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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nJ 2016. 12. 19. 16:56

2016. 12. 13 서울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김한호 서울대 교수의 글입니다.


 


 


정치 계절에 트럼프 농업 공약을 보다



 


 GS&J 연구위원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미국에서 열린 국제농산물무역연구회(IATRC) 연례 학술대회에 참가했다. IATRC는 학·관·산을 포괄해 다국적 회원을 구축하고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대회를 여는 국제 학술단체다. 이번 대회 주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당사국총회(COP21)의 세계 농산물 무역에 대한 영향’이다.



COP21은 지난해 말 파리에서 합의한 새로운 세계기후체제다. 과거 선진국만 부담하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모든 나라로 확대했다. 농업 생산과 국제 농산물 무역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기 때문에 대회 주제가 됐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COP21에 회의적이다.



마침 그는 대회 시작 이틀 전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 변화를 부정하며 석탄·석유 같은 화석연료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스콧 프루이트를 환경보호청(EPA)장에 내정했다. 때맞춘 이런 정치 분위기 때문에 회의 참가자의 사적 모임에서는 트럼프의 농업·환경 관련 공약 이행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트럼프 농업 공약은 한마디로 규제 철폐다. 지난 8월 중순 트럼프는 농업 정책 자문단을 발표했다. 이때 텍사스주 정부 농업장관 시드니 밀러가 포함돼 시선을 끌었다. 농업 규제를 극도로 꺼리는 인물이다. 주의원 시절 아동 비만 예방을 위해 텍사스가 도입한 비만 유발 식품의 교내 판매 금지를 철회한 인물이다. 그런 규제가 설탕 같은 원료 농산물 생산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다. 얼마 후 트럼프는 미국 농업의 수도 아이오와에서 처음으로 농업 정책을 말했다. 수질유지법 같은 것으로 농민을 옥죄며 비용과 시간을 요구하는 EPA의 농업부문 개입을 끝내겠다고 했다. 다시 플로리다에서는 EPA의 농업부문 개입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농업 공약을 말하면서 이렇게 농무부보다 EPA를 때렸다. 심지어 EPA 폐지까지 말했다. 농업은 농무부 못지않게 EPA와 연관된다. 그런데 농무부는 주로 지원 기능을, EPA는 규제 기능을 맡는다. 이 모든 것에서 트럼프의 규제 반감 강도를 엿볼 수 있다.



요즘 농업부문 여기저기서 트럼프 공약 점검을 시도한다. 우선 이민과 통상 공약에 대해 농업부문이 우려한다. 농업부문에서는 200만명에 이르는 이주 근로자가 일한다. 트럼프 이민 공약을 적용하면 농업은 현재 규모의 30%가 축소될 것이라 전국농민연맹이 추정한다. 트럼프 측은 합법 이민자 배정에 농업부문을 특별히 고려하겠다는 원론만 말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거부와 같은 보호무역주의 통상 공약 역시 농업부문은 우려한다. 20세기 내내 미국 농업은 수출 지향적 정책으로 발전해 온 대표 산업이다. 보호무역은 어떤 부문보다 농업부문을 힘들게 할 것이다. 정치 계절에는 이민과 통상공약은 멀리서 울리는 작은 소리였다. 눈앞의 규제 철폐만 크게 들렸다. 트럼프는 농업인과 농촌 주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에서 규제철폐 선동이 부른 열광이 점점 우려로 변하는 영국 농민의 경험이 재현된다.



한편 트럼프 공약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대회 참가자가 많았다. 농업·환경 분야에서 이미 시장이 새로운 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규제 철폐가 일시적으로 관행 농업과 화석연료산업의 비용을 낮춘다 해도 그간 진보된 기술과 이미 형성된 시장은 환경친화 농업과 신재생 연료산업을 유도한다는 의견이다. 시장을 통한 소비자의 전진적 선택이 선동을 통한 정치권의 후진적 공약을 앞설 것이라 본 것이다.
 
