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불법과 동행을/卍-법문의도량

혜명(해인)스님 2020. 3. 21. 13:30

    어떤 남자에게 부인이 계란 좀 사다 줄 수 있냐고 부탁을 했습니다.
    남자는 기꺼이 승낙하고 시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웬 모르는 청년이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말도 안 되는 험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이 길쭉하다느니
    낙타 얼굴 같다느니.
    이상한 냄새가 난다느니.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험담을 늘어놓으며 쫓아다니는 거였습니다.

    그 사람 많은 시장에서.
    영문도 모르고 모욕을 당하는 게 너무나도 참을 수 없어서
    남자는 그냥 집으로 와 버렸습니다.
    계란도 안 사고요

    부인이 물었습니다.
    "계란은 사 오셨나요?"
    남자는 식식대며 시장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부인이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아, 그 사람. 저도 알아요.
    어릴 때 넘어져서 머리를 다쳐서 그래요.

    그렇게 미쳐서 학교도 못 다니고,
    친구도 없고.
    취직도 못 하고,
    결혼도 못 하고.
    불쌍한 사람이죠.
    그 청년은 아무한테나 그래요
    당신만 당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 말을 듣고 남자는 분이 풀렸습니다.
    오히려 연민의 마음이 일었습니다.

    부인이 다시 말했습니다.
    "여보, 아직 계란이 필요한데 사다 줄 수 있어요?"
    남자는 다시 시장으로 갔습니다.
    여전히 아까 그 청년이 다가오더니 모욕적인 험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음담패설까지 섞어 가면서-
    그러나 남자는 전혀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남자가 계란을 사려고 상점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청년은 그 상점 안에 까지 쫓아오면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험담을 늘어놓았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말했습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이 청년은 누구한테나 이래요.
    미쳤어요. 어렸을 때 머리를 다쳤대요."
    "네, 알고 있습니다. 불쌍하죠."
    남자는 아무런 분노도 느끼지 않은 채, 편안한 마음으로 계란을 사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스님은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욕을 하거나, 가족이, 배우자가 화를 내면
    그들은 오늘 머리를 살짝 다쳐 잠시 뇌손상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라.
    불교적인 관점으로 보면 남에게 화를 내거나, 남을 모욕하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일시적 정신이상>입니다.

    이렇게 누군가가 당신에게 화를 낼 때 그것이 <일시적 정신이상>인 것을 안다면 매사에 차분하게, 때로는 연민을 느끼면서 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쌍한 사람을 위하여!"

    ㅎㅎ 그렇습니다.
    미친 사람 만났다고 나도 같이 미칠 필요는 없겠지요?
    화를 낸다고 나도 같이 화를 내면 나도 똑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분노에 휘둘리지 않는 참 좋은 방법입니다.
    이 소중한 나의 마음의 평화를 위하여!

    -아잔브람 스님 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