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ELF/나의 단상

민욱아빠 2012. 9. 14. 12:48

 


  순간 다가온 위기앞에 내 자신은 한없이 무력함만을 느껴야 했다.  주변엔 바라볼 사람조차 없었다.  단지 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몇몇의 시선이 있었을 뿐..  마법같이 벌어진 일..  대체 시작하지도 않은 일이 어떻게 시간을 당겨 다가온 미래처럼 벌어졌는지..  그것이 내가 벌여놓은 일이라면 대체 어디서 잘못된 건지조차 가늠되지 않는 일..  그것은 오로지 내 자신만이 판단하고 고민할 수 있는 일이었다.  동시에 내 실수는 아니었을 지언정, 나로부터 시작했다는 사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감은 며칠간의 나의 마음을 괴롭히기에 충분했고, 그것은 폭음으로 이어졌다. 

 

  내가 선택한 길에서 반드시 감당해야 할 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내 눈앞에 다가왔을 때의 두려움,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몰려드는 공포, 동시에 침착함과 합리적 판단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무감과 다짐.  수많은 감정과 이성이 나를 제압한 순간의 무게감은 나를 짓눌러버리기에 충분하였다.  그것을 애써 이고 한발 한발 나아가 다행히 좋은 결과를 향한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중압감은 한결 나아졌지만, 갑작스레 다가온 흔치않은 경험이 가져다 준 트라우마는 아직 여전하다.

 

  생각해본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은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 그 길을 걸으며 안아야 하는 모든 덩어리들을 나는 감당할 수 있는 존재인가..  때때로 드는 생각이 점점 깊어지는 것은 반비례하여 줄어드는 자신감의 다른 반응일까..  나는 아직 욕심도 많고 좀 더 바쁘기를 바라는데, 막상 내가 닥치는 현실은 바램과는 다른 모습임을 깨닫는다,  나는 과연 내 자신을 얼마나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며, 세상과 현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얼마나 직관적일까?

 

  술마신 다음날의 점심엔 너무 피곤하여 운동을 포기하고 진료실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곧바로 찾아오는 몽롱한 의식세계..  설핏 잠들어 보았던 그 세계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괴로움을 느낄 수 없었다.  수면과 각성의 경계를 아슬하게 지나며 살짝 웃음도 지었던 것 같다.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간간히 각성의 영역으로 들어와 눈을 떠보면 아무도 없는 형광등 아래의 진료실은 현실의 괴로운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다시 눈을 감고 괴롭지 않은 수면과 의식의 세계로 들어가기를 청한 것이 몇번 정도 되었던 듯 하다.  그게 영원하기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나의 무의식은 분명 무엇을 회피하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했다.  그 열망은 이전보다 더욱 격렬해진 느낌이었다.     

비밀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정리되고 좋은 결과로 잘 넘기고 있는 중입니다.
왠지 진료현장에서의 일 때문에 고민하시는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고민이 많아질수록 몸도 축난다는 것을 최근 저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잘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주와서 한가지 얻은거라면 속병인데 말씀하신 이유때문인 듯..

좋은 결과로 잘 넘겨가고 있습니다. ㅎ
에휴~~
사람사는 동네 구비마다..구비구비..이동네나 저동네나..
잔일. 큰일 뒤엉키고 자빠지고..자책하고 괴로워하다..
쪼매 영혼이 성숙해 지나 싶음..

ㅠㅠ

향냄새 맡을땝니다.

남의 목숨을 걸고 하는 직업의 트라우마 겠지요.
잘 해결 되어간다니 다행입니다.

머라고 드릴 말이 없네요.
더 하면 건방이구요.

제주도의 푸른밤...노래가 생각나네요.^^
감사합니다. 별 탈없이 잘 마무리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갑다 하기엔 정말 쉽지 않은 일 중 하나가 사람다루는 일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