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강원도

    깃털 2020. 1. 6. 12:55

    2020.1.5.

    위치 평창군,정선군

    코스 장구목이-이끼계곡-주목군락지-장구목이삼거리-정상-마항치삼거리-어은골-가리왕산 정상-삼거리-어은골-가리왕산휴양림 매표소

    거리및소요시간 11km 5시간30분(휴식포함)

    벚꽃산악회원 새해 산행 참여

     

    새해 흰 눈을 밟으며 맑은 기운을 얻어 경자년 설계를 잘 하기 위해 첫 산행지로 평창 가리왕산을 찾아간다. 이산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으로 해발 1562m로 우리나라 몇 안되는 높은 육산이다.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눈스키장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가리왕산 지명 유래를 살펴본다. 내가 가는 산 이름이라도 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다.

    옛날 맥국(貊國)의 갈왕(葛王, 加里王)이 이곳에 피난을 와 성을 쌓아 머물렀다고 전해져 갈왕산이라 부르다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가리왕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북쪽 골짜기에는 갈왕이 지었다는 대궐터가 아직도 남아 있어 이를 증명한다. 가리왕산은 한강의 지류인 동강(東江)에 흘러드는 오대천(五臺川)과 조양강(朝陽江)의 발원지다.

     

     

    부산에서 5시간 반을 소요하여 장구목이로 가는 차창을 보면서 생각을 한다. 올해는 뭔가 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산행 경력이 쌓일수록 산이 주는 지혜를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올라갔다가 내러오는 무의미한 산행은 이제 질색이다.

     

    나는 간혹 지인들이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올 것 힘들게 소중한 시간들여 뭐하려 가느냐? 고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보통 산이 그기 있기에 간다는 말을 하지만 나는 산이 사랑의 동반자이며 멘토이기에 찾아간다고 한다. 나는 산에 가면 여기 묵연스님의 당신을 보러 가겠습니다.의 시 일부를 향상 가까이 한다. '삶가초 어어언아모 죽죽내아때'로 시작해 본다.

     

    《당신을 보러가겠습니다》

    삶이 나를 궁지로 몰아 주저앉고 싶을 때 당신을 보러 가겠습니다

    가슴이 답답해 견딜 수 없고 참던 눈물이 넘치게 되면

    초라한 모습 보이는 부끄러움 무릅쓰고 당신을 보러가겠습니다 

     

    어떤 고난의 순간에도 당신을 보면 편안하고

    어떤 절망의 상황속에서도 내게 용기를 주며

    언제나 고요한 모습으로 안아주고 쓸어주는 님이기에

    아름다움이 고파 당신을 보지 않으면 안될 때

    모든 것을 떨치고 당신 앞에 서겠습니다

     

    죽음을 생각할만큼 삶이 고통스러울 때도

    죽음을 동경할만큼 삶이 저주스러울 때도

    내 눈에 당신의 모습이 비치는 한

    아무리 구차한 삶일지라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때로 햇살이 비추어 행복한 가슴일 때도 당신을 보러가겠습니다.  (작가 미상)

     

    이 시는 산이 삶의 용기를 복돋아 주고 지혜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세상 살기가 어렵고 힘들고 고달파도 이 시를 읇으면서 힘든 산을 한발자국씩 옮겨 놓으며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고 못 할이 없으며 마음 밭에 자라난 잡초를 마끔히 벌초하고 신선한 기운으로 마음을 충전하고 올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고은 시인의 '등산'이라는 시를 자주 읇어봅니다. 내마음에 와 닿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이 블로그 표지 글로 올려 놓았습니다. 다시 한 번 읇어 보리라!

                《등산》고은

    내가 오른 산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텅비어 있었다.

    단 한마디도 없었다. 괜히 나만 무엇무엇을 가지려 하였다.

    나의 탐욕이 아니라면 나 또한 텅비어 있을 것이다.

    부끄럽구나

     

    이시를 되뇌이고 보면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됩니다.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산행을 한 나의 모습이 아닐까? 산이 주는 교훈을 왜 빨리 느끼지 못했을까, 그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구목이에  도착해 추위와 미끄러운 눈길을 대비해 스팻치, 아이젠 등 산행준비를 철저히 하고 시작한다.

    산을 오르면서 길가에 쌓아 놓은 돌탑에 시선이 간다. 영산일수록 크고작은 돌탑이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다. 돌탑은 누군가의 정성의 집합체다. 돌탑 위에 또 누구가 정성을 더해 놓은 것을 흔이 볼수가 있다. 그런데 정성을 더한 것은 좋은데 둥근 돌이나 모난 돌을 올려 다른 이들이 올릴수 있는 정성을 빼앗아 놓았다.

