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불법과 동행을/卍-불교자료실

혜명(해인)스님 2020. 7. 31. 11:40


진리의 말씀을 옮겨 적는 '사경(寫經)'.

      사경(寫經)은 부처님의 경전을 베껴 쓰는 것으로 유래가 매우 깊은 수행법이다.
      거의 모든 경전을 통해서 써서 지니고 외우는, '서사수지독송(書寫受持讀誦)'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사경은 마음을 집중해서 정갈한 종이에 경문을 한 자 한 자 쓰는 일을 말한다.
      수행법에서는 일자일배(一字一拜) 또는 일자삼배(一字三拜)라고 해서 한 글자를 쓰고 한번 절하거나 세 번 절하는 것으로 수행을 삼기도 한다.

      사경은 단순히 경문의 뜻을 전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수행법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사경이 수행법으로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경을 씀으로써 그 내용을 이해하게 되고 마음 깊이 와 닿게 되며 경을 쓰는 동안 정신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수행법으로써 사경은 더할 수 없이 좋은 방법이다.
      특히 마음이 산란하고 집중력이 약한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사경이 더할 수 없이 좋은 수행방법이다.

      사경은 특별히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시작할 수 있다.
      굳이 법당을 찾아야 한다거나 소리를 내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큰 제약 없이 시작할 수 있다. 기도나 독경의 수행법에 어색한 학생들이나 젊은 층에게 사경은 좋은 수행법이 될 것이다.

      사경을 할 때는 부처님의 마음과 가르침을 우리의 몸과 마음에 가득 채우는 성스러운 행위이기 때문에 청정한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사경의 신앙은 경전의 뜻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의미도 크지만 자신의 원력과 신앙을 사경 속에 담아 신앙의 힘을 키워 나가는데 그 목적 있다. 사경을 통해 부처님의 마음과 자기의 마음이 하나로 통하게 되면 지혜의 빛이 나타나는 것이다.

      사경을 할 때의 순서와 주의점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
      얼굴과 이를 닦고 몸을 단정히 한 후에 사경을 시작해야 한다.
      둘째, 환경을 정돈해야 한다.
      환경을 정돈하는 것은 곧 마음을 정돈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것이다.
      셋째, 정좌해서 자세를 바르게 갖춘다.
      이것은 곧 마음을 안정시키고 사경할 자세를 갖추는 단계이다.
      넷째, 합장하고 사경의식 순서에 따라 의식문을 염송한다.
      다섯째, 붓이나 붓펜을 잡고 사경을 시작한다.
      사경에 사용하는 붓이나 붓펜은 사경 이외의 다른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섯째, 일자일배의 사경 신앙이 전해 오지만 그대로 따르기는 어려우니, 한 줄을 다 쓰고 난 뒤 합장하여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경건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일곱째, 사경이 끝나면 사경한 날자와 사경한 사람의 이름을 쓴다.
      여덟째, 사경을 통해 가장 청정해진 마음으로 가족과 이웃을 위해 축원한다.
      아홉째, 사경이 끝나면 손수 쓴 경전을 소리 내어 한 번 독송한다.
      열 번째, 사경 회향문을 읽고 삼배를 올린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사경을 할 때 마음이 한곳으로 모아져서 순일하게 되므로 뜻과 정신이 맑아져 삼매의 경지에 들게 된다.

      사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자세이다.
      글자를 잘 쓰고 못 씀에 구애될 필요는 없다.
      경건한 마음 자세만 갖추어지면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사경의 수행법이다.

      사경은 부처님의 말씀을 옮겨 쓰는 일이기 때문에, 진리의 보석을 찾아내어 마음에 주워 담는 일이다. 마음의 종이에 진리의 말씀을 새기다 보면, 어느새 지혜가 밝아져 무아의 세계로 몰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