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하나님께 영광을!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이루어진것을 감사합니다.

09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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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겨자씨 [겨자씨] 당신의 상처는 어디에…

[겨자씨] 당신의 상처는 어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어김없이 찾아온 무더위, 이래저래 답답하고 힘든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최근 등산과 낚시, 걷기는 물론 자동차를 타고 나가 자연 속에서 밤을 지내는 ‘차박’이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책 읽기도 좋은 선택입니다. 나무 그늘이든 선풍기 앞이든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책을 펼치는 것은 시대와 지역이 달라 만날 수 없는 저자를 대면하는 특별한 은총을 누리는 시간인 셈이니까요. 마르트노 성인에게 사탄이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성인은 속지 않았습니다. 사탄에게 성인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의 상처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리스도는 왕관이 아니라 상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치 동굴 ..

03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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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겨자씨 [겨자씨] 치지 못한 종

[겨자씨] 치지 못한 종 마음속에 멍처럼 남아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심심할 때면 얼굴을 비춰보던 고향의 우물 같은 그런 시간이기도 합니다. 강원도 단강에서 첫 목회를 할 때였습니다. 새벽 4시30분 새벽기도회를 위해 10분 전 종을 쳤습니다. 새벽마다 울려 퍼지는 잔잔한 종소리를 하나님이 부르시는 소리로 알고 자석에 쇠 끌리듯 예배당을 찾아 첫 신앙을 가진 동네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새벽종은 그만큼 의미 있는 것이었지요. 기억에 남은 그날은 망설인 끝에 종을 치지 않았습니다. 긴 가뭄 끝에 단비가 왔고 밀렸던 모내기를 하느라 어둠 속 흙투성이가 돼 돌아오는 마을 사람들을 전날 밤 봤기 때문입니다. 종을 치면 그 소리를 듣고 고단한 몸을 일으켜 교회에 나올 교우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새벽에 필..

27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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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겨자씨 [겨자씨] 불씨 지키기

[겨자씨] 불씨 지키기 과거 며느리에게 주어진 역할 중 하나가 불씨 지키기였습니다. 화로의 불씨를 꺼트리는 일은 몹시 부끄러운 일로 여겨졌습니다. 게으르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지요. 시베리아 시호테알린산맥을 탐사한 기록을 담은 ‘데르수 우잘라’라는 책이 있습니다. 책에는 준비물을 챙기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준비물 챙기기는 생존과 직결된 일로 성공적 탐사를 위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저자는 성냥을 가장 필요한 물품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습기에 노출되지 않게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죠. 성냥이 습기에 노출되면 단 한 번의 부주의만으로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책에 담긴 노하우는 뭘까요. 바로 나무상자에 보관하는 겁니다. 나무는 습기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습해도 성냥을 건조하게 보관할 수..

18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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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겨자씨 [겨자씨] 진짜 지옥은

[겨자씨] 진짜 지옥은 한 사회나 공동체의 성숙함을 잴 수 있는 분명한 척도 중 하나는 다른 이의 아픔에 얼마나 공감하느냐가 될 것입니다. 피에르 신부는 고통받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단순한 기쁨’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타인의 고통 앞에서는 두 가지 태도만이 바르다고 마음속 깊이 확신한다. 침묵하고, 함께 있어 주는 것이다.” 그가 전하는 말 중 더욱 공감하게 되는 대목이 있습니다.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썼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 반대라고 확신한다. 타인들과 단절된 자기 자신이야말로 지옥이다.” ‘타인이 지옥’이 아니라 ‘타인과 단절된 자기 자신이야말로 지옥’이라는 말이 사막처럼 변해가는 우리 삶의 무관심과 비정함을 아프게 지적합니다. 진짜 지옥은 우리 마음에서 자라고..

