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고래는?

고래 2020. 7. 8. 11:36

 

함께 느끼고

008 쉿 손으로 말해요 최지경

014 엄마 말고, 이모가 해주는 이야기 소복이

036 마음 바다 심우도

062 엄마 아빠 어릴 적에 꽃구름 김규필

120 세상의 뒷모습 |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136 고양이 클럽과 왕 친구들 박윤선

 

맘껏 뛰어놀고

064 해문 삼촌이 만난 세계의 아이들 장마 편해문

076 키마이라의 나비 에드나의 결정 ② | 안민희

092 큰바위 클라이밍 센터 이안문

118 톡톡! 믿거나 말거나 아라비아 숫자가 왜 인도에서 나와?

124 탐정 칸의 대단한 모험 너의 정체는? 하민석

162 1990, 무화과나무 떡볶이 정구지

178 맛있는 똥떡 숙종과 금손이 ① | 이우영

 

스스로 생각하고

016 고그토론 고그와 나

056 고그 글마당

072 체육은 즐거워?! 모두를 위한 비대면 운동장 찾기 이경렬

074 게임만큼 재밌는 게임 수다 새로운 게임기, 새로운 게임 강지웅

122 우리가 알아야 할, 노동 일이 마트 물건처럼 상품이 된다고? 이승윤

156 고그와 함께 만화 보기 단편 만화의 재미 박인하

158 고그와 함께 영화 보기 다르다는 것 박지연

160 하양 이모의 네덜란드 표류기 네덜란드에서도 흑인 차별? 양하양

 

꼼꼼하게 배우고

070 은수 삼촌의 책 이야기 책하고 공책은 어떻게 달라요?장은수

146 지연 이모의 현대미술 이야기 바람의 뜻을 새긴다 김지연

149 사라진 것들의 흔적 거리의 감옥 조대연

150 멍멍 냥냥 위키 노령견일 때 더욱 필요한 것

152 재원 이모 크리스 삼촌의 안녕! 우주 새로 찾은 이웃 재원, 크리스

154 석준 삼촌의 사회 이야기 미국은 더는 교과서가 아니에요 장석준

192 건강한 건강 수다 학교는 달라질까? 오로라

 

재밌게 만들고

066 오늘도 나무로 그랬어 아이스티가 필요해 남머루

194 호기심 상자 고그에 관한 말들을 이야기해 봐요

198 고그에게 / 몰래엽서 / 솜씨를 뽐내요

204 고그 알리미 / 고그 선물 보따리

 

004 특집 200호 축하 인사

108 특집 독자엽서 고그야 나 할 말 있어!’

 

 

고래가그랬어 200      인터넷서점 알라딘 바로가기       인터넷서점 Yes24 바로가기

 

 
 
 

고래 어린이 인문학교

고래 2010. 7. 21. 09:00

고래가그랬어 80호  어린이 인문학교



고래와 벼레별씨가 함께 어린이 인문 학교를 열었어요. 경제, 디자인, 생태, 노동, 역사, 공부를 주제로 3월부터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강의를 열어요. 인문학교 네 번째 시간에는 노동 운동가 이갑용 삼촌이 동무들과 함께 진짜 노동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강사 | 이갑용 삼촌은 노동 운동가예요. 어린이 인문학교 ‘노동’ 강의의 강사로 동무들과 재미난 이야기 나눴어요.

진행 | 고래가그랬어

사진 | 홍철기(바라 스튜디오) 삼촌


우리가 생각하는 노동이야기

노동자란?

노동자는 뭘까요? 사전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노동력을 판매하여 얻은 임금을 가지고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이라고 나와 있어요. 여러분, 노동자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지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요!) 사람들은 노동자 하면 가장 먼저 공장이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떠올려요. 삼촌은 노동자예요. 저한테 ‘직업이 뭐냐?’라고 물어보면 노동자라고 대답해요. 그런데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요. 왜 그럴까요?


이 사람은 노동자일까?



이 사람들은 노동자일까요? (노동자!)


노동자라는 말의 뜻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한다고 했어요. ‘불문하고’라는 가리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어떤 직업을 갖고 일하느냐에 상관없이 일하고 그 대가로 받은 임금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노동자입니다. 그래서 여러분 부모님도 그리고 저도 노동자이지요. (의사는 노동자가 아니잖아요?) 의사도 자기의 노동력을 팔아 임금을 받고 생활을 하기 때문에 노동자예요. 여러분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도 버스 운전기사님도 지하철 운전기사님도 어민도 모두 노동자이지요.


자,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노동자일까요?



