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0. 9. 2. 06:55

‘부남동네에 불이 나고 왜목동네에서 외고 소시랑골에서는 찍어 낸다’ - 의령 소상리를 찾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라는 김춘수 시인의 <꽃>이 떠오르는 지명이 한 둘이 아닙니다. 의령 용덕면에 오면 소상리가 있는데 왜 하상리는 없을까 하는 궁금증은 동네 마실로 향하는 발걸음의 시작이었습니다.

 

의령읍에서 용덕면 소재지로 가는 길목에 소상리는 자리하고 있습니다. 소상리(召湘里)는 소시랑골, 외에목이라고도 불리는데 신소(新召), 구소(舊召), 부남(釜南), 돈대산 마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상리는 남강을 접하고 있는데 제방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수해를 곧잘 입기도 했던 마을입니다.

 

신소마을 표지석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의령군산림조합 산림바이오매스센터의 톱밥 공장 등을 지나야 합니다.

 

소상교를 지나 작은 개울을 건너면 넓은 들녘이 와락 안깁니다.

붉은 배롱나무며 노란 들꽃들이 길가에서 너울너욱 바람 장단에 춤을 추며 반깁니다.

너른 들 사이로 비닐하우스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야트막한 동산 아래 있는 마을이 부남마을입니다.

부남은 부남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일제 이전에는 도울 부()자를 쓰는 부남동(扶南洞)이라 했습니다.

 

부남마을을 돌아 나오면 신소마을이 나옵니다.

마을 입구에는 아름드리나무의 넉넉한 그늘과 정자가 있는 쉼터가 있어 잠시 숨고르기 좋습니다.

 

신소마을은 왼딴 길목이라는 외에목, 외목이라 불립니다. 예전에 신소마을은 큰비가 오면 길이 막혀 바깥나들이를 하려면 산 고개를 넘어야만 했다고 합니다.

 

신소마을에서 동남쪽에 넓은 들녘을 바라보면 남강 쪽으로 바라보면 야트막한 언덕에 있습니다. 돈대산입니다. 들 가운데 솟아난 형상을 하고 있으며 모양이 돼지 모양이어서 배불리 먹은 돼지가 팔자 좋게 누워있는 형국의 명당이라고 합니다.

 

소상리 너른 들을 가로질러 정동마을로 향하면 대테러·요인경호는 물론, 민생치안과 관련 된 중요범죄 대처 및 예방 활동 등의 임무도 병행하여 수행하고 있는 경남경찰특공대가 나옵니다. 경남경찰특공대가 사용하는 건물이 나옵니다. 한때는 용덕창원소년원이었고 요양원으로 쓰인 적도 있습니다.

 

특공대를 지나면 구소마을 표지석이 버스정류장 옆으로 나란히 서서 반깁니다. 구소마을은 소시랑골이라고 합니다, 마을 지형이 쇠스랑을 닮아 소시랑골이라 불렸다는 설이 있습니다. 마을 뒷산 고갯길인 농실재(논실재)에서 내려다보면 마을 지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을에 들어서면 정자나무 쉼터 옆으로는 김해 김씨 삼현파의 문중 재실이 있습니다. 소상리는 오래부터 진주 강씨와 김해 김씨 등의 집성촌입니다.

 

의령문화원에서 펴낸 <의령의 지명>에 따르면 ‘1914년 일본 제국주의 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과정에서 늪 소()자와 뽕나무 상()자로 섰던 소상(沼桑)이 부를 소()자와 강이름 상()자를 쓰는 소상(召湘)으로 바뀌었다.’라고 합니다.

 

같은 책에서 구소(舊沼)의 전래 지명은 소시랑골과 관련 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소시랑과 소리와 비슷한 소리의 한자를 골라 소상(沼桑)으로 적어오다가 소상(召湘)으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합니다.

 

부남동네에 불이 나고 왜목동네에서 외고(외쳐대고) 소시랑골에서는(소시랑으로) 찍어 낸다는 재미는 말이 전해옵니다.

 

소상리 이름을 찾아 떠난 동네 마실. 마을은 내게 오가는 바람 편에 싱그러운 바람 한 점 안겨줍니다. 나에게 다가와 꽃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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