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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2. 00:50



우리집 체리나무에 풍년이 들었습니다.

무심하기도 하였지요

체리가 익고 있는지도 몰랐으니

텃밭이 있는 테라스쪽만 부지런히 들락거릴뿐

정원쪽으로는 마음이 안갔더랬습니다.

아마도

아직 덜 끝난 축대공사가 

묵직한 숙제로 남아있는탓 아니었을까 싶네요


지 눈 감고 숨바꼭질하는 어린아이처럼

눈에 안보이면 일꺼리가 사라진줄 아는 중년아지매

정원쪽으로 고개를 안 돌립니다.


쉬울것같은 흙구하기가 

어째 자꾸 더뎌집니다.




컴퓨터 창문너머로  우리집 빨간오두막이 보이는데요.

어느날 오두막을 타고 올라간 

클레마티스가 하도 눈에 띄길레 

건너가 봅니다.

그런데 깜짝 놀랍게도 

빨간 체리가 눈에 들어오네요.

세상에나



소복이 정말이지  탐스럽게 익어있습니다.

한자리에 팍삭 쏟아붓듯이 매달려있네요

 체리나무는 

이사를 하고 그 이듬해인지 이년뒤인지 심었습니다.

재작년서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였는데요

작년은 해걸이를 하는지 재미를 못 본 기억이 나고

또  익을무렵에는 죄다 툭툭 터지는,

잦은비로 인한 열과현상이라는데

초보농부가 알 턱이 없었지요.

알아도 별수야 없었겠지만 밀입니다.



올해 체리나무는 저절로 커주었네요.

축대공사로 뿌리가 들어날 지경이라

그 당시에만 걱정이 늘어지다가 

잊고 있었는데

저혼자 저렇게 잘 자라주고 있었네요.

미안한 마음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역은 이제 막 체리수확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부터해서 팔월초까지가 수확철이라고 하네요.

체리는 스위트 체리가 있고

사우어 체리가 있는데

스위트는 그냥 막 먹기가 좋고

사우어로는  쨈을 만들지요.

옆집 펠스영감님네  고목체리나무가 사우어체리나무입니다.

큰 가지가 우리집 울타리를 넘어와서는 

여름에는 그늘도 만들어주고 

가을에는 다람쥐들 놀이터이기도 해서 

구경꺼리로 솔솔찮았었지요

사다리 놓고 따먹는 재미도 있었는데

 남편에게는 좀 애물단지였습니다.

우리 잔디에 체리가 다 떨어져서 지저분해진다며 질색을 하지요.

(나무에 매달려있는 체리는 예쁘지만 땅에 떨어진 낙과가 보기가 흉하기는 하지요)

펠스영감님도 바람에 쓰러지기라도 할까 불안하다며

결국 두어달전  사람시켜서 잘라내고 맙니다.

제게는 휑하니 보기가 그랬는데

남편은 속이 다 시원하다고 하네요



우리집 체리는 정말 맛있습니다.

스위트 체리인데요

과육이 탱탱하고 즙도 많습니다. 

 씹으면 아삭하지요 

알도 굵어서 열개 정도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지요

바구니에 소복히 두 바구니정도를 땄습니다.

부자된 느낌입니다.



성령강림절 방학이 끝나던 지난 토요일

앞집 비르깃이 잠시 방문하였네요

자기네집 체리 한접시와 블루베리 리큐르 한병 선물로 건넵니다.

휴가기간동안 고양이 밥을 챙겨먹였더니

이태리티롤지방 특산품이라네요.

이것도 스파클링와인에 섞어 마시면 

정말 향이 좋지요

우리집 체리만 맛있는줄 알았더니 

비르깃네 체리도 맛있네요.

색깔도 진하니 우리집나무와는 종류가 다른듯 합니다. 



비르깃이 왔다 간뒤 얼마 안되어

또 누가 초인종을 누릅니다.

이번에 벤트케스부인이 체리바구니를 들고 있습니다.

아 오늘 폭풍체리날!!!

비르깃과 벤트케스집과는 바로 옆집사이인데

고양이 밥 주러 가서보면 벤트케스씨네 정원에 체리나무가 보였거던요

정말  나무가  얼마나 평온하고 담담한지 모릅니다.

나무도 주인을 담는 모양이에요.

모나지 않고 잘 늙은 나무였지요

벤트케스씨네를 보면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좋은 사람들이지요.




사진은 없지만

이날 저녁에  큰 바구니로 또 체리를 선물받았습니다.

작은넘의 친구엄마가 쨈 담으라며 전해주네요

 올해 날씨덕분으로

집집마다 체리들이 다 잘 되었다네요.

체리풍년에

부지런한 독일아줌마들 

쨈 만드느라고 

요즘 한창 바쁠듯합니다.

선물받은 체리들로 저도 자동으로 그대열에 끼게 생겼습니다.



체리따던날 

라벤더는 한창이던데 터키양귀비는 꽃잎이 다 떨어지고 없네요.

봄꽃들은 언제 사라진지도 모르게 다 없어졌고

여름꽃들이 올라올 채비를 하고...

이제 여름이 본격적으로 오나요?

라벤더와 제라늄이 한창입니다


졸지에 생긴 체리들도 바빠지니

 저도 당분간은 농번기 여름농부입니다















출처 : 초보 딱지 뗀 블로거의 여전한 고군분투기
글쓴이 : 빈티지 매니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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