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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nJ 2016. 11. 25. 13:44

2016. 11. 25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임정빈 서울대 교수의 글입니다.




 


[시론-임정빈] 농협의 보험사업 특례가 필요한 이유





GS&J 연구위원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은행창구에서도 보험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하는 ‘방카슈랑스’ 제도를 도입했다. 잘 알려진 대로 방카슈랑스란 은행(bank)과 보험(insurance)의 합성어로, 보험사가 아닌 은행 등 일반 금융기관들도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1980년대 중반 이후 프랑스를 시작으로 영국·독일·네덜란드 등 유럽지역에서 유행하다가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에 널리 확산됐다. 방카슈랑스 제도 도입의 가장 큰 취지는 보험사업 운영이나 판매비용 절감을 통한 보험료 인하 효과와 함께 보험소비자의 편익 증진에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기존 보험사와 보험설계사의 권익보호, 은행 등 일반 금융기관들의 수수료 이익 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시장진출, 비전문가의 보험상품 취급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일명 ‘방카슈랑스 규제’를 만들어 적용 중이다. 예컨대 은행이 보험 상품을 판매할 경우 특정 보험사에 대한 판매비중이 25%를 초과할 수 없고, 점포 외 모집은 금지되며, 점포당 보험상품 모집인원도 2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2012년 3월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원칙적으로 농·축협 보험사업도 방카슈랑스 규제의 적용대상이 됐다. 농협 사업구조가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로 개편되면서 농·축협이 공제사업자에서 금융기관보험대리점으로 법적지위가 전환됐기 때문이다. 다만 오랫동안 조합원의 상호부조 성격으로 자율적으로 추진돼 온 공제사업의 특성을 감안해 농·축협을 통한 보험사업에 대해서는 5년간 방카슈랑스 규제 적용이 유예됐다.



 이런 농·축협에 대한 방카슈랑스 특례조치에 대한 시한이 내년 2월 말이면 종료될 상황이다. 문제는 농·축협에 대한 방카슈랑스 규제 관련 특례조치가 해제될 경우 357만명에 달하는 조합이용 고객의 불편과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농·축협은 대부분 농촌지역의 서민형 금융기관으로서 다른 시중은행이나 보험회사와 달리 도서·산간 등 수익성이 없는 지역에도 점포를 운영하면서 농촌 주민의 종합금융센터의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실제 농촌지역 농·축협은 주민들 생활의 중심으로서 영농자재 및 생활용품 구매, 은행·보험업무 등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또한 농·축협에 대한 보험특례조치가 폐지될 경우 농민에 대한 사회안전망 위축도 불가피하다. 농협의 공제보험 사업은 과거부터 민간 보험사에 비해 농민에게 높은 보장 수준을 제공해 왔으며, 민간 보험사가 꺼리는 농업시설에 대한 폭넓은 보장과 함께 농업재해보험 등 정부의 정책보험을 제공해 상대적 취약 계층인 농민의 사회안전망 확충에 크게 기여해 왔다. 즉 공익적 성격을 함께 갖고 있는 농협보험을 단지 일반 금융보험회사의 성격으로 규제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방카슈랑스 규제의 본래 취지도 대형 은행이 보험을 판매할 때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을 막자는 것으로, 지역 농·축협까지 이 같은 규제를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방카슈랑스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운영 중인 유럽연합(EU)·미국·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협동조합에 대해서는 보험사업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농·축협과 유사하게 공제보험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인 수협·신협·새마을금고·우체국 등도 특례조치를 적용받고 있다. 농·축협의 보험특례는 새로운 보호조치가 아니라 지난 50년간 수행해 온 기존 공제보험사업 수준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라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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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nJ 2016. 11. 25. 12:32

2016. 11. 11  한국농어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김태연 단국대 교수의 글입니다.


 

 


농업 분야 학계의 혁신 - 왜, 어떻게 해야 하나?


