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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nJ 2016. 5. 9. 11:58

2016. 5. 9  농민신문에 실린 GS&J 이사 조석진 낙농정책연구소 소장의 글입니다.




 


[전문가의 눈] 위기의 낙농,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GS&J 이사 조석진

(낙농정책연구소 소장, 영남대 명예교수)


 


  2011년 7월 유럽연합(EU), 2012년 3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각각 발효된 데 이어 최근 호주·캐나다·뉴질랜드와의 FTA가 동시다발적으로 체결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수입국 중 전 세계 주요 유제품 수출국과의 FTA를 발효한 국가가 됐다. 이뿐 아니라 유제품에 관한 한 이들 국가와의 협상타결 내용 또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이다.

 

 그 결과 EU·미국과의 FTA가 발효된 지 채 5년이 되기도 전에 낙농은 이전엔 겪지 못했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내적으로는 그동안 국내 낙농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시유 소비가 2003년을 기점으로 정체·감소하고 있다. 반면 장기간에 걸친 국제유제품시장의 가격하락에 따라 치즈를 중심으로 저가의 유제품 수입은 늘면서 국내 낙농의 축소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낙농이 이처럼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직면해 있지만 더욱 심각한 점은 문제해결을 위한 뚜렷한 정책방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낙농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장기 투자는 물론 후계자 확보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또 전례 없는 분유재고 누증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원유수급 조절과 국산 유제품 생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유는 이미 국민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필수식품으로 정착했다. 원유로 환산한 연간 1인당 우유·유제품 소비는 2015년 현재 75.7]에 달한다. 그러나 소비가 늘어나는 유제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함으로써 우유·유제품 자급률은 2010년 65.4%에서 2015년 현재 56.5%까지 하락했다. 따라서 이후 주요 유제품의 관세가 대부분 철폐될 경우 자칫 식량안보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

 

 낙농이 직면한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규범에 따른 전국단위쿼터제로 조속히 이행해야 하며 국산 유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한 가공쿼터 설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중 낙농제도와 관련해서는 정부를 포함한 낙농산업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하는 법제화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현재의 세개로 분리된 집유체계를 감안할 때 정책의 주도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선진국의 낙농역사를 뒤돌아볼 때 ‘낙농은 제도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집유와 가공의 분리를 전제로 하는 낙농제도 개혁을 더 이상 지체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또한 이 과정에서 낙농산업 구성원 모두는 ‘무엇을 챙길 것인가에 앞서 무엇을 양보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제도개혁의 지연에 따른 최종적인 부담은 낙농가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으며, 그에 따라 자칫 낙농산업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