(아니요! 노동자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해요! 노동자예요!)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오네요. 판사 ‧ 변호사 ‧ 검사 ‧ 군인 ‧ 경찰 ‧ 교도관 같은 공무원들도 열심히 일하고 임금을 받아요. 그러니까 노동력을 팔고 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노동자이지요. 그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 걸 그룹 여러분이 많이 알고 좋아하는 연예인들도 노동자예요. 김연아 박지성같은 스포츠 선수들도요. (스포츠 선수는 자기 돈으로 살아가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노동자가 아니지 않나요?) 스포츠 선수들도 소속된 구단에서 연봉을 받아요. 박지성같이 유명한 스포츠 선수는 어마어마하게 연봉을 받아서 노동자가 아닐 거로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얼마를 받느냐는 상관없이 스포츠 선수들도 노동자예요.

여러분이랑 이야기하다 보니까 우리 주변에 노동자 아닌 사람이 없는 거 같아요. 사회의 거의 모든 사람이 노동자예요. 그렇지요? (노동자 아닌 사람 있어요!) 누구지요? (우리요. 어린이들은 노동자가 아니잖아요!) 맞아요. 정답! 어린이들은 노동자가 아니지요. 하지만 여러분도 곧 노동자가 된 답니다.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것들

이 건물을 보세요. 남산타워와 63빌딩 두바이에 있는 버즈라는 건물이에요. 이게 160층 높이래요. 여러분은 이 건물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와 높다! 크다. 무섭다.) 이건 인천대교와 설악산에 있는 케이블카 그리고 산과 산을 이어주는 구름다리에요. 이건 어떤 느낌인가요? (극한 지역! 무서워요! 타고 싶어요!) 그래요, 여러분은 이것들을 보고 멋지게 느끼기도 하고 타고 싶어 하기도 해요. 그런데 삼촌은 여러분과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이걸 보면서 “이건 누가 만들었을까? 만드느라고 정말 힘들었겠다. 만들다가 다치거나 사고로 죽은 사람들도 있겠지?”라는 생각이 났어요. 우리가 멋지다고 느끼고 편하게 즐기고 재미있게 누리는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졌어요. 세상의 많은 것이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골리앗의 외로운 늑대 - 이갑용 삼촌의 ‘노동’이야기

삼촌 별명은 ‘골리앗의 외로운 늑대’에요. 별명이 참 특이하지요? 왜 이런 별명이 붙게 되었는지 지금부터 이야기해 줄게요.

삼촌은 현대 중공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였어요. 착하고 성실하게 일하던 삼촌이 어느 날 머리띠를 하고 저항하기 시작했어요. 왜냐면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모습을 봤기 때문이에요. 삼촌이랑 같이 일하던 동료 노동자들은 자기들의 모습을 무척 부끄럽게 생각했어요. ‘내가 못나서 힘든 일을 하고 있다’라고 ‘나는 지지리 궁상으로 살고 있다’라고 여기면서 세상을 살아갔지요. 그때는 회사가 군대랑 다를 바가 없었어요. 지금은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그때는 회사에 들어가면 머리를 ‘바리깡’으로 빡빡 밀었어요. 회사 정문을 지키고 있던 경비들이 머리가 긴 노동자를 붙잡아서 강제로 자르기도 했어요. 동무들 ‘조인트 깐다’라는 말 알아요? 안전화라는 신발이 있어요. 공장이나 공사 현장에서 발을 보호하기 위해서 신는 작업용 신발인데 엄청 단단해요. 그걸로 정강이를 차는 거예요. 삼촌 동료 노동자들은 수도 없이 조인트를 까였어요. 그뿐만 아니라 노동자에게 심한 욕, 험한 말도 함부로 하고 식칼을 들고 위협하기도 했어요. 삼촌 동료 노동자들은 그때를 이렇게 표현해요. “우리는 짐승처럼 살았다!”라고.


삼촌 동료는 자기 아이들에게 ‘너희는 커서 절대로 나처럼 살지 마라’라고 말했어요. 공부 열심히 해서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이 되라고 했어요. 절대로 내 자식만큼은 노동자로 키우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지요. “우리 아이들이 나를,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할까?” 그렇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게 참 비참하고 싫었어요. 그래서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우리는 요구하기 시작했어요. 짐승이 아니라 사람답게, 일하는 만큼 정당하게 대우해 달라고요. 이런 주장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노동조합을 만들었어요. 동무들 노동조합 알아요? (노동자들이 단체로 모인 거요!) 네, 맞아요. 노동자 한 사람이 뭘 하기는 참 어렵거든요. 그래서 단체로 주장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함께 뭉치고 힘을 모아서 조합을 만드는 거예요.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 권리는 법으로 보장되어 있어요. 그리고 노동조합만 만드는 게 아니라 뭉쳐서 힘을 발휘하는 걸 파업이라고 해요. 파업은 일하지 않는 거예요. 그럼 회사가 굴러가지 않겠지요? 노동자들은 파업을 통해서 노동자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회사에 자기 의견을 주장하고 시위도 해요. 파업도 역시 법으로 보장된 권리에요.


