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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명(해인)스님 2019. 7. 19. 12:06


제6강 화엄경의 내용 -해인삼매

      〈현수품〉에는 신심이 원만 성취되면 얻어지는 신심의 공능으로서 삼매가 설해져 있다.
      《화엄경》의 총정인 해인삼매도 교설되어 있다.
      이 해인삼매는 어떠한 삼매이며, 어떻게 모든 삼매 중 으뜸인 것으로 부각되어 갔는가.
      그리고 해인삼매를 얻게 되면 어떤 덕용(德用)이 있으며, 그 삼매에 들어갈 수 있는 인연은 무엇인가.

      〈현수품〉에는 신심이 원만 성취되면 얻어지는 신심의 공능으로서 10종 삼매〔圓明海印三昧門·華嚴妙行三昧門·因陀羅網三昧門·手出廣供三昧門·現諸法門三昧門·四攝攝生三昧門·窮同世間三昧門·毛光覺照三昧門·主伴嚴麗三昧門·寂用無涯三昧門〕가 보이며, 그 첫째로《화엄경》의 총정(總定)인 해인삼매에 대하여 교설되고 있다.

      석존의 깨달음은 명상을 통하여 이루어졌으며, 그 명상은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그 가운데 삼매는 대승경전의 말씀이 교설되는 주요 방편문으로 부각되었다. 원시경전에서도 4선 8정(四禪八定)이나 삼삼매 등 중시되지 않은 바 아니나 대승경전에서는 무량한 삼매가 수없이 나타난다. 특히 부처님의 깨달음을 전하고 있는 모든 교설이 삼매에 들고 나서 설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중 해인삼매는《화엄경》의 총정(總定)으로까지 주시되고 있다. 입·출정 후에 설해지는 다른 경전과는 달리《화엄경》은 해인삼매 속에서 설해진 것으로 주지되고 있다.

      삼매는 sam dhi(사마디)를 음사한 것으로 삼마지(三摩地)로 음역되고도 있다.
      그러나 그외에도 삼마제·삼마발제·사마타·삼마혜다·타연나·디야나·선나 등으로 음사되고 있다. 의역으로서는 흔히 심일경성(心一境性)의 상태로서 정(定)이라 번역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정사(正思)·등지(等持)·지(止)·등인(等引)·정려(精慮)·사유수(思惟修)·정정(正定) 등으로 번역되는 많은 용어가 정(定)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불교에서는 지혜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그 자체가 지혜까지도 포용된 의미를 지니기도 하면서, 삼학(三學)의 하나로 매우 중시되어 왔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체 모든 삼매의 근본이며, 그 삼매를 다 포섭한다는 해인삼매는 경에서 해인삼마지(海印三摩地)·해인정(海印定)·대해인삼매(大海印三昧)라고도 불리고 있는데, 이는 S garamudr Sam dhi(사가라무드라 사마디) 또는 S gara Sam ddhi(사가라 삼릿디)의 음사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면 경전에 나타난 해인삼매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해인삼매의 용례

      해인삼매는《화엄경》이외의 다른 경전에도 물론 보인다.
      예를 들면《대집경》,《대보적경》등 많은 경전에 설해져 있으며 화엄가들도 이 경전들을 인용하여 해인삼매를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해인삼매는《화엄경》의 세계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삼매로 간주되고 있다. 해인삼매는〈현수품〉·〈십지품〉·〈여래출현품〉·〈입법계품〉등에서 교설되고 있다.

      2. 해인삼매의 의미

      해인삼매는 대해(大海)에 비유하여 붙여진 삼매의 이름이다.
      그러면 해인삼매를 큰 바다에 비유하여 명명한 그 구체적 비유의 내용은 무엇인가.
      첫째, 바다에 모든 영상이 다 나타나는 것처럼 일체 색상이 보리심해 중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으므로 해인삼매라 한다.

      섬부주의 모든 유정 등 색류가 다 바다 가운데 영상을 나투므로 이름이 대해인 것과 같이, 이 같은 유정의 일체 심색(心色)과 음성 등 모든 영상이 다 보리심해 중에 나타나므로 해인삼마지라 한다

      둘째, 모든 물〔水〕의 흐름이 다 대해에 들어가는 것처럼, 한량없는 일체 제법이 다 해인삼매 중에 들어가므로 해인이라 한다.

      대해수가 무량하여 그 양을 헤아릴 수 없는 것과 같이 일체 제법도 그 양을 헤아릴 수가 없으며, 또 일체 중류(一切衆類)가 대해 가운데 다 들어가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이처럼 일체 법을 인함이 모두 제법해인에 들어가며 이 해인 중에서 일체 법을 보게 된다.