한국도 좋든 싫든 정치 계절을 맞았다. 인기 영합의 선심성 공약을 우려할 때다. 철폐할 규제도 없는 한국은 더 많이 주겠다는 공약이 걱정된다. 더 주겠다는 공약보다 소비자와 국민이 합당한 가격과 세금을 지불하면서도 선택할 농업을 만들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적어도 농업·환경은 합당한 기준과 적절한 규제가 장기적으로 경제적 지속성을 가진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을 선진국이 보여 준다. 합당한 가격과 세금을 부담하면서도 소비자와 국민이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과학적이며 미래지향적 기준과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응하는 보상이 공약이 돼야 한다. 이것이 정치 계절에 정치권이 할 일이다.


 


[출처: 서울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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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nJ 2016. 12. 19. 16:53

2016. 12. 13  한국농어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김태연 단국대 교수의 글입니다.


 

 


농가소득정책 - 개념과 범위 명확히 해야


 

 
GS&J 연구위원 김태연

 (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


 


 

농가소득 증대는 오랫동안 우리 농정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고,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뿐만 아니라 연구자와 현장의 농민들도 농가소득 증대를 가장 중요한 농정과제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1993년 UR협상의 타결 및 각종 FTA의 체결과 함께 지속적으로 확대된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라, 농가소득 증대(안정)는 농식품부 정책사업의 추진과정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성과지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2000년대 초반, 당시 농림부의 국장 한 분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지 못하는 정책은 모두 잘못된 정책이다’라고 하는 말까지 들은 기억이 있다. 그 정도로 농가소득 증대가 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정책목표임에도 불구하고 농가소득과 관련된 개념과 정책적 범위가 우리 농정에서 매우 애매하게 설정되어 있는 것 같다. 



농가소득·농업소득 엄연히 달라

우선 우리 농정에서 설정하고 있는 목표가 정말로 농가소득 그 자체의 증대를 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농업소득의 증대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를 추구하는 것인지 애매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통계적으로 농가소득은 농업소득, 농외소득(사업소득 및 사업외소득), 비경상이전소득 등의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농가소득 증대가 목표라면 농외소득과 이전소득의 증대를 위한 정책도 중점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농외소득 증대를 위해 농민의 비농업적인 창업을 유도·지원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여기에 농민들이 취업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단순히 농외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이 마련되어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농민들이 기존의 농업생산 중심의 활동에서 비농업적인 활동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혹자는 농업생산 확대에 따라 농업소득도 증가하고, 농외활동 증대에 따라 농외소득도 증가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농업생산 현장에서 서로 상충되는 이러한 두 가지 활동이 동시에 농가소득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두 가지 분야에 동시에 할당할 수 있는 자금과 노동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직불금, 이전소득으로 분류 오류

또 한 가지는 농외소득의 범위와 내용이 매우 애매하다는 것이다. 농산물 생산으로 인한 소득만을 농업소득으로 간주하고 나머지를 농외소득으로 정의하다 보니 농산물 직거래 사업이나 다른 농가에서 행한 사실상의 농업관련 활동(농산물 포장, 보관, 운송)에서 얻은 소득도 농외소득으로 구분된다. 즉, 농촌지역에서 농업생산활동을 강화해야 얻을 수 있는 소득도 개념상으로 비농업적 활동으로 얻은 소득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것이다. EU의 경우를 보면, 농가소득의 개념을 농장 내 농업소득과 비농업소득, 농장 외 농업소득과 비농업소득, 이전소득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도 구시대적인 농외소득 개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공돈 인식 초래…개선을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농업활동의 대가로 지불되는 직접지불금이 이전소득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직접지불제를 도입한 EU에서는 직접지불금이 과거 시장가격지지 정책의 대안으로 실시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농업소득으로 분류하여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추곡수매제도의 대안으로 실시되는 직접지불제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직접지불금을 농업과 상관없는 이전소득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류로 인해서 기획재정부 담당자나 국민들이 농업분야의 직불금은 공돈으로 잘못 인식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분류로 인해서 직접지불금의 증액이나 확대가 농민들의 농업활동을 강화해서 농가의 농업소득을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설명되어야 하는 곤란함을 초래하게 된다. 이는 불필요하게 우리나라 농업정책이 비농업적인 활동을 통한 소득 증대에만 초점을 두는 것과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우리의 농가소득 관련 정책의 추진 방향과 현황에 대해 농민과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타 부처 관계자나 국민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농가소득 관련 통계와 개념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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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nJ 2016. 12. 5. 16:02

2016. 11. 28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의 글입니다.


