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고은 글

率巨明雲 2008. 9. 9. 00:08
      시의 명상/제작:최 명운
         
        단감이 곯아떨어집니다
        최 명운
        
        십여 년 전에 심었던 4그루
        5년 전에 심었던 3그루 단감나무
        봄에 싹이 돋고 꽃이 피고 앙증맞게
        풋감 열리더니 가을에 단감이 빠르게 익었습니다
        익은 감을 따려고 감에 손을 대는 순간
        감은 그대로 물컥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다른 풋감을 보니
        감에 하얀 버섯 균처럼 생긴 것들이 
        감에 붙어서 감을 파먹고 있습니다
        광풍이 감나무 가지를 부러트려도
        아파하지 않고 부러진 감나무 가지에도 끈질기게 
        감이 익었었습니다
        예전엔 농약 살포하지 않아도
        정말 맛있는 감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소독하지 않으면 감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주변에 공장들이 들어서고
        환경이 오염되고
        공해 때문에 정말 달콤하고 아삭아삭한 
        맛있는 감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감뿐이 아닙니다
        
        모든 곡식이 농약을 살포하지 않으면
        결실의 문턱에서 고개 숙이고 맙니다 
        이렇게 식물이 병들고 벌레가 생기는데
        인간인들 병들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
        언젠가 나 자신이 저 감처럼 곯아떨어지는 날
        재앙이 온다는 무서운 생각을 합니다.
        
         
          

        시와 사랑 도깨비 같은 놈 e조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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