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맛집&멋집/제주동부권

민욱아빠 2016. 7. 24. 13:59


  연일 무더위의 나날입니다.  바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더위를 느끼는, 그런 버거운 나날의 시작이네요.  저도 지쳐갑니다.  이런때 시원한 메뉴 하나 딱 올려놓으면 좋으련만, 지친 마음은 그런 메뉴를 찾아다니는 일도 버겁게 만듭니다.  가장 시원한 메뉴는 집에서 삶아 비빈 비빔면이 아닐까.. 라는 가벼운 변명 또는 핑계도 대어보구요.


  교래라는 산중턱에 토종닭 요리는 어울릴지 모르나, 해물은 조금 생소합니다.  아무리 바다가 지천인 섬이라도 말입니다.  산중턱에서 맛보는 해물찜이나 특이한 방식으로 끓여내는 아귀탕은 이전부터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포스팅하려 모아둔 자료가 모두 날아가고, 얼마전 다시 들를 기회가 되어 챙겨둔 사진들을, 이 미친 무더위 사이에 풀어봅니다.  어떤 생각도 버거운 지금 한 낮의 무더위에 선풍기 바람에 의지해 별 생각없이 건네는 마음으로 말이죠.


  교래에서 남원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이 집은 조금 독보적입니다.  마을 거의 모든 식당이 토종닭을 다룰때, 이 집은 해물을 다루거든요.


  예전 몇 번 들렀던 기억에 비교해보면 가격도 조금 올랐습니다.  맛은 어떨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집도 단체손님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맛이 흔들리지 않았을까, 어른들을 모시고 들른 길이니 더욱 걱정이 되더군요.  일단 해물찜과 아구탕을 주문했습니다.


  반찬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약간 간소해진 느낌이긴 하지만, 예전의 손이 느껴지더군요.  멸치볶음과 살짝 말린 두부간장이 맛있습니다.


  공기밥에는 미역냉국이 나옵니다.  여름의 별미이기도 하지만, 이집 미역냉국은 일단 맛있습니다.


  해물찜 소 가 나왔습니다.  푸짐합니다만, 이전보다는 양이 조금 적어진 듯도 하구요.


  직접 손질도 해 주십니다.  적당히 칼칼하고 간도 적당합니다.  양념과 해물이 적당하게 조화를 이룬 해물찜을 만나기 쉽지 않죠.  그런 괜찮은 해물찜을 산중턱에서 맛보는 것도 참 특이한 경험입니다.


  이 집의 압권은 일단 아구탕입니다.  보시다시피 국물이 붉지 않고 하얗습니다.  살짝 말린 아구를 토막내 들깨육수에 끓여내거든요.  이게 맛이 좀 심심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구수하고 적당히 깊은 맛을 냅니다.  간도 약간 짭짤한 듯 하면서 수저를 자꾸 부릅니다.  특히 어른들이 좋아하는 맛이다보니 나이드신 어른들이 종종 찾는 집이기도 하고, 어른들을 모시고 들르기 좋은 집입니다.


  이 집은 정말 맛있는 집이라기보다는 어느정도 시간이 밴, 특이함과 깊이가 있는 집이라 보는 게 나을듯 합니다.  최근엔 가격도 좀 오르고,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데다, 단체손님도 오간다는 이야기에 내심 마음을 쓰며 들렀습니다.  그런 것들이 조금의 변화를 만들어 아쉬움을 유발하긴 했는데, 그래도 이전의 느낌을 많이 유지하고 있어 좋았던 집입니다.  어른들을 모시는 자리라면 여전히 괜찮은 집이기도 하구요.  이 무더위에 무척 안 어울리는 메뉴이지만, 날 좀 선선해지고 저녁이면 따뜻한 메뉴가 생각나기 시작한다면, 이 집을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운동하고 나서 약간 출출했는데 군침이 도는군요.^^
빨갛지 않은 아구탕은 좀 낯설긴 하지만, 레시피 설명을 들으니 깊은 맛이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전 먹어봤는데..괜찮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