     

    나 역시 간혹 그리하여 왔던 것은 아닌가 되돌아본다. 그리고 이제라도 정성을 더할 때는 뒤에 누군가 올릴 수 있게 배러를 해 놓아야 한다. 등산로 주변에 백년도 넘었을 주목들이 간혹 시선을 끌며 발길을 붙잡아 쉼터가 되어준 것에 고마워하며 쓰다듬어 보기도 한다.

     

    들머리에서 산행준비와 사진을 담느라고 후미에 출발했다. 발 걸음이 더해갈수록 속도가 붙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한 두 일행이 길을 양보해주어서 8부 능선에 올랐을 때는 중간 그룹을 앞서기 시작했다. 장거리 산행일수록 선두 중간 후미 등으로 그룹이 자연스럽게 분열 형성되어 간다. 

     

    9부 능선까지 쉼없이 꾸준히 올랐는데도 앞에서 오르는 분들이 있어 여쭈어 보니 서울에서 온 산악팀들이었다. 정상 200여미터  중봉 갈림길 이정표에서 다른산악회을 뒤로하고 눈이 녹아 다소 미끄러운 길로 정상에 선다. 올라오면서 한 모금 먹지 않은 식수를 돌탑에 한 잔 놓고 겸손한 마음으로 천지신명에게 절을 하면서 보고싶어 왔다고 고개를 숙인 후  돌탑에 돌 한개를 올렸다.

     

    절이란 자신을 낮추고 고개 숙여 겸손한 몸가짐을 가지는 것이다. 물 한잔이라도 놓고 절을 하는 것이 천시신명에게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생각한다.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듯이 하물면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연륜과 경력을 더 할 수록 고개를 숙이는 절을 실천해야 한다. 

     

    저 멀리 하늘금에 희미하게 다가오는 풍력발전기와 중봉 능선에 하얗게 수 놓은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장 코스와 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미와 주변 조망을 감상하고 운해가 그러내는 산그리메를 바라보며 산사랑을 해 본다. 바람을 피해 햇살 따사로운 곳에 산그리메를 찬삼아 느긋한 식사를 하고 있으니 선두그룹 일행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은 더 머물다 가지 벌써 내러가려고 하지만 선두그룹 일행들이 하산을 하고 있어 뒤를 따른다. 올라올 때는 쉼없는 고통을 다스렀지만 내러갈 때는 여유로움을 느껴야 하기에 자연과 교감을 하면서 안전하게 간다.

     

     하산 길에 천일굴을 찾아 옛 사람들이 천일동안 묵언 벽면 좌선 기도 수행하면 득도 할 수 있다 해 많은 구도자가 찼았고 90년대 초 30대 여인이 3년 수도를 하였으나 행방이 묘연하다는 안내문을 읽고 천일굴을 찾아가 앉아 잠시 당시 구도자들의 생활상을 생각하고 계곡을 건너며 찬 물로 세수를 하고 어은골 유래 안내문을 읽어본다.

     

    하산을 하면서 집터 같은 흔적들을 보았는데 6.25사변 이전에 화전민이 살았고, 어은골은 물고기가 숨어 산다는 뜻으로 물속에 이무기 모양하고 있는 바위가 있기 때문에 물고기가 숨어 산다는 설명의 변이다.    

     

    휴양림 산책로를 따라 호젓하게 걸으며 천일굴 옛 기도자들은 좌선 벽면 수행 기도로 무엇을 깨달을까?  좁은 굴에 앉아 있는 것 보다 오히려 산행길이 더한 고행이 아닐까? 발자국으로 자연의 온갖 형상을 보고 지혜를 깨달는 수행 말이다. 산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올 것이라고 잔뜩 기대를 했는데 막상 산행을 하니 아무런 생각이 없고 머리속의 모든 것들이 지워지더라는 말이 있다. 2천년 전 싯다르다의  '일체유심조,의 뜻을 더욱 느끼게 한 산행이었다.

     

    □사진

      정상에서 본 운해

                                     장구목이 들머리

     

                                바위 위 주목

                                             보호수 주목

     

                                    정상 돌탑: 주변은 돌산도 아닌데 정성이 대단하다.

                               '왕'자의 '일'자가 희미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멀리 풍력발전단지

                                정상 헬기장 눈밭 넘어 평창 올림픽 스키코스가 다가온다.

     

     

     

                                     임도 아래 계곡에 어떤 물체가?

                              가리왕산에는 계곡에 이끼가 많은 편인데 왜 그럴까?

                                         천일기도 굴 옆에 양봉?

                                    옛부터 천일동안 묵언 벽면 좌선 기도하면 득도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많은 구도자가 찼았다는 천일굴은 90년 초에도 30대 여인이

                                                   3년 수도 했는데 현제 행방이 묘연하다 함.

                                 어은골 이무기 바위?

     

                                   바위를 뚫고 자라는 소나무가 힘차 보인다.

                                         휴양림 산책로

     

         매표소 입구

     

                               감사합니다.