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망 삼촌의 게임 이야기

고래 2015. 3. 16. 10:00

‘UCC’라는 말 기억해? 유튜브 같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가 나오자, 사람들이 자기 캠코더나 디지털 사진기로 재미있는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어. 이렇게 보통 사람들이 재미로 만들어 공유하는 동영상을 UCC(User Created Contents)라고 하는데, 아마추어들이 만든 영상임에도 아주 재미있고 뛰어난 작품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어. 동무들도 이런 영상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거야. 그런데 UCC는 원래 동영상만 가리키는 말이 아니야.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재미로 만드는 작품들을 모두 UCC라고 해. 게임에도 UCC가 있어. 게임 회사가 만들어 준 내용을 그냥 소비하며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게임의 내용을 바꾸어 다른 사람과 나눈다면 그게 바로 게임 UCC야.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많은 게임이 이러한 게임 UCC로부터 만들어졌어.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실시간 전략 게임인 <워크래프트 3>의 UCC 맵으로부터 만들어졌어.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게임의 장르를 ‘AOS’ 라고 하는데, 이 AOS라는 이름도 사실은 <스타크래프트>의 UCC 맵에서 나왔어. 처음에 <스타크래프트>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게임뿐 아니라 게임 안에 들어 있는 맵 에디터(게이머들이 게임 맵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에 큰 관심을 가졌어. 전에는 게임 개발자들이나 만질 수 있었던 도구를 아무나 사용할 수 있게 됐거든.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도구가 손에 들어오자, 사람들은 더는 게임 회사에서 만들어 준 게임에만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어. 그들은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하여 축구 게임도 만들고, 롤플레잉이나 어드벤처 형식의 게임도 만들었어. 원작 게임의 형식을 완전히 파괴하는 시도가 계속되면서 전에 없었던 새로운 게임 장르가 나온 거야. 대단하지?

한국에서 만들어져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온라인 FPS(1인칭 슈팅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도 UCC가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들었을 거야. 온라인 FPS가 지금과 같이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카운터 스트라이크>라는 게임 때문이야. 이것도 아마추어들이 만든 UCC 게임이었어. 밸브라는 게임 회사에서 <하프라이프>라는 유명한 게임을 만들었는데,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이 이 게임의 맵 에디터를 이용하여 자신들이 좋아하는 온라인 대전 형식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게임을 새로 만든 거지. 이 게임이 워낙 큰 인기를 끌게 되자, 게임 회사 밸브에서 게임 개발자들을 아예 채용해 자신들의 공식 게임으로 만들어 버렸어. 그 뒤 이 게임의 인기는 더 높아졌고, 이제는 원작보다 더 유명해졌어.

이렇게 게임 UCC가 대단한 성과를 거두게 되자, 많은 게임 회사가 앞다투어 게임 개발 도구를 공개하기 시작했어. 전략 게임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나 롤플레잉 게임인 <네버 윈터 나이츠> 같은 게임 시디 안에는 굉장히 수준 높은 게임 개발 도구가 들어 있었어. 또 <스포어>라는 게임을 만든 EA라는 회사는 다양한 게임 속 생물을 직접 만들 수 있는 ‘크리처 창조기’를 게이머들에게 싼값에 팔기도 했어. 더 많은 도구를 얻게 되자, 사람들은 더욱 신기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끊임없이 만들 수 있게 되었지.

어때, 사람들의 창의력이 참 대단하지?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는 게임 회사에서도 생각해 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이렇게 잘 만들어 내니까. 사실 아마추어 개발자가 전문 개발자보다 게임 만드는 기술은 부족할지 몰라. 하지만 직업으로 일하는 사람들과 달리, 이들은 게임을 ‘그냥 재미로’ 만들 수 있어. 이 게임을 만들어서 꼭 돈을 벌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검사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직장 상사도 없으니까 아무 부담 없이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거지. 그 때문에 전문적인 게임 개발자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걸 실제로 만들어내기도 하는 거야. 게임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작품들이 아마추어 개발자들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었던 이유를 이제 알겠지?

