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9. 2. 21. 06:30



경남 함안은 우리나라 가야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입니다. 특히 가야읍 내는 가야의 맹주였던 아라가야 박물관이라도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잊혔던 역사의 흔적이 얼굴을 드러내며 지나온 세월의 이야기 조각이 하나둘 모인 함안박물관으로 시간여행을 떠났습니다.

 


함안박물관 전시실

 

남해고속도로 함안나들목을 빠져나와 함안여중을 지나 박물관으로 향하면 가야 고분에서 발견한 귀걸이 장식구를 닮은 안내판이 나옵니다.

 


함안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만난 안내표지판

 

불과 100m도 남지 않는 박물관으로 가는 길 주위에 유물이 걸음을 붙잡습니다. 선사시대 고인돌 무덤이 한쪽에서 재현되어 있습니다. 탁자식 고인돌을 지나자 암각화 고인돌이 나옵니다.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도 있어 책에서 보던 선사 시대의 이야기가 쉼 없이 들려옵니다.

 


함안박물관 근처에 있는 고인돌 야외 전시장

 

고인돌을 지나면 700여 년 전 고려 시대의 연씨를 재배한 아라홍련 시배지가 나옵니다. 지금은 모두가 숨을 고르며 깊을 잠을 자는 듯해도 날이 풀리며 700년의 아라홍련이 연분홍빛으로 반갑게 인사를 건넬 듯합니다.

 


함안박물관 입구에 있는 아라홍련 시배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함안 지역 시인들의 시들이 반깁니다. ‘혀 끝에 감겨드는 녹차의 여운 같은/ 봄처럼 피어오른/ 여인의 향기 같은//~참말로/쓸어야 할 것을/ 나는 쓸고 있는가//’ <낙엽을 쓸며>라는 홍진기 시인의 시를 읊조리자 저만치 가버린 가을이 벌써 그리워집니다.

 


함안박물관 곳곳에는 지역 시인들의 시 표지판이 걸음을 붙잡는다.

 

아라대장군과 아시랑여장군 나무 장승이 시가 적힌 표지판 너머에서 환하게 웃습니다.

 


함안박물관 뜨락에서 만난 아라대장군과 아시랑여장군 나무 장승


박물관 주위에는 유물들이 많습니다. 박물관 오른쪽 소포리 당골 선돌부터 찬찬히 구경하며 걸음을 옮겼습니다. 강명리 마애불 앞에서는 절로 두 손을 모아 고개 숙여 예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함안박물관 주위 야외에는 유물들이 많다.(사진 오른쪽은 소포리 당골 선돌)

 

불꽃 토기 형상을 한 박물관으로 성큼 다가서자 함안지역 내 고인돌들이 눈길을 끕니다. 고인돌 옆으로 커다란 수레바퀴 모양 토기가 보입니다. 말이산 4호분에서 출토한 수레토기 모양 토기를 약 10배 크기로 확대해 만든 청동상입니다.

 


함안박물관 야외에 있는 말이산 4호분에서 출토한 수레토기 모양 토기를 10배 크기로 확대한 청동상

 

술과 음료를 담아 마시는 잔의 기능을 했던 것인데 수레바퀴 장식과 부장용 유물이라는 점에서 사자의 영혼을 저승으로 운반 도구를 토기로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의 영혼 세계를 엿볼 기회입니다.

 


함안박물관은 아라가야 상징 토기인 불꽃 모양 토기 모양새를 하고 있다. 토기 모양의 건물 아래에서 하늘 바라본 모습.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자 왼쪽에 아이들이 좋아할 책들과 휴게공간이 놓여 있습니다. 맞은편에 유물 기증한 분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본격적인 관람을 위해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상설전시실 입구는 아라가야 토기의 상징인 불꽃 문양이 활활 타오르는 형상으로 맞이합니다.

 


함안박물관 상설전시실

 

함안 역사 연표를 시작으로 가야국 맹주, 아라가야의 역사가 와락 안깁니다. 이후 선사시대 역사부터 차근차근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선사시대를 지나면 마치 고분 속으로 들어가는 문을 지나면 가야 시대의 다양한 무덤들이 나옵니다.

 


함안박물관 제2전시실 입구

 

2 전시실은 시기별 무덤 형태의 변화(독널무덤 · 널무덤덧널무덤돌덧널무덤돌방무덤) 모습을 시기별 유물과 함께 전시했습니다. 교과서에서 보고 배웠던 고분 양식을 한꺼번에 정리해 비교해 살필 수 있습니다. 무덤을 지나면 순장 풍습과 복원한 순장자 송현이가 패널 속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함안박물관 제2전시실은 시기별 무덤 형태의 변화(독널무덤 · 널무덤덧널무덤돌덧널무덤돌방무덤) 모습을 시기별 유물과 함께 전시한다.

 

전시실 가운데에는 박물관 앞에서 본 수레바퀴 모양 토기가 조명 속에 빛나지만 복제품입니다. 굽다리 토기를 둘러보고 나와 많은 토기를 지나자 토기 제작 재현을 관람합니다.

 


함안박물관에 전시 중인 철갑 기병

 

뒤편에 아라가야 유적 최고의 발굴인 말 갑옷 총(마갑총)’이 나옵니다. 1500년 전 철갑기병이 나옵니다. 철갑을 입은 가야 무사와 말은 오늘날 탱크와 같습니다. 옆으로 아라가야의 상징인 불꽃 무늬토기에 관해 상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함안박물관에 전시 중인 아라가야 유적 최고의 발굴인 말 갑옷 총(마갑총)’

 

아라가야 유물 전시실을 나오면 도깨비 얼굴을 새긴 장식 기와인 귀연와가 나옵니다. 성산산성에서 발굴한 유물입니다. 옆에는 그곳에서 발견한 나무 조각에 붓으로 글자를 쓴 목간이 나옵니다.

 


함안박물관에 전시 중인 성산산성에서 발굴한 귀연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간 속으로 빨려드는 기분입니다. 민간에서 만든 읍지 중에서 가장 오래된 함주지 앞에 서면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맞은 편에는 조선 시대 각종 지도 속 함안의 모습이 나옵니다.

 


함안박물관에 전시 중인 조선 시대 각종 지도 속 함안의 모습.

 

5전시실로 향하면 파수 곶감의 전설을 비롯해 효자 다물, 함안 차사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제5전시실이 나옵니다. 박물관의 마지막 전시실인 이곳에는 함안의 문화재와 민속품, 전설과 세시풍속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함안박물관 상설전시실 중 마지막인 제5전시실은 함안의 문화재와 민속품, 전설과 세시풍속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함안의 이야기에서 빠져나와 야외 테라스로 향했습니다. 말이산고분군이 두 눈 가득 펼쳐집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즐겁게 다녀온 기분입니다.

 


함안박물관에서 바라본 말이산고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