12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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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겨자씨 [겨자씨] 끝까지 한결같이

[겨자씨] 끝까지 한결같이 물고기 박사라 불리는 분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 무리의 물고기 떼를 관찰하면 착한 물고기와 나쁜 물고기가 섞여 있다는 겁니다. 좋은 물고기와 나쁜 물고기의 비율은 대강 7대 3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쁜 물고기를 빼내고 좋은 물고기만 남기면 어떻게 될까요. 좋은 물고기만 남았으니 모두 사이좋게 지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좋은 물고기만 남겨도 그중 30% 정도는 나쁜 물고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어디라도 좋은 물고기와 나쁜 물고기가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언제라도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지요. 바로 우리가 선한 사람이 되는 게 과제입니다. 한번 선한 사람이 되는 것..

04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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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겨자씨 [겨자씨] 오디와 새똥

[겨자씨] 오디와 새똥 뽕나무에 오디가 달리고 푸른빛은 붉은빛으로, 붉은빛은 검은빛으로 익어갈 때이지요. 먹을 것이 궁하던 어린 시절, 입과 손이 까맣게 물드는 줄도 모르고 오디를 따먹던 시간이 그리운 기억으로 떠오릅니다. 농촌에서 목회할 때였습니다. 마침 오디가 익어갈 무렵, 학교에서 돌아온 어린 딸과 함께 오디를 따러 길을 나섰습니다. 딸이 제게 물었습니다. “아빠, 오디가 익었다는 걸 뽕나무를 안 보고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알아요?” 뜻밖의 질문을 받고는 모르겠다고 하자 큰 비밀을 알려주듯이 말했습니다. “새똥을 보면 알아요. 새똥이 까매지면 오디가 익은 거예요.” 자연 속에 사는 아이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이겠다 싶었습니다. 오래전 딸이 들려준 이야기는 그리스도인 됨에 대한 의미로 남아 있습니다...

29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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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겨자씨 [겨자씨] 무거울수록 좋은 것

[겨자씨] 무거울수록 좋은 것 오래전 목회할 때 마을 할머니에게 들은 말입니다. “옛날 옛적 한 여자가 시집을 왔는데 도대체 말이 없는 거야. 새댁이 말을 안 해도 너무 안 하니까 장애가 있다고 소문이 났지. 화가 난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친정에 데려다주려고 길을 나섰어. 산을 넘던 중 고개에서 잠시 쉬는데, 가마 옆에서 꿩이 푸드덕 날았지 뭐야. 그때 새댁이 ‘이 가슴 저 가슴 된 가슴은 시아버님 드리고, 요 주둥이 저 주둥이 놀리는 주둥이는 시누님 드리고, 이 날개 저 날개 덮는 날개는 서방님을 드리고’라며 탄식하더라는 거야. 깜짝 놀란 시아버지가 왜 그동안 말을 하지 않았냐고 묻자 ‘제가 시집올 때 친정어머니가 농 속에 돌멩이를 하나 넣어주면서 ‘이 돌멩이가 말을 할 때까지는 말을 하지 말아라’고 했..

23 2020년 05월

23

국민일보 겨자씨 [겨자씨] 어려운 숙제

[겨자씨] 어려운 숙제 한 나그네로부터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이야기를 들은 슐레밀이 다음 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한나절 걷다 잠시 쉬려고 길가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슐레밀은 벗은 신을 걸어갈 쪽을 향해 놓아뒀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방앗간 주인이 장난을 치기 위해 신을 거꾸로 돌려놓았습니다. 잠에서 깬 슐레밀은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이상했습니다. 걸을수록 익숙한 풍경이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이 내릴 무렵 어떤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동네 모습을 본 슐레밀은 깜짝 놀랐습니다. 살던 동네와 똑같았기 때문이죠. 마을 장로들의 결정대로 슐레밀은 자기 집과 너무나도 비슷한 집에서 살게 됐지만, 세상이 넓다 보니 이렇게 놀라운 일도 있다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진짜 자기 집으로 돌아가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