게임 개발을 위한 도구를 개발자만 차지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자는 생각은 누가 처음 했을까? 그게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전보다 더 재미있는 세상이 된 것은 분명해. 세상은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그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면 엄청난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러한 UCC 게임들을 통해 알게 되었어. 이러한 깨달음이 단지 게임의 세계에서만 끝나지 않고, 실제 세상의 많은 사람에게도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어.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세상, 분명 만들 수 있겠지?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하기로 해.^^ 


글_ 똘망 삼촌은 ‘작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독립게임개발자야.




고래가그랬어 136호      인터넷서점 알라딘 바로가기        인터넷서점 Yes24 바로가기




 
 
 

똘망 삼촌의 게임 이야기

고래 2015. 2. 17. 10:30

지난해 겨울, 한 스마트폰용 게임이 조용히 나왔어. 이 게임은 요란한 광고도 없이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알려졌는데,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난데없이 등장한 이 게임의 이야기로 한동안 떠들썩했어. 게임의 제목은 <살아남아라 개복치>! 너무 약해서 조금만 잘못돼도 쉽게 죽는 개복치라는 물고기를 키우는 게임이야. 최근에 스마트폰용 게임을 거의 안 하던 삼촌도 트위터에서 이 게임을 발견하고 바로 설치해서 해 봤는데, 아주 단순해 보이는 이 게임에서 꽤 오랫동안 빠져나오지 못했어.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게임이기에 삼촌 같은 사람들을 다시 스마트폰으로 불러들인 것일까? 한번 제대로 들여다보기로 할까?


입소문

<살아남아라 개복치>는 별다른 광고 없이도 수많은 사람에게 빠르게 알려졌어. 이 게임에서 개복치는 수시로 황당하게 죽는데, 예를 들어 오징어를 너무 많이 먹어서 죽기도 하고 지나가는 바다 거북이를 보고 놀라 죽기도 해. 이렇게 황당한 일이 벌어질 때마다 게임 플레이어는 이 사실을 자신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릴 수 있어. 이것을 본 사람들은 아주 독특한 게임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도 게임을 설치해서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야. 눈길을 끄는 그림과 글, 그리고 쉽게 게임을 설치할 수 있는 웹 주소가 함께 올라오기 때문에 게임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고, 더 많은 사람이 게임을 할수록 입소문도 더 멀리까지 퍼져 나가게 되는 거지.


쉬운 조작

개복치 게임을 하기 위해 특별히 조작 방법을 배울 필요가 없어. 그냥 개복치 주변에 나타나는 먹이들을 터치해서 개복치에게 주기만 하면 되거든. 일일이 터치하는 게 귀찮으면 먹이들을 손가락으로 쓱쓱 문지르기만 해도 돼. 그러면 손가락이 닿았던 곳을 기억하고 개복치가 알아서 먹이를 먹으니까. 이처럼 엄지 하나만으로도 게임을 쉽게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삼촌과 같이 손이 작은 편인 사람들도 한 손으로 게임을 할 수 있어.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도 한 손으로 먹이를 줄 수 있으니 무척 편해.


도감 완성하기

이 게임에는 포켓몬스터 게임에 있는 것과 비슷한 도감이 있어. 개복치가 새로운 방식으로 죽을 때마다 도감이 하나씩 채워지는데, 이 도감을 완성하기 위해 끝없이 게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 삼촌도 도감을 거의 다 채웠는데, 아직 마지막 세 개를 채우지 못해서 아쉬워하고 있어. 도감을 다 완성하기 전에든 게임을 끝내지 못했다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 그래서 한 번 더 도전하게 되는 것 같아.


좁은 화면이지만 할 일이 많아

게임을 하다 보면 개복치의 먹이들이 굉장히 자주 나타나. 해파리・오징어・새우・게 등등 종류도 다양하지. 이 때문에 손가락을 쉴 틈이 별로 없어. 사실 먹이가 나타나면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게 거의 다인 게임인데도 뭔가를 많이 한 느낌이 들어. 가끔 나타나는 황금 거북이도 있어. 지나가는 거북이를 터치하면 화면이 번쩍이면서 먹이가 잔뜩 나오거든! 실수로 거북이를 놓치면 꽤 아쉬워.