      셋째, 대해에 모든 용왕·신중이 머물며 진귀한 보배가 숨겨져 있는 것과 같이, 이 삼매도 일체 법 및 법선교(法善巧)가 갈무리된 곳이므로 해인삼매라 한다.

      이러한 해인삼매는 의상뿐 아니라 법장, 징관을 위시하여 화엄가들이 매우 중시하였으니 해인삼매를《화엄경》의 총정으로까지 부각시키고 있다.
      《화엄경》전체가 바로 해인삼매 속에서 설해진 말씀이라는 것이다.

      《화엄경》이 의지하고 있는 해인삼매는 십불(十佛)의 해인이고 석가불해인이며 정각해인이고 제불여래응공등정각보리며 무상보리해(無上菩提海)이다.
      그래서 해인은 진여본각이며 일체지·대지(大智)·증분내증(證分內證)·여래성기심(如來性起心)이다. 응화하되 나투는 바가 없어 보리의 무심돈현(無心頓現)이 해인삼매인 것이다. 해인삼매가 모든 삼매를 섭수하는 것처럼《화엄경》의 해인삼매 또한 제경의 해인삼매를 섭수하게 된 것이라 하겠다.

      3. 해인삼매의 대용(大用)

      해인삼매를 체(體)로 하여 일어나는 해인삼매의 상(相)·용(用)은, 해인삼매를 왜 해인삼매라 하는지를 가리키는 해인삼매의 의미와 별개인 것은 아니다. 해인삼매는 여래지(如來智)로 일체 색상을 인현(印現)할 뿐만 아니라 또한 여래지를 의지하여 만상을 몰록 나투는 업용이 있다. 그러한 작용이 있어서 그 같은 의미를 부여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해인삼매의 수승한 묘용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기로 한다. 화엄부의 제 문헌에서는 해인삼매의 대용(大用)이라는 용어 대신에 업용(業用)·덕용(德用)·승용(勝用) 등의 말도 자주 보인다.

      《화엄경》에서는 보살행으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가 제불보리의 경지에서 불행(佛行)으로 나투어지고 있다.
      〈현수품〉에서는 현수보살이 10종삼매의 업용을 게송으로 찬탄하고 있는데, 처음에 해인삼매의 대용을 게송으로 찬탄하고 있다. 해인삼매의 대용을 크게 다섯으로 구분해 보기로 한다.

      부처로 시현하고 법장을 설한다.
      《화엄경》의 해인삼매는 불보리정각(佛菩提正覺)해인이다.
      어디든 부처 없는 국토에 시현하여 정각을 이루고, 법을 알지 못하는 국토에서는 묘법장을 설한다.

      일념경에 시방에 두루하여 중생을 교화한다.
      달빛 그림자가 두루하지 않음이 없는 것같이 무량방편으로 군생을 교화한다.
      분별도 없고 무념인지라 한 찰나에 시방세계에 두루 다녀 무공용(無功用)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한다.

      일체시 일체처에서 8상을 나툰다.
      시방세계 가운데 염념이 시현하여 성불하고 정법륜을 굴리며 열반에 들고 내지 사리를 나누어 중생 위해 보인다.
      성문· 연각 등 삼승교를 열어 삼승문으로써 널리 중생을 제도한다.
      무량겁 동안 무량중생을 제도함에 있어 근기에 따라 성문· 연각 등 삼승 방편문을 시설하기도 한다.

      중생들의 좋아함을 따라 모든 모습으로 다 시현한다. 혹은 남자로 혹은 여자로 나타나고 갖가지 몸을 그 좋아함을 따라서 다 보게 한다.

      중생의 형상, 행업과 음성도 한량없어서 이를 따라 일체를 다 나툰다.
      이러한 모든 불사가 곧 해인삼매의 위신력이다. 제불보리가 널리 일체 중생의 심념(心念)과 근성(根性)과 욕락을 나투되 나투는 바가 없으니 정각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찰나찰나마다 중중무진세계에 일체 모습으로 시현하여 끝없는 중생을 다 제도하는 것이 바로 해인삼매의 위신력에 의한 해인삼매의 수승한 덕용이라는 것이다. 《화엄경》에서는 한 세계에 한 부처로 시현하는 것이 아니라, 중중무진으로 응현하는 것이다. 만법이 다 해인병현(海印炳現)이요, 해인돈현(海印頓現)이 다 불현(佛現)이다.
      시현해도 시현함이 없는 무심돈현이요, 응화해도 응화함이 없는 무공용행이다.
      무량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함에 있어 법 설함을 시설한 것은 사바세계에서의 교화방편은 음성 설법이 중요함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4. 해인삼매에 드는 인연

      해인삼매가 불가사의한 경계인 만큼, 해인삼매에 들어갈 수 있는 인연 또한 헤아리기 어려우리란 것은 짐작이 가고도 남을 일이다. 그래서인지 경에서 명확하게 해인삼매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두드러지게 제시한 곳은 오히려 드문 것 같다.

