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GSnJ☜/GSnJ논단

GSnJ 2017. 2. 8. 13:59

2017. 1. 18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의 글입니다.


 

 


[시론-이선철] 농촌의 겨울을 만끽하자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숙명여대 대학원 교수)


 

 


 다시 추워졌다. 역시 겨울은 추워야 제격이다. 자연의 섭리가 더울 땐 덥고 추울 땐 추워야 농사나 기후에 문제가 없는 법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동안 연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니 한편에서는 근심의 목소리도 컸다. 따뜻한 겨울이 서민이나 노인에게는 난방비 부담이나 건강의 염려를 덜어주긴 하지만, 이런 날씨를 마냥 반길 수 없는 분야도 있다. 이맘때쯤 농촌지역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들이 그렇다. 손님맞이를 단단히 하고 겨울 대목을 기다리고 있던 차였는데 날씨로 인해 개장이 늦춰지거나 일부 프로그램의 진행이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농촌의 겨울 축제는 얼어붙은 강과 호수 등을 활용한 물고기 잡이 행사나 눈이나 얼음을 주제로 하는 축제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추운 겨울 날씨가 필수다. 두껍게 꽁꽁 언 강 위에 작은 구멍을 뚫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기다리다 순식간에 물고기를 잡아채는 손맛은 꼭 전문 강태공이 아니더라도 겨울 체험의 백미다. 또 낮에는 기기묘묘한 얼음 조각으로, 밤에는 화려한 루미나리에(불빛축제)로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온 가족이 각종 볼거리와 체험거리 그리고 다양한 겨울 먹거리까지 즐기니 더욱 좋다. 이제는 겨울 축제들도 날씨로 인한 변수를 걱정하기보다는 단조로운 내용을 탈피하여 지역 문화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매력적인 기획을 해야 한다.


 


 또한 이런 대형 축제가 아니어도 농촌의 작은 마을도 겨울 축제를 벌이기에 좋은 장소이다. 마을의 자원을 활용하고 주민들이 합심해 노력하면 농촌은 나름대로 쏠쏠한 재밋거리들을 제공할 수 있다. 마을 논밭에서 즐기는 신나는 스케이트와 썰매·팽이치기·연날리기 등 전통적인 민속놀이는 물론이고, 독창적이고 다양한 겨울놀이를 개발함으로써 소박하지만 경쟁력 있는 겨울 축제를 기획해볼 수 있다.


 


 강원 강릉 안반데기의 어느 마을은 겨우내 여는 마을 축제로 관광객의 방문이 잦아 오히려 겨울에 더 활기를 띤다고 한다. 충남 청양의 어느 마을은 강원도 못지않은 추운 날씨로 얼음조각 마을 축제를 만들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저마다 마을들이 겨울을 활용한 소규모 마을 축제나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겨울 숲은 또 다른 건강의 보고이다. 자연의 섭리상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기의 겨울 산은 그 자체로 재충전의 장소이다. 겨울 숲이 뿜어대는 각종 물질은 우리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지친 심신을 치유한다. 따라서 농촌의 겨울 숲을 활용한 힐링 프로그램이나 건강 프로그램은 또 다른 겨울 관광 콘텐츠로 훌륭하다. 그래서 핀란드나 아이슬란드 같은 추운 나라에서는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이 바깥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기후에 맞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아이들의 적응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춥다고 꽁꽁 싸매고 실내에만 머물도록 시키는 것과는 대비가 된다.


 


 이렇게 농촌의 겨울은 하기 나름으로 사는 사람이나 찾는 사람 모두에게 또 다른 매력과 재미가 풍성한 계절이다. 필자는 농촌에 와서 오히려 농촌의 추위가 도시의 그것보다 훨씬 견딜만하다고 느낀다. 농촌보다 도시가 수은주는 높아도 빌딩풍이라 불리는 칼바람에 아스팔트와 시멘트 그리고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과 도로들이 지열을 막고 온기를 품지 않으니, 농촌이 체감상 더 따뜻하다. 게다가 아이들이 연신 콧물을 훔쳐가며 땀 흘리고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기운이 솟는다. 농촌의 겨울은 이래저래 건강하다. 농촌의 겨울을 만끽하자.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클릭!! GSnJ☜/GSnJ논단

GSnJ 2016. 9. 8. 10:51

2016. 9. 7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의 글입니다.


 


 

[시론-이선철]시베리아 바이칼에서 배우다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숙명여대 대학원 교수)


 


 


  지난여름 러시아 시베리아의 바이칼호수 안 알혼섬의 후지르 마을이라는 작은 동네에 한달 여간 머물다 왔다. 거기서 접하는 국내 뉴스는 연일 기록적인 더위에 관한 것들이었고, 많은 지인들이 시베리아는 춥지 않느냐며 궁금해했다. 그러나 사실 시베리아는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하여 단지 겨울이 더 길고 혹독하게 추울 뿐 여름에는 30℃를 오르내리며 더운 것은 마찬가지다. 일부 지역은 40℃ 가까이까지 치솟기도 한다.


 


 아마도 사람들은 시베리아 하면 무시무시한 동토의 이미지와 함께 유배·벌목공·추위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올라 그리 추측했겠지만 실제로는 자작나무 우거진 넓은 평원과 산, 아름다운 호수와 강이 풍부한 자연과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특히 지구상 최대의 담수호인 바이칼호는 웅장한 규모와 풍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돼왔다.