 


 
GS&J 연구위원 김태연

 (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


 


 


필자가 ‘農’이 붙은 분야에서 관심을 갖고 활동한 지 올해로 30년이 된다. 그 동안 농업경제 및 정책 등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일을 해 왔다. 학교나 기관에서의 강의, 정책이나 사업에 대한 연구와 자문 등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연구자로서는 주로 정책이나 농업 현장 종사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문제를 발견하고 비판하는 역할 그리고 약간의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던 것 같다. 나름대로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에서 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농업 분야에 종사하는 다른 주체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지적 질’을 하면서도 정작 내 자신이 활동하는 학계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다.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혁신을 요구하면서도 자기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학문의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어쨌거나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문적인 활동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도 이전과 다른 차원에서의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몇 가지 사안에 대해 학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예로 들어 같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공익적 가치에 근거한 연구 필요


 소위 연구용역보고서는 발주한 기관의 요구를 반영하여 개념적인 근거나 정책적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말들을 자주한다. 말하자면, 연구비를 받았으니 그에 합당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가 민간 기업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수행하는 것이라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연구비를 지급한 기관의 이익만이 아니라 전체 농업 종사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과제일 경우는 좀 더 공익적인 가치에 근거한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FTA 협상이나 직불제 개선 등의 정책과 관련해서 단순히 특정 농민 그룹이나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방식으로 학계의 논의가 진행되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연구자가 개인적인 이익과 영달을 취하기 위해서 연구를 한다는 오해를 불식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계에서 연구자들끼리의 심도있는 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즉, 연구자들끼리, 학회와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주장에 대한 학문적인 논의가 선행되어야 그 주장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문가 고정관념·인식 전환도


 농업분야 연구가 과거의 농업생산 중심에서 많이 확대되어 그 연관활동을 감안하면 그 범위를 특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사실상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다양한 이슈들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은 대학에 국한된 것이라 일단 제외하기로 하면,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대응하는 전문가의 고정관념과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정책사업 심사과정에서 신청자에게 오히려 성과지표를 과대포장하는 장밋빛 계획이 있어야 선정될 수 있다고 코멘트를 하는 경우도 있고, 농촌개발을 위해 농촌에 다양한 그룹과 기관들이 형성되는 것 보다는 일률적으로 정책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특정 기관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주장이 틀렸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왜 정당하거나 또는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 연구자들 간의 긴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농업관련 학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관련 이슈들에 대해서 논의하고 결과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문적 논의 가능한 전분야 다뤄야


 사회가 다양해지면 이를 다루는 연구자도 다양해져야 한다. 농업과 농촌 관련 문제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나라 연구자는 그 수나 범위가 매우 제한적인 것 같다. 농업관련 연구자들이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학계의 자체적인 상황과 관련해서 보면, 연구자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기능과 역할을 연구비를 받아서 연구를 수행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인식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외국의 경우 석·박사 학위자들이 농업과 농촌 문제에 관련되어 있는 각종 단체, 협회, 민간 사업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즉, 각각의 위치에서 농업과 농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나름대로 현실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고, 이것이 농민과 농촌주민의 요구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정부 대책의 수립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대학, 연구소뿐만 아니라 농업관련 전반에서 다양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연구자’라는 인식을 갖고 이들을 포함한 학문적인 교류와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학계의 혁신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이론, 개념, 현황, 정책 등을 모두 학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논의의 장이 마련되고 여기서 각자의 주장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이 전개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은 방향을 특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토론의 결과보다는 토론 자체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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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nJ 2016. 11. 10. 15:00

2016. 11.7 서울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김한호 서울대 교수의 글입니다.


 


 


농민은 준공무원이다

 


 


 GS&J 연구위원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유럽연합(EU)은 공동농업정책(CAP)을 편다. 1957년 출범한 EU 모체 유럽공동체는 농업에 대해 개별 국가의 독립 정책보다 전체 회원국의 공동 정책에 점점 공감했다. 그 결과 1962년 CAP를 시작했다. 공동체의 식량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경쟁적 독립 정책보다 협력적 공동 정책이 낫다고 판단했다.



