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0. 6. 23. 05:03

 

잿밥처럼 달곰한 풍광이 넉넉한 김해 은하사

 

이름만 떠올려도 아늑한 곳이 있습니다. 김해 신의 물고기(神魚)가 소중한 것을 지켜준다는 신어산 자락에 있는 은하사(銀河寺)라 그러합니다.

 

은하사를 찾아가는 길은 숲속으로 가는 길입니다. 속세의 번뇌를 모두 날려버릴 듯 주택가를 벗어나 산자락으로 올라가면 초록이 짙어가는 초록 터널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웁니다.

 

절 입구에 이르자 먼저 갈림길이 나옵니다. 동림사와 은하사로 나뉘는 길입니다.

은하사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자 이번에는 영화 <달마야 놀자>라는 영화 안내판이 눈길과 발길을 끕니다. 2001년 박신양, 정진영 주연으로 재미나게 보았던 영화 장면이 떠오릅니다. 궁지에 몰린 조직폭력배가 사찰에 숨어들면서 빚어지는 재미난 갈등을 떠올리자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짙은 나무 그늘 덕분에 바람이 시원합니다. 덕분에 얼굴에 맺힌 땀은 어느새 바람과 함께 사라집니다.

 

일주문을 초록 터널이 대신하는 듯 향하는 양쪽으로 나무들이 당당하고 높습니다. 경내로 들어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잠시 고개를 들자 푸른빛이 와락 안깁니다. 마치 별천지로 이끄는 기분입니다.

 

계단을 지나가면 연못이 나오고 작은 다리가 나옵니다. 다리에는 두 마리 물고기 문양이 있습니다. 가락국 수로왕(首露王) 릉에 새겨진 문양이 닮았습니다. 절 창건 시기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가야 수로왕의 왕후인 허황옥의 오빠 장유가 장건했다고 전합니다. 원래 이름도 서림사(西林寺)였는데 임진왜란 때 불타 사라지고 중건하며 지금의 은하사로 되었다고 합니다.

 

창건 연대는 불분명하다. 전설에 따르면 가야의 수로왕 때 왕후인 허황옥의 오빠 장유가 창건했다고 하며, 당시의 이름은 서다. 이 산 동쪽에는 장유가 또 다른 사찰 동림사를 동시에 세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설 속의 창건 연대가 불교 전래 이전인 서기 1세기라 전설로 생각되고 있다. 사찰에서 출토된 토기 파편을 토대로 삼국 시대에 창건된 절인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연못에는 비단잉어 한 마리가 인기척에 반기듯 스르르 다가옵니다. 주황빛 비닐이 황금처럼 빛납니다.

 

작은 다리를 지나자 넓적한 돌에 동자승 조형물이 여럿 놓여 있습니다. 동자승 조형물의 해맑은 표정들 위로 햇살이 곱게 드리워 덩달아 마음도 정갈해집니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나뭇잎에 곱게 맺혔습니다.

사천왕문으로 향하는 계단은 더욱더 짙은 나무 숨결이 함께합니다. 올라가면 가슴을 열고 깊게 들이마시고 내뺐습니다. 묵은 찌꺼기가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사천왕문 옆으로 졸졸졸흥겨운 물소리가 들립니다. 경내를 거쳐 흘러가는 물이 모였다가 흘러갑니다.

 

주위는 물소리와 더불어 무성한 나뭇잎이 만들어준 싱그러운 그늘이 넓고 깊습니다. 앉기 좋은 돌에 두 눈을 감고 앉습니다. 마음에 평화가 일렁입니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정면에 전통문화 전수관이 나오는데 건립공사가 한창입니다. 왼쪽 범종각이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이 층으로 이루어진 누각이 아래로 내뻗은 나무 기둥이 근육질을 떠올리게 합니다.

 

종각 옆 아름드리나무 아래 숨을 고릅니다. 맑은 공기가 가슴 가득 들어와 정화하는 기분입니다.

 

숨을 고르고 종각으로 향했습니다. 여의주를 문 용 조각이 힘 솟게 합니다. 육중한 몸이 덩달아 하늘로 올라가는 듯 가벼워지는 기분입니다. 덕분에 가벼운 걸음으로 경내를 거닙니다.

 

대웅전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신어산 자락이 병풍처럼 에워싼 아늑한 풍광입니다.

대웅전으로 향하는 계단 앞에 커다란 돌 항아리가 있습니다. 공양을 담아 정성껏 올리는 뜻인지 모르겠지만 바라보는 동안 한껏 공손해집니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이름처럼 크고 당당한 느낌을 주는 태산목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하얀 꽃이 정성스럽게 손을 받쳐 드는 형상입니다. 공경하는 느낌입니다.

 

대웅전 바로 왼편에 삼성각이 있고 서편에 명부전이 있습니다.

주위를 천천히 거닙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햇살을 가려주는 양산 역할을 합니다. 시원하게 경내를 산책하는 여유를 안겨줍니다.

 

은하사를 찾았을 뿐인데 주위의 넉넉한 풍광은 덤으로 받았습니다. 덕분에 보약 한 첩을 지어 먹은 듯 몸과 마음이 개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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