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0. 8. 21. 11:19

모두 힘든 요즘, 숨 고르기 좋은 고성 장산숲

 

농익어가는 여름. 끝을 모르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요즘입니다. 에어컨 바람이 아니면 어디 한 걸음인들 쉽게 움직이기조차 버겁습니다. 그럼에도 여름이 빚은 찬란한 자연의 깊은 그늘을 찾아 떠났습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휴가지로 떠나기보다는 모두의 비밀정원 같은 아담한 고성 장산숲으로 향했습니다.

 

고성 마암면 소재지를 살짝 벗어나 영오면으로 향하다 싱그러운 숲 앞에 차 시동을 끕니다. 숲에 들어서자 별천지 딴 세상에 온 듯합니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녹두전> 촬영지라는 안내 표지판이 먼저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드라마 촬영지라는 명성은 숲으로 들어가면 밀려오는 편안함으로 바뀝니다.

 

긴 의자에 앉았습니다. 넋 놓듯 가만가만 앉아 있노라니 마음에 평화가 밀려옵니다.

숨을 고르고 숲을 천천히 거닙니다. 처음에는 약 1,000m에 이를 정도로 큰 숲이었다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86. 장산숲은 지금은 길이 100m, 너비 60m, 면적 6,000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조선 태조 때정절공(貞節公) 호은(湖隱)허기(許麒)가 바다가 마을에 비치는 게 좋지 않다고 조성한 비보 숲입니다.

 

맛난 아이스크림콘을 혀로 조금씩 핥아먹듯 숲의 푸르른 기운을 온몸으로 조곤조곤 걸으며 흡수합니다.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녹색 물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합니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겨우 비집고 고개를 들이밉니다.

 

오가는 바람 덕분에 발걸음은 더욱더 가볍고 상쾌합니다. 나무 곳곳에는 디카시가 걸려 있어 걸음을 멈추고 사진이 빚은 시 한 편을 눈으로, 가슴으로 느낍니다.

 

숲 가운데 연못에는 정자가 있습니다.

마침 부부 1쌍이 정자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이라는 바이러스가 퍼져오는 기분입니다.

죽사정 앞에 돌들이 작은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돌들이 모여 작은 산 형상을 만들고 옆에는 돌탑이 서 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모르지만, 숲속에서 산을 만나는 기분이고 덩달아 거인이 된 양 마음도 넉넉해집니다.

 

연못에 비친 나무가 바람에 스르륵스르륵 춤을 추듯 흔들립니다. 잔잔한 흔들림이 주는 여유가 좋습니다.

 

숲이 빚은 느리고 깊은 풍경은 걸음걸음마다 파고들어 싱그러운 기운을 안겨줍니다.

 

숲에서 바라보는 들녘이 고요합니다. 마음을 비운 자리에 아늑한 풍경이 밀려옵니다.

 

흙길의 부드럽고 촉촉한 기운이 발끝으로 전해져옵니다. 산들거리는 바람에 절로 느려집니다. 시간마저 천천히 흐릅니다.

 

이곳에는 그저 평화롭습니다.

일상 속에서 지친 나를 위해 숨 고를 틈을 줍니다.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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