 


 바이칼호 주변은 타이가와 스텝 등으로 이루어진 넓은 숲이 자리하고 있고, 바이칼 남서부는 사얀산맥을 중심으로 한 산악지역이다. 그래서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도시 중심의 유럽 지역에 비해 이곳은 가히 러시아의 녹색지대라 할 수 있다. 이런 생태적 환경은 지역과 마을에 영향을 미치며 독창적인 문화를 이뤄왔고, 이들이 어우러져 최근 관광이나 가공 등 사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개방 이후 관광객의 증가는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의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폭발적이다.


 


 특히 바이칼호 안의 상징적인 장소인 알혼섬 후지르 마을은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필자가 방문한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은커녕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을 뿐더러 재래식 화장실에, 물차에서 물을 받아다 썼던 오지에 가까운 원초적인 마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며 상전벽해의 수준으로 변모했다. 그렇다고 무슨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거나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든 이벤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은 평소 살던 대로 사는 모습을 유지하며 있는 그대로의 마을의 환경과 문화를 보여주고,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개발해 형편껏 홍보하고 손님을 맞는다. 마을과 인접해 있는 산과 숲에는 그 흔한 안내판 하나 없이 간단한 표시 정도만 있다. 그리고 이 모든 활동의 주체는 주민들이며 자본이 투자된 대규모 리조트는 마을 외곽에 자리 잡아 그 역할을 달리하고 있다.


 


 우리의 농어촌도 최근 농촌관광이나 지역 홍보를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마을 인근의 자연을 개발하고 대대적인 안내 장치와 각종 시설을 만들며 축제와 이벤트를 열어 홍보한다. 하지만 그 기대 효과나 투자 대비 실적에 있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마을도 아름다운 산과 바다 또는 강을 자랑하는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자연환경의 규모나 형태에 차이는 있지만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개성의 문제이다. 여기에 문화나 예술 같은 지역의 창의적인 노력과 시도가 얼마만큼 더해져 독창적인 장소적 개성을 가질 것이냐의 문제이다.


 


 막연히 농촌이 자원이 많다고 자위하는 것도 안이한 것이며, 지나치게 마케팅의 목적으로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과한 일이다. 마을이 가지고 있는 소박한 자연에, 살아 있는 문화가 결합하고, 주민의 자발적 노력이 더해지는 것이 농촌 활성화나 마을 관광의 요체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클릭!! GSnJ☜/GSnJ논단

GSnJ 2016. 7. 20. 13:37

2016. 7. 20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의 글입니다.

 

 

[사시사철-이선철] 농촌에서 휴가 즐기기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숙명여대 대학원 교수)

 

 

  금년은 유난히 더위가 일찍 찾아온 듯한 느낌이지만 장마가 한바탕 지나가면서 본격적인 여름이 됐다. 학생들은 방학을 했고, 일반인은 휴가 시즌이 되어 어디로 여행을 떠나거나 관광을 할 계획을 세울 것이다. 정신적 여유가 없거나 형편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여름 한철만이라도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오랜만에 자연을 찾아 떠나서 건강하게 에너지와 영감을 얻고 휴식과 치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농촌은 하나의 대안으로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관광이나 여행을 편하게 하려면 잘 알려지고 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검증된 관광지나 명승지가 좋고, 먹고 자는 문제도 리조트나 전문시설이 편하겠지만, 나름 건강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려는 사람에게는 농촌이 또한 제격이다.

 

 우리네 농촌은 경탄을 자아낼 만한 대자연의 풍광이나 깜짝 놀랄 스펙터클한 이벤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름 소박하면서 친근하고 청정한 자연과 마음이 듬뿍 담긴 인심, 건강하고 정성스러운 음식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주민이 직접 만든 특산품 등은 농촌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작지만 온 주민이 함께 즐기는 마을축제, 시원하면서도 안전한 산이나 계곡, 바다나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둘레길 걷기 등도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애초부터 농촌이 관광을 목적으로 생긴 곳은 아니니 모든 농촌이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거나, 주민들이 잘 훈련된 능숙한 서비스 요원이 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아무래도 불편할 수 있고 응대의 정도가 다소 세련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농촌은 큰 기대를 갖고 찾거나 으레 식구 맞듯이 했다가 서로 불편하고 불쾌한 경험을 하기도 쉽다. 가끔 주민들의 까닭 모를 적대감이나 퉁명스러움이 방문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울 수도 있고, 문화의 차이가 무례함으로 인식돼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있다. 게다가 대체로 농촌의 특성상 방문자들은 쉬고 놀기 위해 오지만 주민들은 땡볕에서 일을 하는 바쁜 농사철이기도 하여 어쩔 수 없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그래서 농촌으로의 여행과 관광은 주민이나 방문객 모두 조금은 더 세심한 태도와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일반 대중관광과는 달리 농촌관광의 매력은 마을,주민과의 총체적 체험에서 오는 감성적 요인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농촌 주민들도 지나치게 관광객의 욕구와 수위를 다 맞추겠다는 과욕보다는 자연스러운 일상에 잠시 각별한 정성을 더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억지로 손님을 맞고 즐거운 척하는 것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열고, 주민은 손님을 마을의 친구로 만들어 보내겠다는 마음으로, 방문객은 고향 가는 마음으로 가면 될 일이다.

 

 결국 농촌관광의 핵심은 시설이나 서비스 또는 상품보다 바로 ‘관계’에 있다. 잠시 가족이 되어보는 체험, 고향의 부모·형제를 찾는 느낌의 푸근함, 매번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지만 친근한 호의로 관계가 이어질 때 단골이 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나 각자의 안부를 물으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서로 학습을 통해 자극도 받는 그런 방문자와 주민의 돈독한 관계 형성과 유지가 마케팅에서 흔히 말하는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제 여름을 맞아 농촌에서 새로운 친구와 가족을 만들어 즐겨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