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0. 6. 27. 06:32

 

현실로 돌아갈 힘을 가득 채워주는 김해 동림사

 

1+1묶음 판매처럼 세트로 보이는 절이 있습니다. 김해 신어산의 은하사와 동림사가 그러합니다. 가락국 김수로 왕비인 허왕후를 따라 인도에서 온 장유화상이 서역을 위해 서림사를 세우고, 동쪽의 가야국을 위해 동림사를 세웠다는 전설처럼 이 두 절은 쌍으로 묶여 있습니다. 서림사였던 은하사가 임진왜란 때 불탄 뒤 중건해 오늘에 이른 400년이 넘는 사찰입니다. 이에 반해 동림사는 1997년 복원되어 전통 사찰이 주는 깊은 맛은 없습니다. 다른 듯 닮은 동림사를 찾았습니다.

 

동림사라는 낯선 이름은 은하사 입구에서부터 달라집니다. 신어산 자락에 안겨 있는 은하사 입구 주차장에서 오른편에 동림사 일주문이 나오지만 찾는 이가 상대적으로 은하사보다 적습니다.

 

일주문 현판은 고 한산당 화엄 선사가 쓴 글인데 동림사를 복원한 스님입니다. 일주문 양 기둥 앞에는 오른손으로 지팡이 육환장을 짚고 왼손에는 여의보주를 든 두 분의 지장보살(地藏菩薩)이 마중 나와 반깁니다.

마치 신세계로 들어오는 이를 반기는 양 일주문 위로 햇살이 쏟아집니다.

 

일주문 앞에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슬기로운 종교 생활 안내문이 걸려 있습니다. 이 모두가 나를 위하고 우리를 위한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읽은 뒤 경내로 들어갑니다.

 

일주문을 지나 내려갔다 올라가면 동림사입니다.

내려갔다 올라가는 절 주위는 신어산 자락인지라 온통 넉넉한 숲의 향내가 가득합니다. 곳곳에 등산로가 유혹합니다.

 

소나무들의 미끈한 자태가 한 폭의 동양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솔향이 은은하게 흩어지는 기분입니다.

 

동림사 사천왕문 앞에 이르자 주차장과 함께 지장보살 입상 2개가 각기 서쪽과 남쪽을 향해 서 있습니다.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원하려는 지장보살을 요구하는 곳이 비단 서쪽과 남쪽뿐일까 싶습니다.

 

오른쪽에는 화엄 선사 승탑이 있습니다. 승탑과 지장보살 입상을 천천히 거닐며 숨을 고릅니다.

덩달아 손뼉을 하나로 모아 붙이고 허리를 숙여 예를 올렸습니다.

 

저만치 지나는 비행기가 한 마리 새처럼 보입니다. 속세의 티끌도 바람 따라 푸른 하늘로 날려버립니다.

 

사천왕문을 지나 108계단을 오릅니다. 계단을 오르며 바라보는 주위 풍광이 올라가는 걸음을 응원합니다.

올라가며 뒤돌아보자 사천왕문 너머로 분성산성이 보입니다.

 

계단 끝에 이르자 텃밭이 나오고 너머로 병풍처럼 둘러싼 신어산 자락에 안긴 동림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겨우 108개의 계단을 올라왔을 뿐인데 거친 숨을 몰아냅니다. 거친 숨을 달래려는 듯 지나는 바람이 달곰합니다.

 

종각을 지나자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모신 대원보전(大願寶殿)이 나옵니다.

달곰한 바람이 지나며 풍경을 울립니다. 울리는 풍경 소리에 몸과 마음도 정갈해집니다.

 

대원보전 주위로는 수국들이 등불이 주위를 밝힐 듯 환하게 피었습니다.

경내를 거닙니다. 마음의 평화가 일렁입니다.

 

동림사를 물러 나올 때는 108계단이 아니라 완만한 길로 내려왔습니다. 머리 위로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질 듯 무성한 나뭇잎 아래를 거니는 재미가 또한 쏠쏠합니다.

 

사천왕문을 지나면서 잠시 왔던 길을 벗어나 등산로로 향했습니다.

숲속에 놓인 넓적 돌에 앉습니다. 가져간 캔커피를 마십니다. 달짝지근한 커피 맛이 현실(?)로 돌아갈 힘을 가득 채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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