      《대집경》에서는 제일 먼저 다문(多聞)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보살이 많이 듣기를 바다와 같이 하면 지혜를 성취하여 항상 부지런히 법을 구하리라고 한다. 다문을 성취한 후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며 그 설법선근으로 해인삼매에 회향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정진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대보적경》에서도 모든 법문을 잘 수행함으로써 해인삼매를 얻는다고 함은 같다.
      이처럼 법문을 듣고 설법함이 해인삼매를 얻는 주된 방편으로 강조되어 있는데, 이는 화엄에서도 마찬가지다.《대방광총지보광명경》에서는 해인삼매가 입으로 좇아 나온다〔海印三昧口中生〕고까지 역설되고 있다.

      《화엄경》에서는 각 회마다 설주보살이 삼매에 들어 지혜를 얻고는 출정한 후에 설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삼매력으로 설법한 모든 것이 해인삼매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므로 설주보살들의 입정인연도 간과할 수 없다고 하겠으니, 보현보살을 위시하여 설주되는 보살이 삼매에 들 수 있음은 3종인연에 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첫째는 시방 일체 제불의 가지력(가피력),
      둘째는 비로자나여래의 본원력(위신력),
      셋째는 보살이 일체 제불의 행원력을 닦은 선근공덕력 또는 지혜력에 의해서이다.
      보살들이 닦은 행원(선근공덕력)은 입정의 인(因)이며, 주불과 제불의 본원력 가피력은 연이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항상 제불보살을 친근해야 해인삼매를 구족 성취하게 됨도 경에서는 보이고 있다.

      〈현수품〉에서는 해인삼매 등 10삼매의 대용은 발심수행한 수승한 덕의 하나로서 설해진 것이다. 그런데 발심은 신심에 의해서 가능하니 발심성불은 신만성불인 것이다. 그 신심은〈정행품〉의 140원을 성취한 정신(淨信)을 말한다. 따라서 입정은 행원의 광대한 공덕행인 보현행덕으로 가능하며, 그 보현행덕은 무방대용인 과(果)와 둘이 아닌 인행(因行)인 것이다.

      〈현수품〉에는 해인삼매 외에 아홉 삼매에 대한 설명도 보인다.
      그 중 화엄삼매와 방망삼매(方網三昧)에 대해서만 잠깐 언급해 보면, 우선 화엄삼매이다. 해인삼매가 만상이 다 나타나는 진여본각으로 설명되었다면 화엄삼매는 널리 보살만행을 닦아서 보리를 증득하는 것이다. 해인삼매가 불과무애라면 화엄삼매는 보살만행으로서의 바라밀행이다.

      다음 방망삼매(方網三昧)는 동서 등의 방위나 육근과 육경, 남녀 노소, 비구 비구니, 중생과 부처, 미진과 일체처 등을 막론하고 온갖 곳에서 입정 출정함이 걸림없음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현수품〉에서는 동방에서 바른 정에 들어가 서방에서 정으로 좇아 나오며, 서방에서 바른 정에 입정하여 동방에서 정으로 좇아 나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안근에서 입정하여 색진에서 출정하며, 색진에서 입정하여 안식에서 출정한다.

      또 동자신에서 입정하여 장년신에서 출정하며, 장년신에서 입정하여 노년신에서 출정하며, 노년신에서 입정하여 선녀신에서 출정하며, 선녀신에서 입정하여 선남신에서 출정하며, 선남신에서 입정하여 비구니신에서 출정하며, 비구니신에서 입정하여 비구신에서 출정하며, 비구신에서 입정하여 학무학에서 출정하며, 학무학에서 입정하여 벽지불에서 출정하며, 벽지불에서 입정하여 여래신에서 출정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많은 삼매가 신심의 덕용으로 교설되어 있는 것이다.
화엄경 해설-제6강 화엄경의 내용 -해인삼매.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