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ELF/나의 책

민욱아빠 2017. 2. 7. 11:44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문제에 있어 정치인들의 공약이나 노동자들의 요구를 바라보고 있자면 답답함이 살짝 밀려온다.  물론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점점 줄어드는 일자리는 정부의 통제와 경제구조의 조정으로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일자리의 감소는 기술의 발달이 인간노동의 필요성을 감소시켜 발생하게 되는 필연적인 현상인 것이다.  자본의 본성은 신자유주의를 일부로써 포함하기에, 결국 인간노동의 소외와 일자리의 감소는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경제체제의 당연한 현상이다.

  자본은 물질에 가치를 부여하거나 순환을 통해 부를 창출한다.  부는 다시 순환을 통해 이윤이라는 추가적인 부를 창출하는데, 인간은 노동을 통해 소비 또는 구매력을 갖춘다.  노동이 점점 소외되면 인간의 구매력은 점점 떨어진다.  부의 순환의 정체가 발생한다.  체제는 파산을 면할 수 없다.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고민해 볼 수 있는 한 가지는 부의 소유방식과 권리이다.  큰 틀에서 보자면, 자본가는 노동을 통해서가 아닌 순환주체로서 이윤이라는 부를 거머쥔다.  이윤은 생각보다 막대해서, 평범한 노동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인 것이다.  그리고 물질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은 상당히 파괴적이다.  예를 들어, 원주민들이 살던 밀림을 파괴하여 리조트나 농장을 건설하면, 원주민들은 터전을 잃게되고 만들어진 리조트나 농장은 원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닌, 자본가의 운영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전 세계 자본의 80퍼센트 이상을 상위 20퍼센트 미만의 사람들이 거머쥐고 있다는 사실과 그들이 그를 소유하는 방식은 노동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자본체제에서 자본의 소유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직시하게 만든다.

  또 한가지는 노동의 소외가 불러오는 자본순환의 정체는 체제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도 심각한 문제라는 점이다.  즉 새로운 자본순환의 방식이 점점 요구되고 있는데, 그래서 기본소득은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자본가의 입장에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자본순환체제인 것이다.  노동자에게 기본적인 구매력을 제공함으로써 자본순환이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간편한 방법이 기본소득이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서 해석하는 방식은 달라도, 기본소득은 서로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체제로 부상하고 있다.

  완벽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클리포드 더글러스는 산업혁명 이후 세계 경제체제는 위기때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방식으로 위기를 넘겨왔다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은 점점 한계에 다다라서, 세계경제가 성장의 문제를 인플레이션에 계속 의존할 경우 경제는 붕괴될 수 밖에 없다 예견했다.  그가 기본소득의 필요와 당위를 이야기한 이유이다.  기본소득은 최소의 인플레이션으로 체제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을 이해하는 데에는 단순히 경제의 관점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인류역사의 보편유산에 대한 보편권리를 고민해야 하고, 음악과 미술 등의 예술인문 분야의 노동적 관점이 이해되어야 한다.  화폐의 발행과 유통이 정부가 아닌 은행에 의해 이루어지는지, 그럼으로써 경제는 왜 위태로운 거품을 안고 휘청거려야 하는지 이해가 필요하다.  현재 알래스카나 나미비아 등등의 일부지역에서 시행하는 기본소득이나 성남시의 청년배당 등은 부분적 기본소득으로서 외부에서 자본만 확보되면 얼마든지 가능한 제도이지만, 거대한 체제에서 시행될 기본소득은 경제와 사회인문의 많은 분야를 통한 이해의 수정이 필요한 일이다. 

  사람들은 ‘공짜돈’이라는 인식으로 기본소득을 이해하지만, 기본소득은 단순히 그렇지 않다.  당장 경제는 성장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며, 어느정도의 거품이 꺼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보편의 삶에 조금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의미이다.  인간의 기본권과 기본의 삶이 유지되는 선에서 일정수준의 불편을 안아야 하고, 그럼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제체제를 수립하는 것이 전면적 기본소득인 것이다.  기본소득은 조금 무거운 마음가짐으로 고민하고 받아들여야 할 체제이다.  그 시작은 현재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경제현상을 좀 더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일자리 문제에서 보듯, 우리의 요구가 항상 옳은 것이 아니다.  정치인들의 공약도 진실을 담기 어렵다.  본질은 언제나 시야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