지금까지 개복치 게임을 간단히 분석해 봤어. 이처럼 주어진 게임을 그냥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점이 재미있었고 어떤 점은 별로였는지 분석하는 연습을 많이 한다면, 게임을 보는 눈이 달라질 거야. 동무들도 좋아하는 게임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뜯어보고 글로 적어 보는 게 어떨까?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게임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놀랄지도 몰라.^^ 


글_ 똘망 삼촌은 ‘작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독립게임개발자야.





고래가그랬어 135호      인터넷서점 알라딘 바로가기        인터넷서점 Yes24 바로가기



 
 
 

똘망 삼촌의 게임 이야기

고래 2015. 1. 16. 10:00

흔히 게임은 재미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기 쉬워. 하지만 게임은 우리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 주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해. 예를 들어 삼국지 게임을 많이 한 사람은 소설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의 이름을 척척 외우곤 하는데, 책을 펴 놓고 공부하듯 암기한다면 이렇게 쉽게 해낼 수 없을 거야.

게임은 어렵고 힘들어 보이는 일도 쉽고 즐겁게 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게임을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좀 더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어. 그럼 게임을 통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도록 할까?


교육_ 게임을 이용하면 지루한 공부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많은 교육용 게임이 만들어졌어. 한자나 영어 단어 익히기와 같은 단순한 것부터 협상이나 시간 관리 기술을 가르치는 게임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무척 많아. 스마트폰용으로 나온 <배틀 사자성어>나 <키즈 악기 놀이> 같은 게임은 교육용 게임이면서도 무척 재미있어.


소식 전달_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사건을 게임으로 만들어 알리는 방법도 있어. 이런 게임을 ‘뉴스 게임’이라고 하는데, 아프리카 수단의 다르푸르 지역에서 발생한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만든 <다르푸르가 죽어가요>라는 게임이 뉴스 게임의 대표적인 작품이야. 그 밖에도 시리아 내전을 소재로 한 <엔드게임:시리아>나 멕시코 마약전쟁의 실태를 알리기 위한 <나루코구에라> 등의 게임이 있어.


치료_ 병에 걸렸거나 사고로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임을 가리켜. 예를 들어 <리 미션>이라는 게임은 소아암에 걸린 환자들에게 자신들이 걸린 병을 어떤 원리로 치료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를 심어주는 게임이야. 이 외에도 노인들의 치매 예방이나 뇌졸중 환자의 재활을 위해 개발된 게임들이 있어.


운동_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땀을 흘릴 수 있다면 어떨까? 운동을 귀찮아하는 사람들도 재미있게 자신의 몸을 단련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이유로 운동 게임이 꽤 많이 개발되었는데, 그중 닌텐도에서 만든 <위 핏>이라는 게임이 유난히 큰 인기를 얻었어.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요가나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고 해. 최근에는 엑스박스 게임기에 달린 키넥트라는 카메라 장치를 이용한 운동 게임도 많이 나오고 있어.


훈련_ 갑자기 지진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홍수나 가뭄, 쓰나미 같은 재앙이 발생한다면? 평소에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럴 때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소중한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어.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평소에 생각해 보고 대처 방법을 훈련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임들이 있어. 이런 게임을 훈련용 게임이라고 하는데, 삼촌이 예전에 소개한 적 있는 <재난을 막아라>와 같은 게임이 대표작이야.


설득_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제시하고, 설득하기 위한 게임들도 있어.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 지역의 평화를 원하는 목소리를 담은 <피스 메이커>나 무공해 발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풍력 발전소 건설 게임인 <윈드폴> 같은 것이 이런 게임이야. 자신의 종교를 알리고 전파하기 위해 개발되는 다양한 종교 게임들도 넓게 보면 이런 설득형 게임이라고 할 수 있어.


게임을 만드는 목적이 참 다양하지? 영화에도 오락 영화가 있고 기록 영화가 있듯이, 게임도 그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어. 동무들도 앞으로는 재미있는 게임들만 찾지 말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좀 더 다양한 게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그것도 무척 즐거울 거야. 


글_ 똘망 삼촌은 ‘작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독립게임개발자야.






고래가그랬어 134호      인터넷서점 알라딘 바로가기        인터넷서점 Yes24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