고른 책들이 동무들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 줄 거야. 똑똑하게 책을 고르는 동무들 같은 독자들이 점점 많아지면, 책 사재기 같은 나쁜 방법이나 지나친 선물 공세도 그 힘을 잃고 서서히 줄어들지 않을까? ^^   


 | 고래가그랬어

고래가그랬어 54호   인터넷 서점 알라딘 바로가기


오픈키드(http://www.openkid.co.kr)라는 어린이서점은 한 권 한 권 꼼꼼하게 읽지 않은 책은 소개를 하지 않는다고 해요. 요즘, 책 내용도 다 보지 않고 많이 팔릴 것 같은 책을 소개하는 서점이 너무 많아요. 그런 서점에서 소개하는 책에 익숙해지면, 베스트셀러라고 무조선 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벌어지게 되겠지요.

 
 
 

나쁜 장사꾼들

고래 2010. 7. 30. 09:00

고래가그랬어 49호  나쁜 장사꾼들

 


등수를 팔아먹는 장사꾼

 

시험은 언제나 싫어. 잘 보면 좋을 때도 있지만 시험공부 하느라 잠 못 자고, 부모님 눈치 보는 것까지 생각하면 끔찍하지. 시험을 쉽게 잘 보는 방법 뭐 없나?

지석(가명)이는 지난 시험 때 귀가 솔깃한 얘기를 들었어. 인터넷에서 수학 선생님이 작년에 냈던 시험지와 답안을 다운받아 봤더니 비슷한 게 많이 나왔다는 거야. 얼른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진짜 있어. 어떤 사이트는 수행평가 자료까지 제공하더라고. 하지만 돈을 내야 한대. 또 그런 사이트가 한두 개가 아니어서 어느 사이트에 돈을 내고 시험지를 보는 게 좋을지 고민도 됐지. 지식인에 물어봐도 대답이 가지가지. 참 돈은 어떡하지? 몇 만 원씩이나 되는 회원비도 감당 안 돼. 시험날은 다가오고…… 걱정이다. 흑.

 

내신이 중요해지면서 기출문제로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더욱 많아졌어. 공부와 시험에 대한 부담이 큰 중고생이 특히 심하지. 그런데 이제 초등학생까지 내신 관리 바람이 불고 있어. 부모들은 아이 성적이 상위권이길 바라고, 기출문제 장사꾼들은 이 점을 노리고 불안해진 동무들을 유혹해 돈을 벌고 있지. 그들은 동무들이 시험 잘 보길 바라지 않아. 그저 결제되는 회원비만 탐낼 뿐이지. 동무들도 아마 알 거야. 이제 시험은 더 이상 어느 정도 아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걸 말이야. 시험은 일등부터 꼴찌까지 등수를 정하려고 치루는 못된 행사가 돼 버렸어.

지석이는 왜 회원비를 엄마에게 달라고 하지 못하고 혼자서만 끙끙댔을까. 아마 속으로는 정당하지 않은 방법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거야. 초등학생 동무들에게 지석이 같은 상황이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어. 대부분 비싸니까 회원가입은 하지 않을 거라 했어. 하지만 공짜라면? 다 다운로드 받을 거래. 하하.

 

어떻게든 시험을 잘 봐서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좋은 대우를 받고 싶은 동무들의 어린 마음을 무작정 나쁘다고 혼낼 수는 없겠지. 그런 걸 미끼로 돈벌이를 하는 나쁜 장사꾼들이 문제니까. 하지만 동무들이 이런 장사꾼들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면 장사꾼들은 더 늘어나고 동무들의 성적 경쟁은 더욱 심각해질 뿐이야.

시험기간이 다가오자 몇몇 신문에 기출문제 사이트를 홍보하는 기사가 올라왔어. [기출문제를 풀어봄으로써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실수 방지 훈련’]을 시켜준다는 내용이었지. 그런데 이거 알아? 작년에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이 괘씸한 장사꾼들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냈어. 법원은 “교사들이 정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출제한 문제는 저작권법에 보호되는 저작물”이라고 판결을 내렸지. 그러니 사설 학원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몰래 기출 문제를 가져다 학생들에게 팔고 돈을 버는 건 저작권을 침해하는 나쁜 일이야. 게다가 그렇게 올라온 기출문제들 답은 틀린 경우도 많대! 그러니 그런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야말로 ‘실수’ 아닐까?

