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9. 9. 16. 04:59



~ 숨을 크게 한 번 쉬기 좋은 의령 수도사

 


의령 신덕산 수도사

 

도로를 달리다보면 문득 여행의 즐거움은 목적지가 아니라 그냥 이대로 가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경남의 가운데에 위치한 의령 지역은 세상의 속도감에서 벗어나 조금 더 느리게 천천히 달려야 제 것인 양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다 이정표에 이끌려 간 곳이 용덕면 수도사입니다.

 


의령 덕암 저수지

 

20번 국도에서 벗어나 교암 사거리에서 신덕산 쪽으로 들어가는 길은 더욱더 고즈넉합니다. 마을 이름도 정겨운 와요마을을 지나 크고 작은 저수지 곁을 지나고 덕암 저수지에 이러서야 절로 가는 길이 더욱 명확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의령 덕암저수지에서 신덕산 수도사로 가는 길

 

산속으로 가는 길이라 차 하나 지나갈 정도 길은 좁아졌습니다.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경사진 길입니다.

 


의령 수도사 극락교

 

아담한 절에는 한달음에 이를 수 있는 주차장이 있지만 일부러 아래쪽 극락교 부근에 차를 세웠습니다. 절 가까이 있는 주차장은 극락교를 지나 절로 향하는 경건한 마음을 깃들게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의령 수도사 만세루

 

극락교를 지나면 속계(俗界)를 벗어나 선계(仙界)로 들어서는 기분입니다. 계단 하나하나를 염주 알을 헤아리며 기도하듯 올라갑니다.

 


의령 수도사 만세루에서 바라본 극락전

 

계단을 지나면 신덕산수도사라는 편액이 걸린 만세루가 나옵니다. 만세루 아래에 서면 서방 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시는 극락전이 더욱더 우르르 보입니다.

 


의령 수도사 4층 석탑


극락전 앞뜰에는 남북국시대(통일신라) 4층 석탑이 오는 이를 반깁니다. 석탑 주위에는 다양한 캐릭터의 동자승 등이 놓여 있습니다.

 


의령 수도사 극락전

 

수도사는 662(신라 문무왕 2) 원효(元曉)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 옵니다. 전설에 따르면 원효가 이 절 뒷산 병풍바위에서 제자들과 수도한 까닭에 이름도 수도사라 불렸다 합니다.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유정이 중건했습니다.

 


의령 수도사 극락전에 그려진 원효대사와 해골바가지 일화

 

극락전에는 당나라로 의상대사와 유학가려다 밤중에 해골바가지에 든 물을 마시고 득도(得道)를 한 원효대사의 일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해골에 담긴 물은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은데 어제는 상쾌하게 마시고 오늘은 구토를 한단 말인가. 이 모두가 마음먹기 달렸다.(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의령 수도사 칠성각

 


의령 수도사 극락전 내 진신사리함

 


의령 수도사 극락전에 모셔진 진신사리

 

마음먹기 달려다 생각하며 극락전에 들어서자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바로 옆에 있는 부처님 진신 사리함으로 향했다. 2017년 손상된 칠성탱을 수리하던 중 1901년 봉안된 부처님 진신사리 7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영롱합니다. 어찌 보면 이() 같고 어찌 보면 옥 같습니다. 친견한 뒤 물러나왔습니다.

 


의령 수도사 극락전에 바라본 산. 짙은 녹음이 싱그럽게 일렁인다.

 

극락전에 서자 산의 짙은 녹음이 싱그럽게 일렁입니다. 덩달아 몸과 마음도 푸르게 물들였습니다.

 


의령 수도사 극락전 뒤편에 있는 모감주나무와 배나무에 기도하면 소원 성취한다는 전해온다.

 

극락전 뒤편에는 의령 삼부자와 인연한 모감주나무와 배나무 전설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의령 삼부자의 선대인 이씨 구씨 조씨가 불사에 참여한 후 모감주나무와 배나무를 기념 식수했는데 이 나무에 기도하면 소원을 성취하고 부귀해진다고 합니다.

 


의령 수도사 아름드리 느티나무

 

~ 숨을 크게 한 번 쉽니다. 기분 좋은 휘파람이 절로 몸 안에서 흘러나옵니다. 일상으로 돌아갈 삶의 활력을 얻고 갑니다. 마음속에 깃든 평화를 간직한 채 절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