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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 2009. 10. 29. 17:37

'전농' 고립시키려다가... 농식품부, 고립될 처지
'농민단체 동향' 문건 파문 확산... 17일 대규모 농민대회
09.10.29 16:23 ㅣ최종 업데이트 09.10.29 16:23 오마이뉴스 김영균 (gevara)

 

오는 11월 전국농민대회를 앞두고 "전농을 고립시켜 입지 약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을 세운 농림수산식품부 내부 문건(오마이뉴스 27일자 단독 보도, 농식품부-국정원, '전농 죽이기' 합동작전?)이 폭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과 농민단체의 반발이 커지면서 전농을 고립시키려던 농식품부가 오히려 고립될 처지에 놓였다.

 

민주당 등 야당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단체는 농식품부가 경찰-국정원까지 동원해 분열작전을 실행하려 했다는 사실을 맹비난하며 '문건 작성자 파면'과 '장태평 장관의 퇴진'을 주장하고 나섰다. 쌀값 대책 관련 이명박 대통령 면담도 요구했다.

 

29일 오전 전농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들은 갈아엎어진 벼와 수매조차 못하는 나락을 붙잡고 통곡하고 있는데, 농업을 책임진 농식품부 장관이 쌀대란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농민단체를 분열시키고 전농을 탄압하겠다는 대책만 세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농민들의 정당한 시위를 '온정없는 처벌'과 국정원과의 협조체제로 탄압하겠다는 농식품부의 행위에 깊은 분노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전농 고립? 농민단체, 전농과 공조-연대투쟁 선언 

 

'강성단체'로 지목된 전농 외 다른 농민단체도 반발하고 있다. 농촌지도자회 등 13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농민연합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농식품부 문건에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이들은 30일 오전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를 규탄한 뒤 전농과 공조해 강력한 대정부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농식품부의 섣부른 분열 전략이 오히려 농민단체의 단결을 강화시킨 셈이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민주당 김영진, 창조한국당 유원일, 무소속 정동영 의원 등 여야 의원 25명은 28일 긴급 성명을 통해 "대북 쌀지원을 요청하는 농민들을 '대북지원과 투쟁기금 확보 의도'를 가진 폭도로 내몰 수 있느냐"고 농식품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들은 "청와대까지 보고된 농민단체 분열계획의 전근대적인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는 멍든 농심을 두 번 울리지 말고 즉각 대북 쌀지원을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비판단체 탄압에 국정원까지 동원하는 독재정권의 유물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니 이명박 정권은 틀림없는 독재정권"이라며 "쌀값 폭락으로 시름에 겨운 농민의 고통을 해결할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는 뻔뻔한 정권의 무도함에 치가 떨린다"고 맹비난했다.

 

농민단체의 심기를 건드린 정부는 대규모 항의시위에 직면했다. 전농 등은 오는 11월 17일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정부의 쌀값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전농은 30일 전국 동시다발 나락 적재투쟁을 시작으로 각 시도별 농민대회를 연 뒤 17일 상경투쟁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농식품부 "국정원에 쌀대북지원 의견 물었을 뿐" 해명 

 

한편 농식품부는 '농민단체 동향' 문건 파문이 커지자 해명자료를 내고 "언론 보도에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은 '논 갈아엎기', '야적시위' 등이 오히려 쌀값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쌀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한 것일 뿐이라는 게 농식품부 해명이다.

 

또 해당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한 적은 없으며, 쌀대북지원에 대한 의견을 국정원에 문의했을 뿐 전농 고립을 위한 유기적 협조체제를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단체별 대응 수위 차별화", "전농의 입지 약화 도모"라는 농민단체 분열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