자, 삼촌이 재미있는 사진 몇 개 보여줄게요. 어쩌면 여러분이 아는 얼굴이 나올 수 있으니까 잘 보세요. 이 사람은 현대중공업에서 가장 돈이 많은 정몽준이에요. 지금은 정치하는 국회의원이지요. 그때 정몽준 의원은 반대편에 서서 삼촌에게 농성을 멈추라고 했고, 삼촌은 정몽준 의원에게 우리의 요구가 정당하니까 들어달라고 주장했어요. 그렇게 파업을 하는 중에 경찰, 공권력이 들어와서 노동자들을 강제로 쫓아내고 시위를 진압했어요. 회사도 경찰도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들은 채도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골리앗이라고 부르는 82미터나 되는 크레인 꼭대기에 올라가서 저항했어요. 저항이 뭐지요? 그래요. 싸우는 거예요. 밑에는 경찰이 있고, 삼촌과 몇몇 동료는 높은 곳에서 무척 외롭게 싸워야 했어요. 사진을 하나 더 보여 줄게요. 이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에요. 1990년 골리앗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에요. 그렇게 싸우다가 결국 내려왔는데 그때 삼촌에게 골리앗의 외로운 늑대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그때 삼촌이 요구한 것은 '머리 모양, 옷 모양 자유롭게 하고 싶다. 법으로 보장하는 권리인데 왜 노동조합을 인정해 주지 않느냐.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니까 차별하지 마라. 일한 만큼 정당한 임금을 달라.'였어요. 이런 요구가 잘못된 건가요? 삼촌은 정당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정당한 요구를 하는 노동자들을 경찰은 강제로 해산시키고 감옥에 가뒀어요. 삼촌도 노동조합 활동하다가 3번이나 감옥에 갔어요. 도둑질한 적도 없고 강도질한 적도 없는데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라고 주장했다고 감옥에 간 거예요.

이런 걸 겪으면서 삼촌과 삼촌 동료 노동자들을 깨닫기 시작했어요. 우리를 지켜준 건 경찰도 회사도 아니고 노동조합이었어요. 노동조합은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들의 권리이고 파업은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가장 힘 있는 행동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깡패가 단체로 모여 조직을 만들면 불법이지만 노동자는 조직을 만들 수 있고 단체로 행동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린 우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어요.


노동자는 세상의 주인이고, 노동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니까 신이 났어요. 사회의 많은 사람이 다 노동자고 우리가 없으면 세상은 돌아가지 않아요. 여기 있는 탁자를 만든 것도 노동자이고 학교 선생님도 노동자예요. 우리가 먹는 음식, 사는 집도 타는 차도 모두 노동자가 만들었어요. 한 회사의 노동조합 힘은 약하기 때문에 모든 회사의 노동조합이 힘을 모아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라는 단체도 만들었어요. 그리고 삼촌은 민주노총 두 번째 위원장으로도 활동했어요.

예전에는 정치는 만날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의 대표만 하는 거로 알았는데 이제는 노동자들이 직접 노동자 대표를 뽑아서 선거에 내보내기도 했어요. 삼촌도 노동자 대표로 울산 동구 구청장 선거에 나가서 당선되었고, 4년 동안 일했어요. 노동자들의 삶이 참 많이 바뀌었어요. 이제 노동자들은 노동자라는 이름을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노동자가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데 내가 노동자라는 게 뭐가 부끄럽겠어요!


함께 생각해 봐요!

동무들, 노동자가 행복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삼촌은 어떤 노동을 하든지 차별하지 않고 노동자를 귀하게 여겨야 올바른 세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결국 노동자가 사회의 주인이 되는 세상이 진짜로 행복한 세상일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삼촌은 첫 번째로 자기가 바로 노동자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노동자임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해요. 노동자는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에요. 어깨 펴고 당당하게! 자부심을 품어야 해요. 또 노동자끼리 차별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판사로 노동하던, 군인으로 노동하던, 청소 노동을 하던 세상 일부분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차별해선 안 돼요. 그리고 노동자들의 아픔이 담긴 물건을 사거나 쓰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앞에서 봤던 애니콜, 콜트콜텍 기타처럼 노동자의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않는 회사에서 만들어진 것은 되도록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이건 여러분 마음대로 하긴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그런 마음만은 꼭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이 모여서 세상을 바꾸는 거니까요.

여러분 꼭 기억해 주세요. 여러분 대부분이 나중에 노동자가 될 거예요.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이 노동자예요. 우리는 우리가 노동자임을 부끄러워해서는 안 돼요. 노동자들이 없으면 이 세상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진짜 노동이 뭐야?> 전문은 고래가그랬어 80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바로가기   인터넷 서점 YES24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