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0. 8. 15. 06:56

잿밥처럼 달곰한 휴식을 찾아 - 고성 옥천사

 

불교 신자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절을 떠올리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더구나 고성 개천면 연화산 옥천사를 떠올리면 더욱더 마음이 평안해지고 설렙니다.

 

개천면 소재지에서 벗어나 옥천사로 가는 길은 하천 하나를 건넙니다. 왠지 하천 하나 건너며 일상의 묵은 찌꺼기를 씻는 기분입니다.

 

하천 하나 건너자 사찰 입구를 알리는 표지석이 먼저 반깁니다. 연화산도립공원으로 향하자 공룡 조형물과 함께 공룡발자국화석지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눈길을 끕니다. 공룡 나라 고성군은 여기저기 공룡 유적지가 많습니다.

 

도립공원 주차장에서 연화산으로 향하는 등산로 입구에 뭇 사람들의 바람이 모인 돌탑들이 여럿 있습니다.

 

공원 주차장을 지나 절로 향하는 길은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일주문 주위에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어서 오라는 듯 반깁니다. 녹색 물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 푸르고 숲은 깊습니다.

 

곳곳에는 쉬어가기 좋은 간 의자 등이 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좀 더 올라가면 옥천사의 수호신인 사천왕을 모신 천왕문이 나옵니다. 정면 3, 측면 2칸의 맞배지붕을 지나면 본격적인 경내로 접어듭니다.

 

천왕문을 지나면 바로 왼편에 비각이 있습니다. ‘증 호조 참판 안공 선경비’(1922)입니다. 비각에 붙어 하마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경내는 산속에 자리한 까닭에 숲속에 들어온 듯 싱그럽습니다. 여기저기 들리는 새들의 노랫가락이 정겹고 북 장단 맞추는 고수처럼 졸졸졸 흘러가는 물소리가 청량합니다.

 

절에 와서도 바로 대웅전의 부처님을 뵙기보다 아늑하고 고즈넉한 산 중의 풍경에 마음이 먼저 뺏깁니다. 숲속의 넉넉함을 맘껏 즐기다 걸음을 천천히 전각으로 옮겼습니다.

 

마음의 찌던 때를 씻듯 작은 연화교(蓮花橋) 를 건너자 속세를 벗어난 선계(仙界)에 접어든 듯 더욱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670(문무왕 10)에 의상(義湘)이 창건했다는 옥천사는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에 불타 여러 번 중수하기도 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명물은 정면 7, 측면 3칸의 팔작지붕 집인 자방루(滋芳樓)입니다. 설법 등의 장소로 쓰인 공간인데 아쉽게도 찾았을 때는 해체보수 공사(2020.02~2020.10)가 한창이었습니다.

 

자방루를 거쳐 대웅전으로 향하던 특유의 가람 배치도 공사 중이라 산신각 등으로 돌아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옥천사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앞에 자방루가 있고 왼쪽에 심검당(尋劍堂), 오른쪽에 적묵당(寂默堂)이 있습니다. 명부전과 금당, 팔상전(八相殿나한전·산신각·독성각(獨聖閣칠성각 등이 옆으로 잇대어 있습니다. 지붕이 연꽃무늬처럼 배열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공사 중이라 연꽃무늬처럼 아름답게 이어진 풍경은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습니다.

 

오가는 이들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듯 낮잠을 자는 견공의 여유가 부럽습니다. 단잠을 자는 모습이 평화롭습니다. 거니는 동안 숲의 맑은 바람에 몸과 마음도 정갈해집니다.

 

차가운 시멘트 축대벽 사이에도 씨앗을 퍼뜨려 꽃을 피운 들꽃의 생명력이 경이롭습니다. 열심히 현실의 어려움에도 굴하지 말고 살라는 당부인 듯합니다.

 

자방루 앞 느린 우체통 앞 쉼터에서 고단한 몸과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올 한 해도 바삐 살아온 내 삶의 무게가 내려진 듯 가벼워집니다.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습니다.

 

경내를 거닐며 몸과 마음은 더욱더 고요합니다. 깊은 숲속에서 느끼는 아늑하고 청량함은 톡 쏘는 사이다를 마신 듯 개운해집니다.

 

경내에 달고 맛있는 물이 끊기지 않고 솟는 샘이 있어 절 이름이 옥천사이지만 주위 풍광은 잿밥처럼 더욱더 달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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