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와 풍경

타박네 2020. 11. 30. 17:16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나만 보기 아까운 풍경이다.

     나만 보고 싶은 풍경이기도 하고.^^

     오뉴월에 피죽도 못 얻어 먹고 자란 것 마냥 멀대같이 키만 큰 저 나무 하나가 뭐라고,

     딱 이 자리에서 걸음을 멈춘다.

     몇년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덤덤할 수 있는 고향 친구같은,

     뭐 그런...

    

     고슴도치풀 씨앗.

     경사진 율무밭 콩밭에 흐드러졌다.

     매해 봄과 여름,가을,

     양귀비,서시같은 꽃들에게 혼이 나가 이 꽃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했다.

     내년에는 꼭! 이라는 다짐...하면 안 되겠지?

     내겐 꽃이지만 농사 짓는 분들에게는 참 성가신 찹초일 듯.

 

 

 

 

 

 

 

 

 

 

 

 

 

 

 

 

 

 

 

 

 

 

 

개안마루

 

 

 

 

     두루미 찾던 시선에 먼저 포착된 독수리.

     기류를 타고 흐르듯 유유히 비행하는 독수리 두 마리 뒤를 따라

     팔랑팔랑 낼개짓하며 따라다니는 조막만한 새들 때문에 한참 웃었다.

     겁상실도 유분수지.

    

 

 

 

 

 

     오전보다 오후에 먹이 활동이 왕성한 것 같다.

     여기 저기서 뚜루뚜루 소리가 요란하다.

     신이나서 나도 이리저리 뛰었지만 소득은 날개 다 뭉개진 사진 몇 장.

 

    

     꽃이라야 기껏 진달래 몇 그루,인동덩굴,개별꽃,노루발풀,장구채,빨강뚜껑 없는 영국병정지의류,

     솜나물,참나리, 방구버섯 아니 먼지버섯 등등

     등등에는 나물로 먹을 수 있는 몇몇 풀들과 자라기 무섭게 칼날에 댕강잘려나는 풀들이 포함되어 있다.

     저 물 흐르는 골짜기에 노루귀 복수초 몇 송이만 피었어도 얼마나 좋았겠냐고,

     하다못해 흔해터진 광대나물이든 쑥부쟁이든 소복소복하게만 있어 줬어도,

     향기 없는 모란도 아니고 이 좋은 풍경에 말이지,

     비 맞은 중마냥 중중거리며 걷곤 했다.

     하지만 속마음은 말과 다르다.

     눈과 손이 바쁠 일이 없어 편안하기만 하다.

     이곳에선 심심함이 호사인 걸.

 

 

 

 

 

 

    느닷없이 나타난 개 한 마리가 가는 길 앞에 털썩 자리를 잡고 앉아 물고 온 뼈다귀를 뜯기 시작했다..

    토실한 녀석이었다면 잘 놀아라 하고 지나가겠는데 좌우 뱃가죽이 들러붙을 지경이었다.

    아깝지만 카도쉬사장이 만든 레몬 쉬폰케이크를 꺼내 한 조각 던져줬다.

    거지 적선하듯 던진 게 기분 나빴는지 슬쩍 보고는 먹을 생각을 안 한다.

    뒤돌아 가려는 녀석을 소리쳐 불러, (이름을 모르기에 그냥 애기야! )먹고나 가라 애원했다.

    잘게 잘라 주둥이 앞에 대령하자 그제서야 먹기 시작한다.

    뼈대있는 가문 자손인가 보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