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 걷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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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팡/여행 이야기

2020. 7. 27.

2020년 6월30일

 

폭풍우끕 비바람 이틀째

 

우도로 들어가려했던 계획은

날씨 탓에 일단 보류하고

 

대신 이틀내내 딩굴딩굴

먹고 누워 리모콘 놀이 하다가 자다 깨는

한때 익숙했던 일상으로 잠시 회귀???

 

하도 딩굴거리다보니

티비 리모콘 쯤은 눈을 감고도

선호 채널쯤은 바로 선택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한나절 비몽사몽 누워있는 동안에는

앵간한 움직꺼리들은

발꼬락 꼼지락질로 대충 해결되는..

 

이쯤되면 프로 딩굴러 랄까?

적어도 딩굴링에 한해서는 거의 신끕??

 

그럼 난 딩신 ??? ㅡ.,ㅡ

 

새벽녘

모기덜 습격 탓에

오른쪽 엄지발꼬락으로 왼쪽 새끼발꼬락을

벅벅 긁던 시각은 새벽 여섯시

 

빗방울이 좀 잦아드나 싶어

딩굴거리던 몸땡이를 느즈막하게 일으키고는

비린내도 벗길겸

숲길 걸음서 광합성도 좀 할겸

겸사겸사 나섰던 비자림 길

 

들어가는 초입부터

각이 딱 잡힌 안성마춤 셔터질 뷰가

시선에 바로 들어오더라는 것~! ㅋ

 

비를 잔뜩 머금은 돌담에서

뿜어대는 생명력 또한 만만찬타

 

바위틈 이건, 조그만 돌 틈이건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뿌리를 내리는..

그 강인한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면서~

 

아니지 어쩌면

저 돌들이 생생하게 살아서

거친 들숨을 들이켜

생명력 넘치는 따순 날숨을 내뱉고 있는 것인지도~

 

원시림의 햇살은 오묘하다

 

숲 밖은 시커먼 하늘에

사납게 불어대는 바람까지

온통 정신이 다 없는데

 

바람이 쉬어가던 조붓한 오솔길엔

초록의 틈새로 햇살이 뻗어 내렸다

 

아...

이런 길..

조타~~

 

날것의 느낌...

 

마라도에서 느꼈던

날것의 느낌과는 또 다른 ㅎ

 

그야말로 원시림

 

나무가 손을 내밀고자 했던

그방향 그대로

주욱죽 뻗은 나무가지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또 얼마나 많은 사연들을

그자리에서 묵묵하게 지켜봐왔을까..

 

이상케

잘 정돈된 산책로로는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는거

 

그래서 이 구석 저 틈새

다른길은 없을까 싶어 눈치 흘깃 흘깃 보면서

슬쩍 들어가 봤는데

그런 곳 마다 어김없이

 

떡 하니 버티고 있던 네글짜

 

출 입 금 지 ㅠ

 

아~~녜~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어

마구 마구 이쪽 저쪽

다른 길을 들 쑤셔 보려 했으나

 

여지없이 그곳엔 또

어마무시한 세 글짜가

떡 하니 버티고 있었음이었더랬던거

 

그거슨 바로

뱀 조 심 ㅠ

 

무셔 ㅠ

 

커플들 사진 찍는다고

잔뜩 모여 있길래 먼가 싶어 가봤더니 연리지 ㅎ

 

직접 가서 보신 님들도 계시겠으나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느낌자체도 서로 다를 터

 

햇살이 당최

비집고 들어올 틈 조차 허락하지 않는

초록 꽉찬 울창성에 또한번 절레 절레~

 

아니 어쩌면

찐한 초록의 원시림의 여름은

햇살보다 더 눈이 부신 탓인걸로~^^

 

어쨌거나

선택한 간식메뉴는 열무국수~ㅋ

 

궁물 션한 맛에

궁물만 두번 리필 해서 쳐묵 하시고~

 

푸르딩딩한 바다 땜빵용으로 댕겨온

원시림 광합성 돌아댕투어는

이쯤되면

대만족 인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