 처음 CAP는 주요 품목별 목표 가격을 설정하고 가격 지지를 통해 생산을 장려했다. 가격 지지 정책은 시간이 흐르면 당연히 과잉생산 문제를 일으킨다. 이에 1992년 품목별 목표 가격을 낮추고 부분적 휴경 의무를 도입했다. 그 결과 떨어지는 농가 소득에 대해서는 하락 소득 일부를 지급하는 소득보상 직접지불제(직불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직불제가 여전히 특정 품목 생산과 연계됐기 때문에 생산 왜곡은 계속됐다. 마침내 2003년 생산 연계를 끊었다. 품목을 불문하고 과거 특정 기간의 전체 영농면적과 그때 받았던 직접지불액(직불액) 총합을 기준으로 농가마다 앞으로 받을 직불액을 미리 정해 주었다. 농가는 일정한 기본소득을 지급받고 생산 결정은 시장에 따르게 됐다.



 2013년 CAP를 다시 개혁해 농업 직불제와 농촌 개발을 두 기둥으로 삼았다. 농업 직불제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따라 몇 가지 목표를 세우고 목표별 직불제로 바꾸었다. 기본소득은 여전히 강조하면서 생태·환경 목표를 보완했다. 그 밖에 청년 영농 지원, 오지 관리, 특수농업 지원, 소득 불균형 해소, 소규모 농가 지원 등 다양한 목표를 추가하고 목표별 직불제를 도입했다. 이렇게 정책 수단은 생산 연계 없는 직불제로 통일하면서 농업의 다양한 다원적 기능을 강조했다. 한편 농촌 개발은 회원국별 농촌의 특수성을 고려해 회원국에 자율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제시했다.



 현재 CAP는 EU 전체 예산의 40%를 지출하는 최대 공동 산업정책이다. 유럽의회가 승인한 2015~20년 농업 직불제와 농촌 개발의 연평균 예산 상한을 보면 각각 420억 유로(약 53조원), 140억 유로(약 18조원)다. 농업 부문에 대규모 공적 재정을 투입한다. 특히 직접적 농가소득 지원인 직불제가 재정 투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농정개혁을 거듭할수록 농민의 공적 의무를 강조한다. 사실 2003년 개혁부터 직불제 지급 조건으로 농민이 지켜야 할 엄격한 기준을 설정했다. 환경보호, 식품안전, 동식물 위생, 동물복지, 농지 적정상태 유지 등과 관련된 세밀한 기준을 마련하고 농민에게 지키라고 요구한다. 실제로 EU는 농민의 기준 준수에 대한 지도·감시·통제를 위해 첨단과학기술 기반 통합정책관리시스템(IACS)을 수립했다. 회원국은 개별 실정에 맞는 적절한 주무 기관을 설치하고 IACS를 운용해야 한다. 회원국의 IACS 운용 상황은 EU의 수시 감사 대상이다. 감사 결과에 따라 직불액 삭감·반환·배제라는 엄한 조치가 따른다. 회원국과 개별 농가는 늘 긴장한다. 지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투표 때 영국 농민 다수가 찬성으로 기운 것이 IACS의 엄격함 때문이라고 할 정도다.



 지난달 말 이탈리아에서 IACS 집행 현장을 경험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다음으로 재정 수령 규모가 크고 IACS 운용을 선도하는 국가다. 정부 51%, 민간 49% 지분 구조를 가진 공공민간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IACS를 운용한다. 농민의 기준 준수 점검에 항공·정보통신·기계기술 등 첨단과학 기술을 사용한다. 현장을 안내한 국가농업과학경제연구원의 보나티 연구원은 “유럽 농업은 공적 재정에 의존하는 공공산업이고 농민은 이제 준공무원이다. 따라서 높은 기준 준수 의무를 가진다”는 말로 상황을 표현했다.



 CAP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먼저 품목연계 지원 정책은 지속될 수 없음을 보였다. 한국 쌀 정책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다음으로 농업은 농산물 생산을 넘어 국민이 원하는 다원적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능은 시장이 보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적 재정을 지불한다. 다원적 기능의 충실한 수행이 농업에 대한 정부 지원의 근거다. 



 마지막으로 농업의 공공성과 농민의 공직성이 증가하고 농민은 엄격한 기준 준수를 요구받는다는 것이다. 한국 농업이 지금 그리로 간다.




[출처: 서울신문] 원문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