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9. 1. 15. 08:47


 

아름다운 마무리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올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이 아쉽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다가올 내일은, 새해는 더 희망차기 때문일 겁니다. 희망을 안으러 겨울 바다로 향했습니다. 넉넉히 품에 안아 올 한 해 살아오면서 지친 나를 위로해줄 보물섬 남해군 창선면 적량마을로 떠났습니다.

 


창선-삼천포 대교를 건너 남해군 창선도에 들어서면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가 따라온다.

 

아름다운 길, 창선-삼천포대교를 넘어오자 길 따라 푸른 바다가 함께합니다. 국도 3호선을 따라가다 창선면사무소와 정반대 방향으로 적량마을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마을로 가는 길은 굽은 길입니다. 야트막한 산을 넘어서자 드디어 적량 해비치마을을 알리는 기다란 이정표가 보입니다.

 


남해 창선면 적량 해비치마을 입구에 있는 이정표

 

고개 넘어가는 맞은 편에 하늘과 맞닿은 바다가 어서 와라며 푸른빛으로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고사리밭이 가득한 고개를 넘자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와락 안깁니다.

 


해풍 먹은 고사리로 유명한 남해군 적량마을에는 고사리밭이 많다.

 

성 모양의 담벼락 앞에 마을 안내와 함께 남해 바래길을 소개합니다. 남해 바래길 중 여기는 말발굽길이라고 합니다. 고려 시대 적량에서 군마(軍馬)를 사육하여 말발굽길이라고 하는데 남해도와 창선도 사이 지족해협에 설치된 20여 개 원시어업 죽방렴이 오가는 길에 멋진 장관을 보인다고 합니다. 고사리로 유명한 마을답게 고사리밭길도 있습니다.

 


남해군 적량마을은 남해바래길 중에서 말발굽길이 지난다.

 

적량마을은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과 관련된 국사봉, 적량성터, 굴항 등의 역사문화 유산이 있는 곳입니다. 해풍 머금고 자란 국산 고사리를 봄이면 싼값에 사드실 수 있습니다. 나전칠기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적량마을

체험안내 : 동네한바퀴, 나전칠기체험, 방파제낚시, 요트타고 먼바다체험, 문어/낙지(통 발)잡기, 고사리 채취체험 등 (체험은 계절 및 마을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전화문의)

문의 전화 : 055-867-4422, 010-3336-8660

관련 홈페이지 : 적량해비치마을 http://jukrang.co.kr

 

잠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가 너머에 말없이 넘실거립니다. 동네 적량슈퍼 앞에 가면 조선 수군 주둔지 적량성에 관한 안내 표지석이 나옵니다. 적량진이 설치된 시기를 기록한 문헌은 없습니다. 조선 시대 성종 15(1484) 관방진 설치와 동시에 마을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추정합니다.

 


남해군 적량마을에 세워진 조선 수군 주둔지 적량성표지석과 첨사 김정필 선정비

 

옆에는 첨사 김정필 선정비가 나란히 함께합니다. 표지석 옆 담장에는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싸우는 조선 수군과 일본군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남해군 적량마을 벽화

 

벽화를 따라 걷다가 마을회관에 이릅니다. 뒤편에 굴항이 있었다고 합니다. 적량진 해안에 굴같이 만들어 바닷물이 드나들게 한 후 병선을 숨겨두던 곳이라 굴강, 굴항이라 하는데 현재는 매립되어 농경지로 변했습니다.

 


남해군 적량마을에 있었던 굴항지. 현재는 매립되어 농경지로 쓰이고 있다.

 

굴항지를 나와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방파제에 이르러 사천 쪽으로 향한 작은 언덕을 올라가자 하늘보다 더 짙은 바다가 두 눈 시리도록 다가옵니다.

 


남해군 적량마을 방파제에서 사천 쪽으로 향한 작은 언덕을 올라가자 하늘보다 더 짙은 바다가 두 눈 시리도록 다가온다.

 

통영 사량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손에 잡힐 듯 다가옵니다.

 


남해군 적량마을에서 바라본 통영 사량도

 

이름 모를 작은 섬이 보석처럼 푸른 바다에 박혀 있습니다. 푸른 바다에서 막 건져낸 듯 싱그러운 모습에 마음도 덩달아 정갈해집니다.

 


남해군 적량마을 앞에 이름 모를 작은 섬이 보석처럼 푸른 바다에 박혀 있다.


이런 풍경이 여기 숨어 있을지 몰랐습니다. 가져간 캔커피와 함께 달곰한 바다를 마셨습니다.

 

짙푸른 바다 빛은 시리도록 아름답습니다. 포근한 공기가 어루만져 줍니다. 바다, 그 넓고 깊은 품에 안기자 일상에서 소진한 에너지를 가득 충전한 기분입니다.

 


남해군 적량마을 앞 바다는 짙푸른 빛으로 시리도록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