이런 장사꾼들이 늘어나는 건 성적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 탓이 커. 부모님이 동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잔소리 있지? “공부해라!” 그 공부는 진짜 배움일까, 아니면 점수만 올리는 성적 향상일까? 오늘 엄마 아빠한테 한번 물어볼까?

 

글 | 고래가그랬어    고래가그랬어 49호

 

 

 
 
 

나쁜 장사꾼들

고래 2010. 7. 1. 09:00

고래가그랬어 55호  나쁜장사꾼들


알맹이 없는 '장삿속 체험전'은 가라!


동무들이 쉬는 토요일 (일명 '놀토'라고 하지? ^^) 이나 방학 때 자주 가는 체험 학습.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것들을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야. 하지만 동무들의 '체험'이 '학습'이 되면서 생긴 문제들도 있다고 해. 그게 뭘까?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때는 주위의 모든 것이 놀잇감이고 놀이터였지. 하지만 요즘은 많은 동무들이 도시에서 자라다 보니 자연과 가까이 지낼 기회도 적고, 마음껏 뛰놀 만한 장소가 부족해. 흙장난, 썰매타기, 눈싸움 같은 단순한 놀이와도 친하지 않은 동무들이 많지. 

이런 동무들을 본 어른들은 ‘체험’을 ‘학습’, 즉 ‘공부’의 하나로 만들었어. 동무들의 숙제가 늘어난 셈이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것들을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 문제는 이를 앞세워 스리슬쩍 장사를 하려는 어른들이야.  

체험 학습이 새로운 공부 방법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행사나 여행 상품들이 많이 생겼어. 그런데 매번 멀리까지 가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면 곤란하잖아. 그래서 가까운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체험전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 특히 방학이면 각종 대규모 어린이 체험전들이 곳곳에서 열려. 엄마 아빠 손에 끌려가는 동무들도 있고 숙제 때문에 우르르 함께 몰려가는 동무들도 있지만 어쨌든 많은 동무들이 체험전을 즐겨 찾고 있지.  

그런데 체험전을 찾은 동무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참 많다고 해. 입장료에 비해 내용이 썰렁하거나 체험 도구가 영 시시할 때 주로 그렇지? 전시 해설이 별 도움이 되지 않거나 어렵다고 느끼는 동무들도 많더라. 아르바이트 이모, 삼촌들이 전시를 앞두고 간단한 교육만 받은 뒤 해설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거든. 그러니 전시의 재미를 더해 줄 깊이 있는 해설이나 동무들의 눈높이에 맞춘 해설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 

또, 안전장치나 응급 상황에 대한 대비도 부족한 곳이 많아. 실내전시의 경우 많은 사람들로 공기가 탁해지기 쉬운데 공기를 맑게 해 주는 정화기가 없는 곳도 많고.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체험 학습과 관련된 행사들이 인기를 끌면서, 전시 내용에 공을 들이기보다는 많이 손님을 끌려고만 하는 어른들도 늘어났어. 겉으로는 ‘교육’을 내세우지만 알고 보면 돈 버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삿속’체험전을 꾸려 가고 있는 거지. 

게다가 체험전은 한 번 열리고 나서 앞으로 더 열릴 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특징이야. 결국 전시 한 번 끝나면 그만이라는 식의 책임감 없는 생각이 엉터리 체험전을 만든다고 할 수 있지. 

그렇다면 엉터리 체험전에 낚이지 않기 위해 동무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체험 행사전을 찾기 전에는 전시 홈페이지부터 잘 살펴봐. 동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나 게임 등을 앞세워 흥미를 끄는 전시일수록 더 꼼꼼히 살펴봐야 실망하지 않겠지? (광고만 보고 쉽게 솔깃해하다간 낚일 수 있으니 주의~.) 

미리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참고해 보는 것도 좋아. 그동안 여러 차례 문제점을 지적 받고 많은 부분에서 좋아진 전시도 있고, 감시 요원을 모집해서 전시를 찾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려고 애쓰는 전시도 있거든. 계절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아. 예를 들어 야생화나 식물에 대한 전시라면 겨울보다는 봄에 내용이 더 알차겠지?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 등에서 여는 무료 행사들 중에서 알찬 행사를 고를 수 있다면 입장료 부담 없이 좋은 체험을 하게 될 테니, 일석이조일 테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동무들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체험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마. 다가오는 여름 방학에 이루어질 동무들의 체험 학습은 더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랄게.   



  고래가그랬어 5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