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GSnJ☜/GSnJ논단

GSnJ 2017. 2. 8. 14:01

2017. 2. 8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양승룡 고려대 교수의 글입니다.


 



[양승룡 칼럼] 조합상호지원자금, 실질적 농업 구원자금이 되려면


 

 
GS&J 연구위원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농협에는 자체적으로 조성해서 회원조합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조합상호지원자금이 있다. 농협중앙회 정관에 규정된 이 자금의 목적은 회원조합의 균형발전과 사업 활성화에 있다. 한때 농협회장이 회원조합을 다스리는 방편으로 주로 활용되어 통치자금이라는 어두운 명칭으로 불리던 것으로 그 지원규모는 2016년 말 현재 9조8000억원에 이른다. 농협중앙회와 회원조합이 공동으로 조성한 이 자금은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 전체 예산이 14조4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얼마나 큰 금액인지 알 수 있다. 이 자금의 용도는 벼 수매사업·유통구조 개선·조합합병 지원·농기계 은행사업·자재지원·재해보상 등 농업정책의 커다란 얼개와 궤를 같이한다. 매년 감소하는 농정 예산으로 채 메우지 못한 자금 수요를 담당하여 농업정책 사업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2012년 정관개정을 통해 이 자금을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실질적으로 회원조합과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자금지원심의회의 구성을 외부에 공개하였다. 기존에 주로 내부인사들로 구성된 심의회에 농식품부 공무원과 학계 인사 2인을 추가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인 자금 운영을 도모하였다.  



  필자는 농식품부 장관의 추천을 받아 5년간 심의위원으로 활동하였다. 심의회는 운영자금을 배분하고, 지원대상·지원조건 등을 결정한다. 심의회의 지난 5년을 회고해보면 상당한 발전이 있었음을 체감한다. 심의회 운영의 투명화와 민주화는 물론이고, 자금 운영의 효율화와 합리화도 크게 진전되었다. 이행조건을 엄격하고 분명하게 명시하여 지원된 자금이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했다.



 조합상호지원자금은 이제 더이상 통치자금이 아니다. 그러나 농협과 농업의 구원자금이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숙제가 남아 있다. 우선 조합상호지원자금의 성격상 가급적 많은 수의 회원조합이 수혜자가 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자금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지원되는 자금의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차보전 방식으로 지원되는 자금이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조합의 신청에 의한 지원뿐 아니라 농협중앙회 컨설팅 부서의 선제적 분석에 의한 하향식 컨설팅 사업도 도입됐다. 그러나 이 또한 지원 규모가 작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 ‘공평한 지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고민할 시점이다. 사업의 종류와 대상조합의 선정 등에서 효율성과 실질적 효과가 좀더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돼야 한다. 유통시설 등 하드웨어에 대한 지원이나 친환경농업과 배치되는 자재지원은 제한하고, 유통전문 인력 양성, 정보네트워크 구축, 홍보 강화 등 농협의 소프트 파워 강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조합상호지원자금의 규모화는 조합구조 개선과 병행되어야 한다. 2017년은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이 완성되고 회원조합의 구조 개편이 시작되는 해다. 도시조합과 농촌조합·행정경계를 뛰어넘는 광역 합병 등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구조 개선이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할 것이다.



 보다 시급한 것은 자금지원 사업의 성과와 부족한 점을 분석하고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설정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자금지원심의회 산하에 농협중앙회 내외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 연간 10조원에 이르는 사업자금이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된다면 벼랑 끝에서 고통받는 우리 농업에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클릭!! GSnJ☜/GSnJ논단

GSnJ 2017. 2. 8. 13:59

2017. 1. 18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의 글입니다.


 

 


[시론-이선철] 농촌의 겨울을 만끽하자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숙명여대 대학원 교수)


 

 


 다시 추워졌다. 역시 겨울은 추워야 제격이다. 자연의 섭리가 더울 땐 덥고 추울 땐 추워야 농사나 기후에 문제가 없는 법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동안 연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니 한편에서는 근심의 목소리도 컸다. 따뜻한 겨울이 서민이나 노인에게는 난방비 부담이나 건강의 염려를 덜어주긴 하지만, 이런 날씨를 마냥 반길 수 없는 분야도 있다. 이맘때쯤 농촌지역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들이 그렇다. 손님맞이를 단단히 하고 겨울 대목을 기다리고 있던 차였는데 날씨로 인해 개장이 늦춰지거나 일부 프로그램의 진행이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농촌의 겨울 축제는 얼어붙은 강과 호수 등을 활용한 물고기 잡이 행사나 눈이나 얼음을 주제로 하는 축제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추운 겨울 날씨가 필수다. 두껍게 꽁꽁 언 강 위에 작은 구멍을 뚫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기다리다 순식간에 물고기를 잡아채는 손맛은 꼭 전문 강태공이 아니더라도 겨울 체험의 백미다. 또 낮에는 기기묘묘한 얼음 조각으로, 밤에는 화려한 루미나리에(불빛축제)로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온 가족이 각종 볼거리와 체험거리 그리고 다양한 겨울 먹거리까지 즐기니 더욱 좋다. 이제는 겨울 축제들도 날씨로 인한 변수를 걱정하기보다는 단조로운 내용을 탈피하여 지역 문화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매력적인 기획을 해야 한다.


 


 또한 이런 대형 축제가 아니어도 농촌의 작은 마을도 겨울 축제를 벌이기에 좋은 장소이다. 마을의 자원을 활용하고 주민들이 합심해 노력하면 농촌은 나름대로 쏠쏠한 재밋거리들을 제공할 수 있다. 마을 논밭에서 즐기는 신나는 스케이트와 썰매·팽이치기·연날리기 등 전통적인 민속놀이는 물론이고, 독창적이고 다양한 겨울놀이를 개발함으로써 소박하지만 경쟁력 있는 겨울 축제를 기획해볼 수 있다.