 

 


[시론-이선철] 김장은 사랑이다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숙명여대 대학원 교수)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드는 요즘, 농촌 마을은 1년 농사의 마무리와 함께 이런저런 한해의 대소사를 정리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러면서 또 다른 겨울농사의 시작과 긴 동면의 시간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을은 분주함과 고요함을 함께 가지는 정중동의 시간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 빠질 수 없는 중요 행사가 바로 김장을 담그는 일이다. 요즘은 생활이 단출해지고 핵가족화된데다 식생활의 변화로 김장은 차치하고, 김치도 직접 담가 먹는 일보다 사 먹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김장은 대규모 행사이거나 특별한 다른 집 이야기처럼 되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이곳 강원도 산골마을은 아직 집집마다 김장을 하는 풍습이 남아 있으며, 주민들은 김장을 계기로 품앗이의 전통을 이어나간다. 지역에서 직접 농사지은 김장배추를 정성껏 절이고, 질 좋은 고춧가루·각종 채소·젓갈 등을 넣어 재료를 만든 후 큰 고무통에 담아 기운차게 버무리며 돌리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힘이 솟는다.



 고된 작업을 마치고 푹 삶은 돼지고기 편육에 새우젓, 김장김치를 찢어 올린 흰밥과 된장국 한그릇은 마리아주(mariage·음식궁합)의 절정을 이룬다. 걸쭉한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켜면 고된 작업의 노고가 눈 녹듯 사라지게 된단다. 그래서 김장은 단지 음식을 만드는 일을 넘어 공동체의 생명력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서로 분담해 일을 진행하는 협업의 묘가 필요하기도 하고, 나름 전문성과 경험이 우대받는 일이기도 하다.



 필자의 마을에는 해마다 서울의 모 중견 건설회사 임직원들이 김장을 담그러 온다. 회사의 봉사활동인 ‘사랑의 김장드림’ 행사를 위해 오는 것이다. 이미 몇달 전부터 회사 실무자는 필요한 일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회사의 임직원과 마을주민 및 관계자들의 역할을 분담한다. 기업의 치밀함이 돋보이는 기획력이 빛을 발한다.



 드디어 이들이 마을에 도착하면 문화공간에 모여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서로 인사를 하고 마치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분위기로 채비를 마친 후 마을 어머니들의 지도편달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작업에 들어간다. 건장한 체구의 사내들이 달라붙으니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고, 오랜만에 마을에 활기가 돈다며 부녀회와 어르신들에게 인기도 만점이다. 그러고 나면 지역 자원봉사센터의 수고로 김치는 바리바리 준비한 생필품과 함께 마을에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소외주민 또는 마을회관·교회 등에 촘촘히 전달된다.



 전달식까지 끝나면 화답의 의미로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우쿨렐레 합주단이 평소 갈고닦은 연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홀가분하게 주민들과 회사 임직원들이 둘러앉아 부녀회에서 준비한 푸짐한 잔칫상을 즐긴다.



 이 행사를 위해 기업에서는 마을에서 농사지은 배추와 양념재료를 다량으로 구매해주고, 기부금과 함께 필요한 물품을 기증한다. 또 식사 준비와 마을 특산물로 기념품을 마련하니 동네 경제에 도움을 줄 뿐 마을에는 일절 부담이 없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농촌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사회공헌활동의 모범 답안이며, 호혜적인 1사1촌의 전형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김장은 봉사이자 교류이며, 축제이고 문화다. 그리고 행사의 제목처럼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사랑이기도 하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