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이승삶의 행복/♧-효사랑행복

혜명(해인)스님 2020. 2. 17. 17:59

    【질문】
    효(孝)문화 축제라는 것도 있는데 현대적인 의미의 효(孝)는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법륜 스님】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별로 할 얘기가 없네요.
    효는 자식이 부모에게 효를 하는 것이지 누가 누구에게 효를 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건 아녜요.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마음을 내는 게 효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녜요. '부모를 내가 책임져야 한다.' 하는 것은 효가 아녜요. 남의 인생에 간섭하는 거지. 자기 인생 똑바로 사는 게 효입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부모를 원망하면 안 된다.
    오늘 나를 낳고 버렸다 하더라도 어떤 경우라도 부모에 대해선 항상 감사해야 한다. 내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중학교를 안 보내줬다 하더라도 감사해야 한다. '키워줘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해야 합니다. 부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내야 부모에 대한 긍정성이 있고, 부모에 대한 긍정성이 있어야 나 자신에 대한 긍정성이 생깁니다.

    '부모에 대해 내가 잘해야지' 하고 부모에 대한 무거운 짐을 짊어지면 내가 찌그러져요. 내 삶이 펴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도리어 불효가 됩니다.

    사람에게는 세 가지 인간관계가 있습니다.
    첫째, 나와 부모의 관계,
    둘째, 나와 배우자와의 관계,
    셋째, 나와 자식과의 관계가 그것입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부모에 대해선 부채가 없습니다.
    왜? 나하고 계약관계에 있어서 부모의 일방적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부부에 대해선 책임이 반반 있습니다. 자식에 대해서는 20살까지는 무한책임입니다.
    왜? 자식과의 관계는 내가 일방적으로 낳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식을 잘 키워야 해요. 자식을 잘 키우는 방법으로 뭐가 있냐? 내가 부모에게 잘해야 해요. 부모에게 잘해야 자식이 잘돼요. 그래서 '부모에게 잘해라.' 하는 것은 자식을 위해서 그러라는 것이지 부모를 위해서 그러라는 게 아녜요.

    심리적인 것과 생물학적인 관계에서 효는 어떤 경우에도 부모를 미워하면 안 된다.
    부모에 대해선 다만 감사하는 마음만 내면 된다. 이것이 근본입니다. 그 다음에 이제 효(孝)라고 하는 이데올로기, 이념, 사상 이런 건 온갖 이름을 붙여서 할 수 있겠죠. 그런 건 제 관심사가 아닙니다.

    저는 항상 '실제 어떤가? 사실이 어떤가?' 이것만 관심이지 이데올로기, 이념적인, 사상적인 것은 관심사가 아닙니다.

    수행의 측면에서도 어떤 경우에도 부모를 미워하면 자기를 부정하게 되고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을 내면 자기를 긍정하는 마음을 내게 된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 외의 것은 할 수 있으면 하고 안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어떤 집엘 가보았더니 애 공부 시킨다고 아파트를 하나 얻었는데 애 돌보라고 어머니를 보냈어요. 그런데 큰 방, 작은 방, 부엌 이런데 큰방은 아이를 주고 작은방을 어머니를 줬어요. 그래서 방을 왜 이렇게 배정했냐 하니까 애는 침대 써야 하고, 책상 놔야 하고, 컴퓨터 놔야 하니까 큰방을 쓰고 어머닌 별로 짐도 없으니까 그렇게 배정했다는 겁니다. 이걸 뭐 불효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이것을 불효라고 문제 제기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아이를 망치는 일입니다.

    교육이 뭐 책상 놓고 침대 놓고 이게 교육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큰방을 어머니를 주고 작은방을 아이를 줘야 해요. 이렇게 딱 해야 아이가 사람이 됩니다.

    그럼 이제 어떤 일이 생기느냐. 할머니가 애를 생각해서 '아이구, 니가 내 방에 와 있어라. 나는 니 방에 있을께.' 이건 할머니와 손주 사이에, 할머니의 은혜에 속합니다.

    그럼 애가 할머니를 은혜롭게 생각하겠죠. 그런 둘 사이 문제니까 내가 간섭할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내가 그 집에 가 보았을 때는 다시 방을 확~ 바꿔야 합니다. 그렇게 질서를 잡아주고 가면, 할머니가 또 손주 생각해서 바꾸고 그건 그들의 문제입니다. 이렇게 하면 애도 할머니 은혜를 알게 되고, 질서도 딱 잡히게 됩니다.

    또 어떤 집에 가보니까 사업이 부도나서 작은 집으로 이사 가서 부부는 거실에서 자고 애들에게 방을 내주고 그런 집도 있던데 애를 망치는 길입니다. 부모가 딱 안방을 쓰고 애들을 거실에서 재워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질서가 잡힙니다.

    부인들이 애한텐 맛있는 거 막 해주고, 남편에겐 맛없고 볼품없는 것 주면 그러면 애 망치는 겁니다.

    그리고 애가 미국 유학 간다 하면 엄마가 애 따라가고 이것도 애 망치는 겁니다.
    남편이 다른 데로 발령 나면 무조건 따라가고 애는 전학을 열 번 시켜도 괜찮습니다. 아무 문제없어요. 부부가 딱 바르게 살면 아이들은 이사 같은 것은 그런 거 아무 상관없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거예요. 부부를 위해서 그러라는 게 아니라. 효의 근본도 다시 보면 자식을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거지 부모를 위해서 그러라는 게 아녜요. 효도는 돈으로 하는 게 아녜요. 인간이 살아가는 질서만 딱 지키면 돼요. 여러분 전혀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남편이 돈 딱 벌어오면 시어머니 용돈 많이 드리라고 해야 합니다.
    남편을 여기까지 키운 사람이 시어머니니까, 굳이 소유권 따지면 누구 꺼요? 시어머니가 대주주예요. 나는 다음 주주니까 본 주인한테 일단 좀 떼어줘야 합니다. 월급 받아오면 딱 '떼어 드리자.' 이러면 돼요. 그런데 남편이 '너무 많다' 하고 깎으면, 그건 엄마하고 아들 문제니까 내가 간섭할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나는 팍 떼어 주는 거예요. 몰래 떼어 줄 필요도 없고 떼어 주라고 시키면 돼요.

    내가 떼어 주면 돈이 너무 많이 나가니까.

    남편이 '20만원만 드리자' 해도 내가 '50만원 드리자' 하세요. 남편이 '너무 많다, 20만원만 드리자'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남편은 '50만원 드리자' 하는데 내가 막 싸워서 '20만원 드리자' 하면 이러면 안 돼요. 여러분이 지혜가 없어서 그래요. 그래서 고부간에 갈등이 생기고, 부부싸움이 생기고 그것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 자녀교육에도 나쁜 영향을 줍니다.

    부모는 여러분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녜요.
    여러분은 부모를 부담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부모 잘못이 아녜요. 여러분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부모가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는 거예요. 부모는 80이 되든 90이 되든, 여러분 잘되라고 하지, 여러분 해치려고 하는 거 아녜요. '늙어가지고 늘 자식한테 손 벌린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여러분이 잘못 해서 생긴 현상이에요. 처음부터 질서에 맞게끔 딱딱 줬으면 주면 오히려 주지 말라고 돌려주는 그런 관계가 돼야 하는데 안 주고 버티니까 '내 것 찾아 내놔라~' 그래서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효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안 돼요. 그냥 자연의 질서에 맞게 사는 거예요. 애를 왜 그렇게 키워야 하느냐 그게 자연의 질서에 맡기 때문입니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