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불법과 동행을/卍-불교자료실

혜명(해인)스님 2019. 3. 12. 11:07


-3. 명게(命偈)-

    오조(五祖) 홍인대사께서 하루는 문인들을 다 불러오게 하셨다. 문인들이 다 모이자 말씀하였다. "내 너희들에게 말하나니, 세상 사람들의 나고 죽는 일이 크거늘 너희들 문인들은 종일토록 공양을 하며 다만 복 밭만을 구할 뿐 나고 죽는 괴로운 바다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너희들은 모두 자성이 미혹하다면 복의 문이 어찌 너희들을 구제할 수 있겠느냐? 너희들은 모두 방으로 돌아가 스스로 잘 살펴보라. 지혜가 있는 자는 본래의 성품인 반야의 지혜를 스스로 써서 각기 게송 한수를 지어 나에게 가져오너라. 내가 너희들의 게송을 보고 만약 큰 뜻을 깨친 자가 있으면 그에게 가사와 법을 부촉하여 육대의 조사가 되게 하리니, 어서 빨리 서둘도록 하라." 제자들은 홍인대사의 말씀을 듣고 각기 자기 방으로 돌아와 서로 번갈아 말하기를 "우리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뜻을 써서 게송을 지어 큰스님께 모름지기 바칠 필요가 없다. 신수상좌는 우리의 교수사이므로 신수상좌가 법을 얻은 후에는 저절로 의지하게 된 터이니 굳이 지을 필요가 없다."하고, 모든 사람들은 생각을 쉬고 다들 감히 게송을 바치지 않았다. 그때 화공 노진이 홍인대사의 방 앞에 있는 삼칸의 복도에 '능가변상'과 오조 대사가 가사와 법을 전수하는 그림을 그려 공양하고, 후대에 전하여 기념하고 자 벽을 살펴보고서 다음날 착수하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