 


 강원 강릉 안반데기의 어느 마을은 겨우내 여는 마을 축제로 관광객의 방문이 잦아 오히려 겨울에 더 활기를 띤다고 한다. 충남 청양의 어느 마을은 강원도 못지않은 추운 날씨로 얼음조각 마을 축제를 만들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저마다 마을들이 겨울을 활용한 소규모 마을 축제나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겨울 숲은 또 다른 건강의 보고이다. 자연의 섭리상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기의 겨울 산은 그 자체로 재충전의 장소이다. 겨울 숲이 뿜어대는 각종 물질은 우리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지친 심신을 치유한다. 따라서 농촌의 겨울 숲을 활용한 힐링 프로그램이나 건강 프로그램은 또 다른 겨울 관광 콘텐츠로 훌륭하다. 그래서 핀란드나 아이슬란드 같은 추운 나라에서는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이 바깥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기후에 맞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아이들의 적응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춥다고 꽁꽁 싸매고 실내에만 머물도록 시키는 것과는 대비가 된다.


 


 이렇게 농촌의 겨울은 하기 나름으로 사는 사람이나 찾는 사람 모두에게 또 다른 매력과 재미가 풍성한 계절이다. 필자는 농촌에 와서 오히려 농촌의 추위가 도시의 그것보다 훨씬 견딜만하다고 느낀다. 농촌보다 도시가 수은주는 높아도 빌딩풍이라 불리는 칼바람에 아스팔트와 시멘트 그리고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과 도로들이 지열을 막고 온기를 품지 않으니, 농촌이 체감상 더 따뜻하다. 게다가 아이들이 연신 콧물을 훔쳐가며 땀 흘리고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기운이 솟는다. 농촌의 겨울은 이래저래 건강하다. 농촌의 겨울을 만끽하자.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클릭!! GSnJ☜/GSnJ논단

GSnJ 2016. 12. 5. 16:02

2016. 11. 28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의 글입니다.


 

 


[시론-이선철] 김장은 사랑이다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숙명여대 대학원 교수)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드는 요즘, 농촌 마을은 1년 농사의 마무리와 함께 이런저런 한해의 대소사를 정리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러면서 또 다른 겨울농사의 시작과 긴 동면의 시간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을은 분주함과 고요함을 함께 가지는 정중동의 시간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 빠질 수 없는 중요 행사가 바로 김장을 담그는 일이다. 요즘은 생활이 단출해지고 핵가족화된데다 식생활의 변화로 김장은 차치하고, 김치도 직접 담가 먹는 일보다 사 먹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김장은 대규모 행사이거나 특별한 다른 집 이야기처럼 되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이곳 강원도 산골마을은 아직 집집마다 김장을 하는 풍습이 남아 있으며, 주민들은 김장을 계기로 품앗이의 전통을 이어나간다. 지역에서 직접 농사지은 김장배추를 정성껏 절이고, 질 좋은 고춧가루·각종 채소·젓갈 등을 넣어 재료를 만든 후 큰 고무통에 담아 기운차게 버무리며 돌리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힘이 솟는다.



 고된 작업을 마치고 푹 삶은 돼지고기 편육에 새우젓, 김장김치를 찢어 올린 흰밥과 된장국 한그릇은 마리아주(mariage·음식궁합)의 절정을 이룬다. 걸쭉한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켜면 고된 작업의 노고가 눈 녹듯 사라지게 된단다. 그래서 김장은 단지 음식을 만드는 일을 넘어 공동체의 생명력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서로 분담해 일을 진행하는 협업의 묘가 필요하기도 하고, 나름 전문성과 경험이 우대받는 일이기도 하다.



 필자의 마을에는 해마다 서울의 모 중견 건설회사 임직원들이 김장을 담그러 온다. 회사의 봉사활동인 ‘사랑의 김장드림’ 행사를 위해 오는 것이다. 이미 몇달 전부터 회사 실무자는 필요한 일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회사의 임직원과 마을주민 및 관계자들의 역할을 분담한다. 기업의 치밀함이 돋보이는 기획력이 빛을 발한다.



 드디어 이들이 마을에 도착하면 문화공간에 모여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서로 인사를 하고 마치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분위기로 채비를 마친 후 마을 어머니들의 지도편달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작업에 들어간다. 건장한 체구의 사내들이 달라붙으니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고, 오랜만에 마을에 활기가 돈다며 부녀회와 어르신들에게 인기도 만점이다. 그러고 나면 지역 자원봉사센터의 수고로 김치는 바리바리 준비한 생필품과 함께 마을에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소외주민 또는 마을회관·교회 등에 촘촘히 전달된다.



 전달식까지 끝나면 화답의 의미로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우쿨렐레 합주단이 평소 갈고닦은 연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홀가분하게 주민들과 회사 임직원들이 둘러앉아 부녀회에서 준비한 푸짐한 잔칫상을 즐긴다.



 이 행사를 위해 기업에서는 마을에서 농사지은 배추와 양념재료를 다량으로 구매해주고, 기부금과 함께 필요한 물품을 기증한다. 또 식사 준비와 마을 특산물로 기념품을 마련하니 동네 경제에 도움을 줄 뿐 마을에는 일절 부담이 없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농촌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사회공헌활동의 모범 답안이며, 호혜적인 1사1촌의 전형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김장은 봉사이자 교류이며, 축제이고 문화다. 그리고 행사의 제목처럼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사랑이기도 하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