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0. 11. 18. 06:09

일상으로 돌아갈 에너지를 한가득 충전하는 의령 문산사

 

어디로 떠나도 좋을 가을. 괜스레 철학자인 양 사색하기 좋은 때입니다.

가을이 스며드는 요즘, 불교 신자도 아니지만, 의령 문산사를 찾았습니다.

문산사 주위의 잿밥 같은 풍경을 온전히 누리고 싶었습니다.

 

용덕면 소재지를 지나 진등재를 넘었습니다. 탑바위로 가는 이정표를 스쳐 지나고 정곡면 소재지가 가까워질 무렵 살짝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스쳐 갈 듯한 산으로 가는 길목에 절이 있습니다.

 

문산사 이정표에서 얼마 가지 않아 나무 그늘에 아담한 돌장승들이 어서 오라며 웃는 낯으로 반깁니다. <석담 박병현 갤러리 - 수련농원>이라는 표지석과 함께 색다른 풍경이 길가에서 펼쳐집니다.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캐리커처가 새겨진 빗돌은 물론이고 넉넉한 웃음을 띤 조형물이 눈길과 발길을 끕니다.

 

야외 갤러리를 지나 오솔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승용차 하나 겨우 지날 정도로 길은 좁습니다. 좁은 길은 온통 녹색의 싱그러움으로 한가득합니다.

 

문산사가 보이는 자리에 7층 석탑이 먼저 이끕니다. 석탑은 고려 중기 이후의 것으로 추정합니다. 1971년 문산사를 창건할 때 강원도에서 구해 같이 세웠다고 합니다.

 

머리 위로 가을 햇살이 무성한 나뭇잎을 비집고 내려옵니다. 햇살에 샤워한 양 개운합니다. 아직은 붉고 노랗게 물들지 않은 단풍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걸터앉았습니다. 빛이 곱습니다.

 

탑 주위를 돕니다. 절로 손은 하나가 됩니다. 탑을 돌면서 소원을 빕니다. 탑 아래에는 뭇사람들의 바람이 하나둘 모여 있습니다.

 

뒤로 몇 걸음 물러나 탑을 올려다봅니다. 탑보다 더 높게 솟은 아름드리나무도 이제야 보입니다. 넉넉한 나무의 품에 안긴 듯 여유롭습니다.

 

나무 위로 쏟아지는 신록의 다시금 몸과 마음을 씻습니다.

아름드리나무를 지나면 문산정(文山亭)이 나옵니다. 호암(湖巖)5살 때부터 한학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문산정에서 천자문을 시작으로 통감, 논어 등을 공부했습니다.

 

호암은 일생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유교적 가치관이 담긴 <논어>를 꼽았습니다. 삼성그룹을 창업한 사업가였지만 유교 이념을 사업에 실천하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사업보국과 같은 호암의 신념은 공자가 말한 대동(大同) 사회를 실현하려 한 흔적인지 모릅니다.

 

숲속의 맑은 기운 덕분에 이곳에서 하는 공부는 머리에 쏙쏙 들어왔을 듯합니다.

 

서당 앞으로 작은 계단이 있습니다. 극락으로 가는 길처럼 가볍게 올라가면 아담한 문산사가 나옵니다. 문산사는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이 1971년 창건한 절입니다.

 

문산사는 여느 절처럼 일주문도 없습니다. 지나온 탑 옆의 아름드리나무들이 일주문을 대신하는지 모릅니다.

 

경내로 들어가기 전 야트막한 언덕에 구절초들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꽃들이 펼친 하얀빛 덕분에 속세의 묵은 번뇌가 지워집니다.

 

아담한 절을 둘러 다시금 서당 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잿밥처럼 달곰한 풍경 덕분에 일상으로 돌아갈 에너지를 한가득 충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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